드라마를 볼 때 과도한 PPL에 눈살이 찌푸려질 때가 있다. 뜬금없이 방 구하는 어플리케이션 원샷을 보여준다거나, 전동휠 위에서 고성방가 장면은 시청자의 몰입을 방해한다. 제작비 때문이란 것은 알아도 보는 마음을 불편하게 만드는 건 사실이다. 그나마 영화는 드라마에 비해 PPL이 과도하게 들어가지 않는 편이다. 영화는 티켓 값을 지불하는 특성 때문에 드라마 PPL처럼 노골적으로 사용하면 반발이 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맥락에 맞지 않거나 과도한 PPL은 소비자에게 불쾌감을 주지만, 때와 상황에 맞게 혹은 영화의 분위기에 맞게 사용하면 오히려 하나의 아이템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 오늘은 영국 영화 잡지 토탈필름에서 선정한 영화 속 베스트 PPL 10을 정리했다.
이탈리아 거리를 달리는 오드리 헵번의 미소를 보고, 어느 누가 그를 매력적이지 않다고 말할 수 있을까. 오드리 헵번이 스쿠터를 타고 해맑은 표정으로 거리를 달리는 장면은 영화사에 길이 남을 명장면이다. 시간이 한참 지난 지금에도 여전히 이 장면은 오마주되고 있다. 클래식한 멋을 자랑하는 이 스쿠터는 이탈리아 피아지오에서 생산하는 베스파 스쿠터다. 제품에 감성을 담은 베스파 스쿠터는 <로마의 휴일>이 개봉한 해, 10만 대가 넘게 팔렸다. 그리고 현재에도 '로마의 휴일 스쿠터'로 불리며 꾸준히 판매 된다.
- 로마의 휴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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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윌리엄 와일러
출연 그레고리 펙, 오드리 헵번
개봉 1953 미국, 이탈리아
<이탈리안 잡>에서 미니 쿠퍼 S는 작고 빠르다는 특징을 살려 도심 한가운데를 질주하며 금괴를 탈취하는 차량으로 등장한다. 선명한 색감과 스타일리시한 멋을 자랑하는 미니 쿠퍼 S는 영화 내에서 미니하지 않은 존재감을 드러냈다. 영화에서 쓰인 차는 기존의 미니 쿠퍼보다 파워풀한 미니 쿠퍼 S로 출력이 좋은 고성능 버전이다. 영화가 개봉한 뒤, 그 해 판매량이 22%나 증가했다.
- 이탈리안 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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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피터 콜린슨
출연 마이클 케인, 노엘 카워드, 베니 힐
개봉 1969 영국
<더티 해리>의 명장면에서 등장하는 .44 매그넘. 해리 캘러핸(클린트 이스트우드)가 "근데 확실한 건, 이 .44 매그넘은 세계에서 제일 강력한 권총이고 네 놈 대가리쯤은 깨끗하게 날려버릴 수 있단 거지. 그니까 네 놈 스스로한테 한 가지만 물어봐라. '아직 운이 따라줄까?' 그래, 어떤 것 같아, 따라줄 것 같냐? 이 양아치 자식아"라고 말하며 강한 매력을 여지없이 드러냈을 때 쓰던 바로 그 총이다. 멋지지 않을 수가 없다. 사실 그가 사용한 .44 매그넘은 스미스 앤 웨슨 사에서 만든 N프레임의 리볼버 중 M29다. .44 매그넘은 리볼버용 탄환 이름이다. S&W M29는 영화 출시 후 판매량이 급증했다.
- 더티 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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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돈 시겔
출연 클린트 이스트우드
개봉 1971 미국
E.T.가 먹은 그 초콜릿! 선명한 주황색 패키지와 알록달록한 초콜릿 색감은 많은 관객들의 구매욕을 자극했다. 사실 영화 제작진측은 허쉬사의 리즈 피스가 아닌 마즈사의 엠앤엠즈를 사용하고자 했다. 그러나 마즈사 측에서 거절했고 그 자리를 리즈 피스가 차지했다. 리즈 피스는 외계인이 초콜릿을 먹으면 전 세계 어린이들도 그 초콜릿을 먹고 싶어 할 것이라고 예측했고, 그 예측은 정확하게 들어맞았다. 영화 출시 후, 리즈 피스 수익률을 1년 동안 총 65%나 증가했다.
- 이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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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스티븐 스필버그
출연 헨리 토마스, 피터 코요테, 로버트 맥노튼, 드류 베리모어, 디 월리스
개봉 1982 미국
레이밴은 톰 크루즈 덕을 톡톡히 봤다. <위험한 청춘>에서 톰 크루즈가 레이밴 웨이페어러 선글라스를 쓰고 나온 덕분에 레이밴은 기존의 한물간 선글라스 브랜드 이미지를 벗을 수 있었다. 이어 개봉한 <탑건>으로 레이밴은 선글라스의 명가로 자리매김했다. 레이밴 선글라스는 <위험한 청춘>이 개봉한 후 그 해에 36만 개 이상 판매됐다.
