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믹스를 사랑하는 배우들에게 히어로 캐릭터란 꼭 한 번쯤 입어보고 싶은 힙한 옷이 아닐까. 이제 하나의 장르로 자리 잡은 슈퍼 히어로 영화는 1980~90년 중반까지 대부분 DC 코믹스를 기반으로 만들어졌는데, 2000년으로 접어들어 마블 코믹스가 주도권을 잡으며 판도가 변한다. 그 격동의 시기 속 DC 확장 유니버스와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를 모두 겪어본 배우는 누가 있을까. 영화 속 주연을 맡은 배우들을 중심으로 과거 DC 히어로였다가 현재는 마블의 히어로가 된 배우들을 모았다.


라이언 레이놀즈
마블 <블레이드 3> 한니발, <엑스맨 탄생: 울버린> 웨이드 윌슨/데드풀
DC <그린 랜턴> 할 조던/그린 랜턴
마블 <데드풀> 웨이드 윌슨/데드풀

(왼쪽부터) <블레이드 3>, <엑스맨 탄생: 울버린>
(왼쪽부터) <그린 랜턴: 반지의 선택>, <데드풀>

DC와 마블 영화에 모두 출연한 배우를 언급할 때 필연적으로 가장 먼저 떠오르는 라이언 레이놀즈. 팬들은 익히 잘 알겠지만 라이언 레이놀즈는 히어로물에 애정이 넘치는 배우로, 사실 그의 히어로 경력은 마블에서 먼저 시작됐다. 마블 코믹스를 원작으로 한 <블레이드 3>에서 한니발을, <엑스맨 탄생: 울버린>에서는 데드풀을 연기했다. 조연으로 출연한 것이 아쉬웠는지 이후 DC 코믹스 원작의 영화 <그린 랜턴: 반지의 선택>에 주인공 그린 랜턴으로 출연하고 만다. 덕분에 지금까지도 흑역사로 회자되고 있으며, 심지어 그는 <데드풀>에서 이를 역으로 이용해 자기 디스를 신랄하게 하기도. 영화 말미에 속편을 예고하는 영상이 나오지만 모두가 예상했듯 그런 일을 일어나지 않는다.

그리고 2016년 마블 영화 <데드풀>을 통해 그간 출연한 히어로물의 실패를 모두 만회한다. <엑스맨 탄생: 울버린>의 데드풀과 캐릭터는 같지만 전혀 다른 모습으로, 라이언 레이놀즈는 극중 데드풀의 모습이 연기인지 실제인지 구분이 가지 않을 정도로 완벽히 소화해낸다. 실제로 둘은 국적, 나이, 신장, 몸무게, 눈과 머리 색깔까지 똑같을 정도로 완벽한 싱크로율을 자랑한다. 또한 주연 배우로서 연기에만 몰두했던 것이 아니라 영화 제작에도 참여하고 홍보에도 적극적으로 나섰고, 도중에 영화 제작이 무산될 위기에서도 포기 하지 않고 1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영화와 캐릭터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이러한 그의 노력에 팬들은 응답했고 2018년 개봉한 <데드풀 2>에 이어 <데드풀 3>도 제작 중에 있다.

그린 랜턴: 반지의 선택

감독 마틴 캠벨

출연 라이언 레이놀즈, 블레이크 라이블리

개봉 2011.06.16.

상세보기
데드풀

감독 팀 밀러

출연 라이언 레이놀즈

개봉 2016.02.17.

상세보기

크리스 에반스
마블 <판타스틱 4> 쟈니 스톰
DC <루저스> 젠슨
마블 <캡틴 아메리카> 스티브 로저스/캡틴 아메리카

(왼쪽부터) <판타스틱 4>, <루저스>, <퍼스트 어벤져>

영원한 캡틴 아메리카 크리스 에반스, 어벤저스 멤버가 되기 전 그에겐 다른 히어로 친구들이 있었다. 라이언 레이놀즈와 마찬가지로 그 또한 마블에서 DC로 그리고 다시 마블로 돌아간다. 첫 히어로물은 마블 코믹스 원작의 <판타스틱 4>와 함께 시작된다. 온몸을 활활 태울 수 있는 휴먼 토치 쟈니 스톰을 연기했고, 그에겐 미스터 판타스틱, 막강 파워 씽, 인비저블 우먼까지 다양한 초능력을 가진 히어로 친구들이 있었다. 영화는 속편 <판타스틱 4: 실버 서퍼의 위협>까지 나왔다.

