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궐
감독 김성훈
출연 현빈, 장동건
김형석 영화 저널리스트
조선 좀비 영화
★★★
<부산행> 이후 본격화된 ‘크리처 호러’가 사극 장르와 만났다. 그 결합만으로 관심을 끄는데, 시너지 효과 면에서 절반의 성공이다. 일단 조선 시대에 좀비가 창궐한다는 컨셉트는 비주얼 면에서 주는 낯선 쾌감 같은 것이 있다. 좀처럼 만날 수 없을 듯한, 사극 액션과 좀비 호러가 만나면서 생겨나는 흥미로운 지점이다. 반면 스토리 부분의 설득력은 약하며, 궁중 내 권력 암투 부분도 이야기를 이끌고 나가는 강력한 동력이 되진 못한다.
심규한 씨네플레이 기자
좀비가 등장하는 사극을 만든다더니 희한한 히어로물을 만들었네
★★☆
조선의 좀비라는 흥미로움은 기대에 불과했다. 떼로 몰려다니는 좀비들의 인상적인 비주얼은 이 영화의 장르적 성격을 확실하게 설명하고, 궁궐 안에서 벌어지는 권력의 암투는 사극이 주는 매력을 더하지만, 어느 지점에서도 두 장르의 시너지는 발견되지 않는다. 악역의 몰락은 허무하다 못해 어이가 없고, 목숨을 건 혈투 장면은 시각적 긴장감보다 지루함이 먼저 다가온다. 캐릭터에 이입할 수 없으니 좀비도 영웅도 아닌 괴상한 히어로만 남았다.
이은선 영화 저널리스트
몇몇 인상적 장면은 선보였지만...
★★☆
궁 안에 득실거리는 야귀떼라는 설정 자체는 참신하며, 따라서 몇몇 순간은 압도적이라 할 만한 신선한 이미지를 남긴다. 하지만 이는 말 그대로 ‘인상적 장면’에 가깝다. 단순히 액션을 위한 그림이 아니라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와 인물의 변화에 꼭 맞게 어울리는 방식을 우선했는지는 의문이다. 그러다 보니 후반으로 갈수록 무게감 있는 주제의식과 오락적 연출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는 듯한 인상이 강하다. 캐릭터 조화가 부족한 점도 아쉽다. 수많은 등장인물이 서로 유기적으로 얽혀 시너지를 내지 못하고, 오히려 각각의 톤이 산발적으로 두드러진다.
이화정 <씨네21> 기자
좀비액션의 또 다른 방법
★★☆
조선시대에 적용된 좀비액션물. 이질적 결합이지만, 이제는 낯선 시도는 아니다. 하지만 물량으로 보나, 액션의 정도로 보나 훨씬 컨셉에 집중하고 있다는 점에서는 본격적으로 시대배경과 좀비의 접목을 활용한 예다. 좀비로 추정되는 야귀의 구현이나 움직임 등의 완성도가 좋아 볼거리도 충분하다. 단 극 안에서 다소 반복적인 야귀떼의 움직임을 조금쯤 덜어내고, 야귀들의 특성을 좀 더 명확히 가져가서 원칙을 따랐다면, 설득력이 더해지지 않았을까.
정시우 영화 저널리스트
좀비영화 아니었나요?
★★☆
‘조선으로 간 좀비’를 내세운 <창궐>은 놀랍게도 좀비에 대한 관심이 별로 없는 영화 같다. 사극과 좀비의 흥미로운 교배라기보다, 정치 사극에 좀비가 양념으로 얹어있는 모양새이기 때문이다. 최근 충무로 ‘사극’ 장르가 빠져 있는 어떤 악습을 고스란히 이어받고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이지도, 인상적이지도 않다. 캐릭터 조형술은 너무 빤해서 거론하는 것 자체가 힘이 빠지고, 말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너무 직접적이라 살짝 촌스럽다. 새로운 시도가 기대를 낳았던 작품인 만큼, 실망감은 더 크다.
