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형의 몸에 들어간 살인마와 그 인형을 선물 받은 소년 앤디에게 벌어진 이야기. 호러의 아이콘 처키의 데뷔작(!) <사탄의 인형>은 개봉 후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고, 처키의 이야기는 30년간 7편의 시리즈로 이어졌다. 그간 아내도 생기고, 자식도 생기고, 자신의 분신까지 만든 처키. 2019년 개봉한 <사탄의 인형>은 다시 이야기의 원점으로 돌아가는 리부트작이다. 초심으로 돌아간 처키의 스크린 방문을 맞아, <사탄의 인형> 원작과 리부트작에 관련한 비하인드 스토리를 모아봤다.


<사탄의 인형>
1988
사탄의 인형

감독 톰 홀랜드

출연 캐서린 힉스, 크리스 서랜던, 알렉스 빈센트

개봉 1991.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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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처키의 풀 네임, 찰스 리 레이는 실제 살인마의 이름들을 조합해 만들었다.
‘굿 가이즈’ 인형에 제 영혼을 옮긴 살인마 찰스 리 레이(브래드 듀리프). 그의 풀네임은 실제 존재했던 악명 높은 살인마들의 이름으로부터 비롯됐다. ‘찰스’는 샤론 테이트를 잔인하게 살해하며 미국 전역을 뒤집어놓은 살인마 찰스 맨슨, ‘리’는 존 F. 케네디의 암살범 리 하비 오스월드, ‘레이’는 마틴 루터 킹을 암살한 제임스 얼 레이의 이름에서 따왔다.

- <사탄의 인형> 북미 개봉일인 1988년 11월 9일은 극 중 찰스 리 레이가 자신의 영혼을 굿 가이즈 영혼에게로 옮긴 날이다.

- <사탄의 인형> 촬영장에선 커플이 탄생했다.
앤디의 엄마 카렌을 연기한 캐서린 힉스와 처키를 디자인한 케빈 야거는 <사탄의 인형> 촬영장에서 만나 1년 뒤 결혼에 골인했다.

- <사탄의 인형> 상영 금지 요구 시위가 벌어졌다.
영화 개봉 당시, MGM 앞에서 <사탄의 인형> 상영 금지를 요구하는 시위가 벌어지기도 했다. ‘<사탄의 인형>이 어린이들에게 폭력을 조장할 수 있다’는 게 그 이유였다.

- 시위자들의 우려대로 모방 범죄가 일어나기도 했다.
맨체스터의 한 폭력 조직이 16세 소녀를 납치해 살해한 사건이 발생한 것. 갱단의 리더가 소녀에게 “나는 처키야, 같이 놀래?”라는 처키의 대사를 반복해 듣길 강요했다는 사실이 밝혀져 많은 이들이 모방 범죄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 각본의 초안 속 처키는 인간에 가까웠다.
각본을 쓴 돈 만치니가 떠올린 처키의 첫 이미지는 지금보다 더 생동적이었다. 그는 실제 피와 라텍스 피부를 지닌 인형이 살아 움직이길 바랐다. 1985년 여름에 탄생한 각본의 초안은 앤디(알렉스 빈센트)가 자신의 손을 벤 후, 자신의 피를 처키의 피와 섞어 처키를 인간으로 만드는 내용이었다. 각본가는 이 같은 스토리가 “부모의 부재로부터 비롯된 앤디의 외로움과 고립을 강조한 것”이라고 언급했다.

- 영화를 연출한 톰 홀랜드 감독은 찰스 리 레이가 앤디의 아버지로 등장하길 원했다.

- 스티븐 스필버그의 신작 제목과 겹쳐 제목을 <사탄의 인형>(Child's Play)으로 바꾸었다.
<사탄의 인형>의 원래 제목은 “Batteries Not Included”다. 배터리가 포함되어있지 않았음에도 살아있는 것처럼 움직이던 처키의 소름 끼치는 행색을 담아낸 제목이었을 터. 그러나 당시 스티븐 스필버그가 제작 중이었던 영화 <8번과의 기적>(Batteries Not Included)과 제목이 겹쳤고, 제작진은 영화의 제목을 <사탄의 인형>으로 변경하길 택했다.