이후 DC 코믹스 <버티고>를 원작으로 하는 <루저스>에 출연한다. 초능력을 가진 슈퍼 히어로들 대신 미국 특수 부대 소속 엘리트들의 이야기를 그리는데, 그는 팀원들 중 한 명인 젠슨을 연기하며 또 한 번 팀플레이를 한다. 꽤 짧은 노란 머리와 안경에 허당미 넘치는 크리스 에반스의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리고 다시 한번 마블로 가, 우리에게 가장 익숙하고 잘 알려진 캡틴 아메리카의 옷을 입는다. 이후 2011년부터 2019년까지 <어벤저스> 시리즈와 솔로 영화를 포함한 총 7편의 마블 영화에서 스티브 로저스를 연기하며 진정한 월드 히어로가 된다.

판타스틱 4

감독 팀 스토리

출연 이안 그루퍼드, 제시카 알바, 크리스 에반스, 마이클 치클리스, 줄리안 맥마혼

개봉 2005.08.11.

상세보기
루저스

감독 실베인 화이트

출연 제프리 딘 모건, 크리스 에반스, 이드리스 엘바, 컬럼버스 숏, 오스카 자에나다, 조 샐다나

개봉 미개봉

상세보기
퍼스트 어벤져

감독 조 존스톤

출연 크리스 에반스, 토미 리 존스, 휴고 위빙, 헤일리 앳웰

개봉 2011.07.28.

상세보기

톰 하디
DC <다크 나이트 라이즈> 베인
마블 <베놈> 에디 브룩/베놈

<다크 나이트 라이즈>
<베놈>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다크 나이트 트릴로지중 톰 하디는 시리즈의 마지막 작품 <다크 나이트 라이즈>에 악당 베인으로 출연했다. 베인은 육중한 거구에 얼굴의 80% 이상을 뒤덮는 마스크를 늘 착용하고 있는 것이 특징인데, 톰 하디는 배트맨을 연기한 크리스찬 베일과 키를 맞추기 위해 10cm 가량의 깔창을 사용하고, 근육을 14kg이나 불리기도 했다. 시리즈 전작 <다크 나이트>의 빌런 조커가 워낙 강력해 그와 비교가 된 것도 사실이었지만, 배트맨에 절대 밀리지 않는 카리스마와 그만의 매력으로 영화 속에서 충분한 존재감을 보여주었다.

그가 선택한 차기 히어로물은 마블 최초로 빌런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작품 <베놈>이었다. 엄밀히 따지자면 그동안의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와는 다른 소니픽처스 산하에 있는 소니 마블 유니버스의 작품이며, 베놈은 <스파이더맨> 시리즈에 등장한 빌런이다톰 하디는 실제로 베놈 캐릭터의 열혈팬이라고 밝힌 바 있는데, 그만큼 캐릭터에 애정을 쏟아 연기하며 높은 싱크로율을 보여주었다. 흥행에는 성공했지만 다소 부족한 개연성으로 관객들의 아쉬운 목소리가 있었는데, <베놈 2>의 메가폰을 모션 캡처의 신 앤디 서키스가 맡게 되며 이를 만회할 수 있을지 팬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다크 나이트 라이즈

감독 크리스토퍼 놀란

출연 크리스찬 베일, 조셉 고든 레빗, 게리 올드만, 앤 해서웨이, 톰 하디, 마리옹 꼬띠아르, 마이클 케인, 모건 프리먼

개봉 2012.07.19.

상세보기
베놈

감독 루벤 플레셔

출연 톰 하디, 미셸 윌리엄스

개봉 2018.10.03.