- 창궐
-
감독 김성훈
출연 현빈, 장동건
개봉 2018.10.25.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
감독 존 추
출연 콘스탄스 우, 헨리 골딩, 양자경
송경원 <씨네21> 기자
한층 크고, 화려하고, 순수(?)해버린 막장 드라마를 보는 기묘한 기분
★★★
“단순한 영화(movie)가 아니라 하나의 움직임(movement)” 존 추 감독의 이 한 마디보다 영화를 명확하게 꿰뚫는 표현은 없을 것 같다. 할리우드의 유리천장을 깨는 ‘골드 오픈’의 신호탄. 반대로 말하자면 변화의 흐름으로서는 가치 있지만 한 편의 영화로는 별반 새롭지 않다. 우리에게 너무 익숙한 막장 드라마의 순화버전. 슈퍼리치들의 화려한 삶을 엿보며 대리만족하는 점도 똑같다. 다만 자극적으로만 치닫지 않고 동양의 가족주의를 제법 설득력 있게 녹여냈다는 점은 긍정적. 한국관객 입장에선 갈 때 까지 간 막장드라마가 돌고 돌아 초창기 순진했던 형태로 돌아온 것 같아 의외로 신선할지도.
이화정 <씨네21> 기자
막장과 고전드라마의 만남. 막장 레벨 지수는 낮지만 찡하다
★★ ★
가난한 레이첼이 수퍼리치 닉을 만나 겪게 되는 ‘나락’의 수준이 너무 평이하다. 빈부의 갭으로 혹독한 시련을 겪고 바닥을 치던 여주인공이, 복수심을 발현하는 통쾌한 서사를 기대하기엔 수퍼리치 집안의 안주인(양자경)은 너무 고상하고, 레이첼은 이미 너무 사회적 지위(뉴욕대 교수)가 보장되어 있으며, 부유함을 보여주는 비주얼적인 장치도 약하다. 할리우드에서 통한 ‘크레이지’함이 무엇인지는 알겠는데, 청양고추의 매운맛을 아는 한국인에게는 핫소스 정도의 맵기다. 막장 초기작들에 비견될, 막장 레벨 지수 1단계.
-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
-
감독 존 추
출연 양자경, 젬마 찬, 콘스탄스 우, 아콰피나, 헨리 골딩
개봉 2018.10.25.
풀잎들
감독 홍상수
출연 김민희, 정진영
이화정 <씨네21> 기자
쓰지 못하고 멈추는 파편들, 완성되지 못한 시나리오
★★★
홍상수 감독의 인물들 중 자주 등장하는 요소는, 무언가를 쓰는 이들이다. 그것이 일기든, 편지든, 시나리오든 그들은 무언가를 쓴다. <풀잎들>의 주요 배경이 되는 안국동의 카페에서 글을 쓰는 아름(김민희)은 앞선 작품 <그 후>의 ‘아름’과 같은 이름의 인물이다. 아름은 두 작품 모두에서 흑백의 화면 속에 위치하고 있으며, <그 후>에서도 글을 쓰려 했고 <풀잎들>에 와서도 ‘보여주는 글은 아니’라고 하면서도 무언가를 쓰려하며, 그건 카페 안 사람들의 대화를 엿듣거나 훔쳐본 결과물로 추정된다. <클레어의 카메라>의 클레어(이자벨 위페르)가 카메라로 낯선 이를 기록했던 것과도 비슷한 호기심일 수 있다. 아름을 중심에 놓고 보면 그래서 <풀잎들>과 <그 후>는 연작처럼 보인다. 아름의 관찰의 말미, 홍상수 영화에 새롭게 등장한 정진영(그는 앞서 개봉한 <클레어의 카메라>도 등장하지만, 촬영 순서로는 <풀잎들> 이후라 이번이 첫 등장이다), 기주봉 등의 가세로, 마치 이제부터 새로운 이야기가 시작된다는 알림장 같은, 아직은 끝을 알 수 없는, 오히려 어떤 이야기의 서두와 같은 영화다.
정유미 영화 저널리스트
홍상수가 들여다본 인간이라는 잎맥
★★★☆
홍상수 영화의 줄기인 ‘만남과 대화’가 스물두 번째 영화에서는 신묘한 잎을 틔운다. 클래식 음악을 틀어주는 커피집에서 하루 동안 시시각각 피어나는 말들은 관계를 무너뜨리기도 하고 다시 쌓기도 하고 찢어놓기도 하고 다시 잇기도 한다. 극 중 관찰자(김민희)가 허기진 군상의 말을 해석하고 정리하는 내레이션이 흥미롭다. 영화의 구조는 단출해졌지만 러닝타임 66분을 배우들의 집중적인 연기와 오밀조밀한 구성으로 완벽하게 채운다. 우리가 무심히 보고 듣고 흘린 것들을 채득하는 홍상수 감독의 비범함을 새삼 확인하는 영화.