돈 마치니 트위터

- 각본가 돈 만치니는 “어린이들을 위한 장난감 마케팅, 판매를 풍자하려는 마음으로 <사탄의 인형>을 쓰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여담으로 7편에 다다르는 <사탄의 인형> 시리즈의 각본은 모두 돈 마치니의 손에서 탄생했다.

- 아역 배우, 로봇… 영화 속 처키는 다양한 방법으로 구현됐다.
처키는 애니메트로닉스 기술로 탄생했다. 애니메트로닉스(Animatronics)는 애니메이션과 일렉트로닉스의 합성어다. 단순히 말해 영화 촬영을 위해 처키 로봇을 만든 것. 정교한 기술로 50여 가지의 표정을 지을 수 있는 처키의 얼굴을 리모컨으로 작동했고, 때때로 키가 작은 배우나 아역 배우가 처키의 의상을 입고 마스크를 쓴 채 처키의 몸을 연기했다.

- 앤디를 연기한 알렉스 빈센트의 여동생도 출연했다.
카렌을 대신해 앤디를 돌보던 매기(디나 마노프). 자신의 계획을 방해하는 매기를 살해하기 위해 처키가 달려가던 장면 속 처키는 앤디를 연기한 알렉스 빈센트의 여동생이 연기했다. 그녀가 처키의 의상을 입고 촬영한 것.

구글에 'My Buddy Doll'을 검색하면!

- 굿 가이즈 인형의 외형은 ‘마이 버디(My Buddy)’ 인형을 참고해 만들었다.
<사탄의 인형>이란 제목이 확정되기 전, 이 영화는 <Blood Buddy>라는 제목으로도 불렸다. 실제 존재하는 인형, ‘마이 버디’는 영화 속 굿 가이즈 인형과 같이 멜빵바지와 줄무늬 티셔츠를 입고 있다. 돈 만치니는 처키의 디자인과 관련한 인터뷰를 통해 “원래의 시나리오에서 처키는 버디라고 불렸지만 우리는 마이 버디 인형을 사용할 수 없었다. 처키를 디자인한 케빈 야거에게 버디 인형과 비슷한 것을 원한다고 전했다. 빨간 운동화, 줄무늬 티셔츠, 빨간 머리, 파란 눈, 주근깨…. 이에 맞춰 케빈이 인형의 디자인을 진행했다”라 언급하며 처음부터 마이 버디 인형으로부터 처키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었음을 밝혔다.

(왼쪽부터) 박물관에 전시된 로버트 인형, <로버트: 인형의 저주>

- 실화가 모티브?
<사탄의 인형>은 실화를 바탕으로 한 공포 영화 리스트에 늘 포함되는 영화이기도 하다. <사탄의 인형>의 모티브가 된 실화는 이렇다. 1906년, 로버트 유진 오토는 흑마술에 능한 보모로부터 소년 인형을 선물 받았다. 그는 인형에 자신의 이름을 붙이고 어린 시절에 입었던 옷을 입히며 가깝게 지냈다. 유진과 그의 가족은 언젠가부터 인형이 스스로 움직이고 표정을 바꾸거나 킬킬거리는 소리를 내기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인형이 혼자 집안에서 움직이는 실루엣을 이웃들이 목격하기도 했다고. 유진이 사망한 이후로도 집에 남겨진 인형이 살아 움직이고 사람들을 괴롭힌다는 이야기가 전해졌다. 실제로 인형과 가까이한 이들은 자신에게 교통사고가 일어나거나 이혼을 하거나 실직을 하는 등의 불행이 따랐다고 말했다. 로버트는 현재 플로리다 주 키웨스트에 위치한 박물관에 전시되어있다. 그를 촬영할 때도 주의가 필요하다고. 가끔씩 카메라 셔터가 눌리지 않는 이상 현상이 발생한다고 한다. 2015년엔 로버트를 소재로 삼은 영화 <로버트: 인형의 저주>가 개봉했다.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