상세보기

자레드 레토
DC <수어사이드 스쿼드> 조커
마블 <모비우스> 모비우스

(왼쪽부터) <수어사이드 스쿼드>, <모비우스>

히스 레저 이후 조커 역할은 늘 난제처럼 여겨져 왔다. 배우들은 쉽게 도전하지 못했고, 관객들은 얼마나 연기를 잘 해내는지, 그 누군가가 히스 레저를 뛰어넘는지 확인하고 싶어 했다. 자레드 레토는 DC 코믹스 동명 만화를 원작으로 한 DC 확장 유니버스의 작품 <수어사이드 스쿼드>에서 과감히 조커 연기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형광빛에 가까운 강렬한 초록색 머리와 온몸을 휘감은 타투, 입안의 그릴즈 등 강렬한 겉모습만큼이나 원작 속 조커의 광기 넘치는 웃음을 스크린에 그대로 옮겨내며 높은 평가를 받았다. 또한 원작과 비교했을 때 가장 높은 외모 싱크로율을 자랑하기도.

하지만 그는 다시 조커 역할을 맡지 않았다. <수어사이드 스쿼드>가 그가 조커를 연기한 처음이자 마지막 작품이 되었고, DC를 떠난 그는 차기 히어로작으로 <모비우스>를 선택했다. 앞서 이야기한 소니 마블 유니버스의 두 번째 작품이다. <스파이더맨>의 스핀오프작으로 마블 코믹스의 빌런 캐릭터 모비우스를 주인공으로 한다. 모비우스는 희귀병을 앓던 박사가 흡혈박쥐를 이용해 뱀파이어의 능력을 얻게 되는 캐릭터다. 자레드 레토가 이를 어떻게 구현해냈을지 기대가 되는 부분이다. 영화는 올해 7월 개봉 예정이다.

수어사이드 스쿼드

감독 데이비드 에이어

출연 마고 로비, 윌 스미스, 자레드 레토, 카라 델레바인, 제이 코트니

개봉 2016.08.03.

상세보기
모비우스

감독 다니엘 에스피노사

출연 자레드 레토, 아드리아 아르조나

개봉 2020.07.00.

상세보기

크리스찬 베일
DC '다크 나이트 트릴로지' 브루스 웨인/배트맨
마블 <토르: 러브 앤 썬더> 예정

<다크 나이트>
<토르: 러브 앤 썬더>

어느 순간부터 배트맨을 생각할 때 크리스찬 베일의 얼굴이 둥실 떠오르는 것이 당연해졌다. ‘다크 나이트 트릴로지세 편에서 DC 코믹스의 대표 히어로 배트맨을 연기한 그는 이 세 작품들을 통해 할리우드 스타로 발돋움하게 된다. 사실 원작의 배트맨은 키도 몹시 크고 건장한 체격에 각진 턱을 가지고 있어 외모 싱크로율 면에서는 다소 낮게 평가되는 부분이 있는데, 브루스 웨인 내면의 고뇌와 갈등을 압도적인 연기력으로 표현해내며 모두 무마시켜버린다.

시리즈의 마지막 <다크 나이트 라이즈>를 끝으로 배트맨 역할에서 하차한 그는 타이카 와이티티 감독이 메가폰을 잡을 <토르: 러브 앤 썬더> 출연에 대해 논의 중이라는 소식이 있다. 아직 합류 자체도 확정이 나지 않아 어떤 역할을 맡을지도 베일에 싸여 있지만, 언젠가 마블 영화에서 크리스찬 베일의 얼굴을 볼 수 있는 날이 올까 기대해본다.

다크 나이트

감독 크리스토퍼 놀란

출연 크리스찬 베일, 히스 레저, 아론 에크하트

개봉 2008.08.06. / 2017.07.12. 재개봉

상세보기
토르: 러브 앤 썬더

감독 타이카 와이티티

출연 크리스 헴스워스, 테사 톰슨, 나탈리 포트만

개봉 미개봉

상세보기

씨네플레이 객원기자 BR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