- 풀잎들
-
감독 홍상수
출연 김민희, 정진영
개봉 2018.10.25.
프리다의 그해 여름
감독 카를라 시몬
출연 라이아 아르티가스, 브루나 쿠시, 데이비드 베르다거
송경원 <씨네21> 기자
그 시절, 내게만 유독 잔혹했던 세상
★★★★
카를로 시몬 감독의 자전적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성장담. 말이 쉽지 아이들의 시선으로 세상을 그린다는 건 굉장한 상상력을 요구하는 작업인데 그걸 해낸다. 첫 장편 데뷔작에서 자신의 이야기를 소재로 삼는 건 드문 일이 아니지만 어린아이의 시점을 이만큼 충실히 구현한 영화는 드물다. 평범한 일상을 사실적으로 담아내는 가운데 미묘한 감정의 온도 차를 잡아내는 감독의 솜씨가 놀랍다. 6개월 간의 오디션과 2개월의 리허설을 거쳤다는 라이아 아르티가스의 연기는 압권. 연기라기보다는 반응에 가까울 정도 자연스럽다.
이은선 영화 저널리스트
생애 처음, 상실의 아픔을 받아들였던 그 시간들에 관하여
★★★★
상실을 온전히 이해하기엔 아직 어리고, 사랑받고 싶은 마음을 품기엔 충분한 나이인 여섯 살 아이의 내밀한 세계들. 손에 만져질 듯한 감정의 결은 감독의 자전적 이야기이기에 더욱 생생하다. 아픔을 제 마음 밖으로 꺼내놓는 그 어려운 걸음 하나를 떼는 소녀가 이전보다 조금 더 자라나는 모습. 그것을 담는 카메라는 내내 아이의 눈높이에서 아주 작은 순간 하나도 놓치지 않는다.
정유미 영화 저널리스트
그해 여름은 따뜻했네
★★★☆
부모를 잃은 여섯 살 소녀가 외삼촌 식구와 가정을 이루는 과정을 그린 성장 영화. 스페인 출신 카를라 시몬 감독은 어린 시절 경험담을 바탕으로 가족, 사랑, 죽음, 상실에 관한 완성도 높은 첫 장편 영화를 완성했다. 감정 과잉에 빠지지 않고 자연스럽게 극적 긴장을 만들어내는 연출력이 놀랍다. 1993년 여름, 소녀에게 일어난 일들을 담담하게 비추던 영화는 마지막 장면과 영화가 끝난 후 나오는 자막 한 줄로 관객의 눈시울을 붉히게 만든다.
- 프리다의 그해 여름
-
감독 카를라 시몬
출연 브루나 쿠시, 데이비드 베르다거, 라이아 아르티가스, 파울라 로블레스
개봉 2018.10.25.
집의 시간들
감독 라야
출연 김채순, 함동산, 정혜숙
김형석 영화 저널리스트
사라지는 풍경에 대한 명상
★★★
간단한 형식이다. 곧 사라질 아파트 단지의 이런저런 풍경이 이어지고, 그 위에 그곳을 떠나야 하는 사람들의 보이스 오버 내레이션이 흐른다(그들이 화면에 등장하진 않는다). 그들은 집에 대한 자신의 경험과 감정과 말하고, 여기엔 그들의 인생이 오롯이 담긴다. 집이라는 것이 콘크리트 구조물이 아니라, 유기체와 같은 생명력을 지닌 존재임을 잔잔하게 전하는 다큐멘터리. ‘재개발’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한다.
송경원 <씨네21> 기자
집 구석구석 켜켜이 쌓인 세월을 들춰보다
★★★☆
재개발이 진행 중인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아파트에 대한 기억을 담은 다큐멘터리. 그 공간에서 삶을 함께 한 사람들의 구술인터뷰를 기둥 삼아 촘촘한 이미지로 기억의 집을 짓는다. 투기 대상으로서의 아파트, 재건축을 조망하는 대신 삶의 공간으로서의 집을 조명하다보면 자연스레 주거 공간에 대한 문제의식들이 피어난다. ‘그 곳’에서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해 되돌아보게 만드는 추억의 앨범. 사사롭고 소소해서 더 찡한, 집의 기억들.
- 집의 시간들
-
감독 라야
출연 김채순, 함동산, 정혜숙, 윤원준, 박예나, 한기린, 배미순, 김기수, 이기연, 김청림, 이인규, 한경숙, 정현지
개봉 2018.10.25.