<위험한 청춘>에 이어 <탑건>까지 톰 크루즈가 레이밴 선글라스를 쓰면서 한동안 레이밴 열풍이 불었다. 지금은 유명한 선글라스 브랜드로 자리 잡은 레이밴이지만 1980년대 레이밴은 대중들에게 한물간 선글라스 브랜드였다. 레이밴은 이미지 쇄신을 위해 여러 미디어에 PPL을 하기 시작했다. 마케팅은 성공적이었다. 톰 크루즈가 쓰고 나온 뒤, 실제로 레이밴 선글라스 판매량이 40%나 증가했다.
- 탑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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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토니 스콧
출연 톰 크루즈, 켈리 맥길리스
개봉 1986 미국
더운 여름 날, 젊었을 적 톰 크루즈와 시원한 자메이카 맥주, 레드 스트라이프가 함께 있으면 그곳은 천국 아닐까. 변호사 미치 맥디르(톰 크루즈)가 회사 상사와 함께 레드 스트라이프를 마시는 이 장면을 통해 레드 스트라이프는 '성공한 남자의 맥주'라는 이미지를 각인시키는 데 성공했다. 이 영화 이후, 미국에서 레드 스트라이프 판매가 50% 증가했으며, 전 세계에서는 6200만 달러 벌어들였다.
제임스 본드(피어스 브로스넌)가 소유한 시계라는 점에서 이미 매력적이다. 오메가와 <007 시리즈>는 <007 골든 아이>에서 처음 인연을 맺었다. 영화에서 이 시게는 레이저가 달려 있거나 원격기폭장치로서 기능을 한다. 한 마디로 쿨한 아이템이다. 물론 실제 오메가 시계에는 그런 능력은 없지만 멋진 스파이가 된 기분은 충분히 낼 수 있다. 영화가 개봉한 뒤, 오메가 사의 매출은 35%나 증가했다.
- 007 골든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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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마틴 캠벨
출연 피어스 브로스넌
개봉 1995 영국, 미국
이치 어 스케치는 X축과 Y축을 담당하는 레버를 각각 돌리면 유리에 붙어 있던 알루미늄 파우더가 떨어지면서 그림이 그려지는 장난감이다. 모든 선을 연결해서 그려야하므로 다루기 까다로워 생각보다 글자나 그림을 그리기 어렵다고 한다. 이치 어 스케치는 <토이 스토리>에 등장해 판매량이 무려 4500% 상승했다. 미스터 포테이토 헤드 역시 판매율이 800% 증가하며 가장 성공적인 PPL 사례가 됐다.
<캐스트 어웨이>는 페덱스 직원인 척 놀랜드(톰 행크스)가 운송 도중 추락 사고를 겪어 무인도에 갇히는 이야기다. 페덱스는 비행기, 물류센터 등 물품이나 장소는 지원했으나 정작 금전적 지원은 하지 않았다. 택배 회사가 배송 도중 추락하는 이야기에 PPL을 넣다니, 정말 이상하지만 효과는 확실했다. 이 영화를 통해 페덱스 인지도가 비교적 낮았던 유럽, 아시아 지역에 막대한 홍보 효과를 누렸다. 게다가 영화가 발매된 후, 페덱스 지원율이 30%나 증가했다.
- 캐스트 어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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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로버트 저메키스
출연 톰 행크스, 헬렌 헌트
개봉 2000 미국
영화 <러브레터>에서 중요한 상징인 얼음 속 잠자리가 PPL이라는 이야기가 있다. 감독 측에서 공식적으로 언급한 것은 아니지만 <러브레터>를 후원한 기업이 일본의 문구 기업 톰보이기 때문에 이런 추측이 네티즌들 사이에서 나왔다. 잠자리는 일본어로 톰보라고 하지만 옛 이름은 카게로오였다. 카게로오는 단명, 덧없음을 비유하기도 한다. 만약 이 장면이 정말 PPL이라면 PPL조차 예술로 승화한 사례라고 할 수 있겠다.
- 러브레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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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이와이 슌지
출연 나카야마 미호
개봉 1995 일본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가슴 따뜻해지는 가족 영화 <진짜로 일어날지도 몰라 기적>은 사실 홍보용으로 만들어진 영화다. 신칸센은 2011년 3월에 개통한 규슈 신칸센 열차 홍보를 위한 영화를 만들길 원했다. 그 때 떠오른 사람이 바로 고레에다 히로카즈였다. 철도마니아로도 유명한 히로카즈는 '철도를 맘껏 찍을 수 있겠구나'하며 기뻐했다고 한다.
- 진짜로 일어날지도 몰라 기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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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
출연 오다기리 죠, 오츠카 네네, 키키 키린, 마에다 코우키, 마에다 오시로
개봉 2011 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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