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경원 <씨네21> 기자
밀착하되 착취하지 않는 상실의 크기, 제대로 응시하고 똑바로 고민한다
★★★★
한 부부가 있다. 이들은 아들이 목숨을 걸고 구한 소년 기현을 두고 천천히 마음을 열기 시작한다. 하지만 아들의 죽음에 얽힌 진실이 밝혀지며 아물어가던 상처가 다시금 터진다. 떠나보낸 자의 아픔과 살아남은 자의 고통을 사려 깊게 어루만지는 영화. 카메라는 진실이 무엇인가를 파헤치는 대신 인물의 감정을 응시한다. 아픔에 공명하되 끝끝내 이성적인 거리를 유지한다는 점이 이 영화의 빼어난 태도다. 희망을 쥐어 짜내거나 던져주지 않고 기어이 걷어 올리도록 만드는, 한국독립영화의 주목할만한 발견.
이화정 <씨네21> 기자
절망의 끝 그래도 살아남은 '희망'을 끌어안은 영화
★★★★
아들의 죽음. 그리고 남겨진 부모. 아이의 방에 틀어박혀 스스로를 가둬버린 아내와, 아들을 의사자로 만들어 그렇게라도 '깨진' 가정에 산소호흡을 하는 남편. 아이러니하게도 아픔에 '감금된' 두 사람을 세상 밖으로 끌어내는 것은, 아들의 죽음과 관련된 한 소년이다. <살아남은 아이>는 가족이 겪는 사건으로 시작해, 원망과 자책, 죄와 용서라는 근본적인 난제로 질문을 좁혀가는 영화다. 스릴러의 장치를 가져가지만, 상징과 계산으로 맞춰진 이야기는 장르적 요구에 머무르지 않고, 세 인물들의 선택과 아픔에 가 닿는다. 어려운 감정을 추진하게 만드는 최무성, 김여진, 성유빈의 연기와, 신동석 감독의 연출이 빚어낸 수작. 올해의 배우, 올해의 감독, 올해의 영화다.
정시우 영화 저널리스트
극장을 나선 후에도 아리다
★★★★
내 아이가 죽으면서 살려낸 아이와의 만남. 영화는 아들이 죽음을 의미 있게 애도하려 했던 부부가 뜻밖의 진실과 마주한 후 용서라는 거대한 질문 앞에 이르는 과정을 사려 깊게 바라본다. 전형적인 플래시백이나 자극적인 상황 묘사 없이 그들의 사연을 조용히 들여다볼 뿐인데, 펄펄 끓는 쇳소리가 내내 영화를 타고 도는 착각이 인다. 소용돌이치는 감정을 달뜨지 않게 표현한 배우들의 호연과 인물을 쉽게 판단하지 않으려는 냉철한 연출 덕이다. 극장을 나선 후에도 여운이 오래도록 몸을 감고 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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