- 브래드 듀리프가 처키의 목소리를 연기했다.
1편 <사탄의 인형>부터 7편 <컬트 오브 처키>에 이르기까지, 처키의 목소리는 브래드 듀리프가 연기했다. 두 번째 출연작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에서 정신병원에 수감되어있던 빌리를 연기한 배우. 이 역할로 브래드 듀리프는 미국 아카데미 남우조연 부문에 노미네이트됐고, 영국 아카데미 남우조연상을 수상했다. 이후 그는 <사구> <에이리언4> <반지의 제왕: 두 개의 탑> 등에 출연했다.

- 브래드 듀리프의 딸, 피오나 듀리프도 <사탄의 인형> 시리즈에 출연했다.
피오나 듀리프는 6편 <커스 오브 처키>, 7편 <컬트 오브 처키>에 출연했다. 제작진이 브래드 듀리프에게 “주변에 날 선 이미지를 지닌 배우가 없느냐” 물으며 새로운 배우를 추천해주길 부탁했고, 그는 곧바로 자신의 딸을 떠올렸다고. 그녀는 처키의 새로운 표적이 된 하반신 마비 환자 니카를 연기했다.


<사탄의 인형>
2019

- <사탄의 인형>은 <토이스토리 4>와 같은 날 개봉했다.
두 영화 모두 살아있는 장난감이 등장하고, 장난감 주인의 이름이 앤디라는 공통점이 있다.

- 원작자, <사탄의 인형> 시리즈의 제작진이 합류하지 않은 작품이다.
<사탄의 인형> 시리즈의 모든 각본을 손수 쓴 돈 만치니도 이번 작품엔 합류하지 않았다. 원작을 바탕으로 한 리부트 작품이라 그들에겐 별 흥미를 주지 못했다고.

- <사탄의 인형>(2019) 속 처키는 AI 인형이다.
2019년판 처키는 1988년 버전 ‘굿 가이즈’ 인형을 제작한 ‘플레이 팔스(Play Pals)’가 아닌, 첨단 전자 산업을 주도하는 ‘카슬란 인더스트리(Kaslan Industries)’에서 제작됐다. 카슬란 인더스트리는 첨단 로봇 기술을 개발하는 회사다. 처키 역시 그 맥락에 따라 스마트 기기로 연동해 조종할 수 있는 AI 인형으로 등장한다. 어떤 제한도 없이 모든 것을 습득할 수 있는, 인간의 지능을 뛰어넘는 인형으로 업그레이드된 것.

- 2019년판 처키는 ‘굿 가이즈’인형이 아니라 ‘버디’ 인형이다.
1988년판 처키의 모델이 됐다는 마이 버디 인형이 떠오르는 부분이다.

- 앤디의 연령대가 높아졌다.
원작에서 6살이었던 앤디. 이번 작품에선 10대 초반 청소년으로 등장한다. 청각 장애를 지녔다는 설정도 추가됐다고. 극에 쫀득한 긴장을 더할 설정임은 분명해 보인다.

- <스타워즈> 시리즈의 제다이 기둥, 마크 해밀이 처키의 목소리를 연기한다.
<스타워즈> 시리즈에서 루크 스카이워커를 연기한 마크 해밀이 처키의 목소리를 연기한다. 마크 해밀은 이미 여러 작품에서 뛰어난 목소리 연기를 선보인 바 있다. 대표 캐릭터라면 1993년부터 DC의 애니메이션에서 연기해왔던 조커. 팬들은 물론, 평단까지 만족시키며 호평을 얻은 그는 지금까지도 DC 애니메이션 속 조커와 스웜프 씽의 목소리를 연기해오고 있다.


씨네플레이 유은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