필름스타 인 리버풀
감독 폴 맥기건
출연 아네트 베닝, 제이미 벨
이은선 영화 저널리스트
사랑이 남기는 것들
★★★☆
주인공들의 사랑은 맹렬하게 타오르다 조용히 사그라드는 모닥불 같다. 다만 그 사랑을 바라보는 방식은 막 타오르는 불길이 아니라, 재로 남은 따뜻한 불씨를 뒤적여 온기를 내는 듯 은은하다. 필름 시대의 애수와 낭만이 내내 아른거리는 가운데 실화라는 점에 인상적인 방점이 찍히는 로맨스다. 매 장면 빛나는 아네트 베닝의 원숙함이 감탄을 부른다.
이화정 <씨네21> 기자
캐릭터와 일체된 연기란 이런 것. 아네트 베닝의 저력과 흡인력
★★★☆
28살의 배우지망생 피터 터너와 족히 서른 살의 차이가 나는 할리우드 스타 글로리아 그레이엄의 사랑 이야기. 피터 터너의 회고록을 바탕으로, 암으로 죽은 그레이엄과의 관계. 그러니까 그녀의 마지막 사랑의 순간을 반추한다. ‘그 시간으로 들어간다’는 말이 딱 맞을 정도로, 피터가 글로리아와 나눈 첫 만남부터 사랑을 나눈 에피소드들을 불러오는 방식이 흥미롭다. 흔한 플래시백 대신, 피터가 하나의 문을 열면 과거의 공간으로 진입하는 등, 과거와 현재가 구분없이 이어지는 형식. 피터와 글로리아의 관계에 대한 궁금증이 증폭되는 동시에, 세간에 ‘비상식적’으로 비추어지던 둘의 관계가 전혀 어색하지 않게 두 연인의 시점에서 자연스럽게 표현된다. 아네트 베닝, 제이미 벨 두 배우의 연기 역시 이 사랑에 빠져들게 만드는 또 하나의 문이다. 주름진 얼굴을 클로즈업 하는 영화의 첫 장면부터 이들의 연애담에 빠져들게 만드는 아네트 베닝과, 노련한 그녀의 연기에 호응하는 제이미 벨의 호흡이 영화에 설득력을 더한다.
정시우 영화 저널리스트
현재 진행형 배우, 아네트 베닝
★★★☆
등장은 소란스럽지만, 퇴장은 대개 거부할 수 없는 거대 시간 앞에서 조용하게 거행된다는 점에 스타의 슬픈 운명이 있다. 50년대 명성을 누린 (실존 배우) 글로리아 그레이엄은 그런 점에서 자존감이 강한 여인이다. ‘잊혀질지 모른다’는 두려움 앞에서 주눅 들지도, 시간의 편견 앞에 굴복하지도 않는 이 배우의 매력은 치명적이다. <필름스타 인 리버풀>은 글로리아가 연하의 배우 지망생 피터 터너와 나눈 3년간의 사랑(마지막 사랑)을 통해 그녀의 생애를 매만진다. 복고풍의 필름과 음악, 연극 무대를 연상시키는 장면 전환, 고전 영화에 대한 향수가 내내 기분 좋게 손짓하는 이 영화의 시작과 끝은 아네트 베닝의 얼굴이다. <러브 어페어>가 아네트 베닝의 아름다움을 그림처럼 기록한 영화였다면, <필름스타 인 리버풀>은 그 아름다움이 원숙하게 발현되는 과정을 마법처럼 필름에 저장한 영화로 기억될 것이다.
- 필름스타 인 리버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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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폴 맥기건
출연 제이미 벨, 아네트 베닝
개봉 2018.10.25.
이,기적인 남자
감독 김재식
출연 박호산, 최유하
김형석 영화 저널리스트
가족의 탄생
★★☆
부부 관계를 중심으로 한 홈 드라마에 퀴어 요소를 결합하면서 동시에 한국 사회의 젠더 감수성을 비판한다. 영화 초반부에 <아내가 결혼했다>와 <파 프롬 헤븐>을 레퍼런스로 끌어오는데, 지나치게 노골적인 도입 아닌가 싶다. 배우들의 연기를 통해 전반적인 톤은 유지되지만, 이야기 전개에서 약간은 무리수가 느껴지는 대목들이 있다.
- 이,기적인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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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김재식
출연 박호산, 최유하
개봉 2018.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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