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24와 티 웨스트의 ‘X 3부작’ - 〈X〉〈펄〉〈맥신〉(MaXXXine)에 관해

(왼쪽부터)〈X〉〈펄〉〈맥신〉 포스터
(왼쪽부터)〈X〉〈펄〉〈맥신〉 포스터

 

북미 영화제작·배급사 A24의 성장은 호러 영화들이 견인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리 에스터의 <유전>(2018)과 <미드소마>(2019)는 물론, 로버트 에거스의 <더 위치>(2015)나 <라이트하우스>(2019) 등, A24가 제작한 공포영화들은 저마다의 독특한 색깔로 무장해 컬트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그중 티 웨스트(Ti West) 감독의 ‘X 3부작’은 A24 컬트 호러의 대표격인 영화 트릴로지다.

 

티 웨스트의 ‘X 3부작’이란, <X>(엑스, 2022), <펄>(Pearl, 2022), <맥신>(MaXXXine, 2024)을 일컫는데, 모두 미아 고스가 주연하며 하나의 세계관을 공유한다. 이중 마지막 작품 <맥신>은 지난달 미국에서 개봉해 꽤나 괜찮은 평을 받는 중이다. 더불어, 최근에는 ‘X 3부작’이 소설화되어 출간될 예정이라는 소식까지 들리는 것을 보니 가히 컬트적인 인기를 누린 트릴로지임은 분명하다. 국내에서 <맥신>을 언제 볼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최근 왓챠에서 수입했다고 알려졌다), 2022년 제작된 <펄>은 국내 개봉 대신 넷플릭스 공개를 택했으며, <X>는 아쉽게도 국내에는 VOD 조차 풀리지 않아 공식적으로는 볼 방법이 없다.

 

〈펄〉
〈펄〉

 

물론, ‘X 3부작’은 같은 세계관을 공유하고 있으니 영화 속 시간 순서를 따르고 싶다면 <펄>(1918년 배경) <X>(1979년 배경) <맥신>(1985년 배경) 순으로 감상해야 하지만, 반드시 그럴 필요는 없다. 어떤 영화를 가장 먼저 관람하건 큰 상관은 없으며, 어떤 영화를 먼저 보더라도 영화 한 편 그 자체로 충분히 즐길 수 있다. 세 작품의 시대적 배경과 색채, 촬영 기법 등이 확연히 달라 각각 보는 재미가 있다.

 


‘X 시리즈’를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펄피(pulpy-‘펄프 픽션’처럼 싸구려 소설 같은) 하고 재치 있다는 말이 적절할 것이다. 가장 먼저 제작된 영화 <X>는 가장 노골적이고, 또 가장 날것의 느낌이 강한 작품이다. 제목의 ‘X’에서는 소위 ‘X등급’(X-rated)이라고 불리는 포르노 영화가 연상된다. 제목이 참 적절한 것이, <X>는 텍사스의 외딴 농장으로 포르노를 찍으러 간 한 무리의 사람들이 변을 당하는(?) 영화이기 때문이다.

 

〈X〉
〈X〉

 

3부작 중 가장 먼저 제작된 <X>는 1979년의 텍사스를 배경으로 한다. 맥신(미아 고스)을 비롯한 포르노 배우와 포르노 영화 제작자, 그리고 영화감독을 꿈꾸는 젊은 학생들은 텍사스 외곽의 한 농장을 빌려 ‘농부의 딸’(The Farmer’s Daughter)이라는 포르노 영화를 찍으려 한다. 그러나 농장의 주인인 노부부 펄(미아 고스)과 하워드(스티븐 우레)는 이들을 잔혹하게 살해한다.

 

〈X〉
〈X〉

 

설명에서 눈치챘겠지만, 배우 미아 고스는 이 영화에 1인 2역으로 출연했다. 미아 고스는 젊은 여성 맥신과 노인 펄을 모두 연기하며 ‘섹스 심벌’로 성공하고 싶은 여성, 그리고 젊음을 갈망하는 노인 사이의 긴장감, 두려움, 복잡한 심리를 흥미진진하게 표현해냈다. 노인 펄과 젊은 맥신은 대조를 이루기도, 또 아주 똑같기도 하기 때문이다.

 

〈X〉
〈X〉

 

미아 고스는 노인 펄을 연기하기 위해 매번 약 30개의 보철물을 붙이며 6시간 동안 특수분장을 하고 촬영에 임했다고 한다. 지금은 <웬즈데이>와 곧 개봉하는 <비틀쥬스 비틀쥬스>로 차세대 호러 배우로 자리매김한 제나 오르테가의 순수한 모습을 볼 수 있는 것은 덤이다.

 

단순해 보이는 시놉시스와는 별개로, 영화 <X>는 <텍사스 전기톱 살인 사건>(1974)과 같은 전형적인 70년대 슬래셔 무비의 공식을 따르는 동시에, VHS의 발전으로 인해 호황을 맞은 1970년대의 포르노 산업과 성 해방 운동, 그리고 이에 대항하는 기독교 근본주의와의 충돌 등 다층적인 맥락을 촘촘히 담아냈다.

 


〈펄〉
〈펄〉

 

<펄>은 <X>의 프리퀄로, 1918년을 배경으로 한다. <펄>은 스토리보다는 ‘펄’이라는 캐릭터가 중심이 되는 영화다. 영화는 <X>에서 노인으로 등장한 펄의 젊은 시절을 이야기하며, 젊은 펄 역시 미아 고스가 연기했다. 펄은 댄서를 꿈꾸지만 텍사스의 한 농장에서 엄격한 어머니와 병에 걸린 아버지를 모시고 사는 인물로, 항상 답답한 농장을 벗어나길 갈망한다. 그의 남편 하워드는 1차 세계대전에 참전해 돌아올 생각을 않고, 그 와중 펄은 도시의 영사 기사(데이비드 코렌스웻)를 만나 그가 보여주는 영화의 세계에 빠져든다.

 

〈펄〉
〈펄〉

 

<펄>은 <오즈의 마법사>의 광기 어린 리메이크 영화로 보이기도 한다. 도로시를 연상케 하는 의상을 입은 펄이 허수아비를 만나는 장면 등, <오즈의 마법사>에 대한 뚜렷한 오마주는 물론, 초기 테크니컬러 영화*의 색채를 고스란히 빌려왔다. 더불어, <오즈의 마법사>의 오즈가 고향을 떠나 모험을 하는 것처럼 <펄>의 펄 역시 고향을 떠나 스크린으로, 또 넓은 무대로의 모험을 꿈꾸는 등, 두 영화의 스토리 역시 교집합을 지닌다.

 

*테크니컬러 영화: ‘테크니컬러’(Technicolor) 기법으로 만든 컬러 영화를 뜻하는 말로, 테크니컬러 영화는 주로 1930~50년대에 제작되었다. 테크니컬러 기법은 주로 스펙터클이 필요한 뮤지컬 영화에 사용되었다. 대표적인 테크니컬러 영화로는 <오즈의 마법사>(1939) <분홍신>(1948) <사랑은 비를 타고>(1952) 등이 있다. (참고문헌 「영화 기술 역사」)

 

〈펄〉
〈펄〉

 

놀랍게도, <X>와 <펄>은 거의 동시에 촬영되었다. <펄>의 스토리는 <X> 프리 프로덕션 작업 중, 미아 고스와 티 웨스트가 상상한 펄 캐릭터의 전사로부터 출발했다. 영화 후반부, 8분 가까이 이어지는 펄의 독백 장면, 그리고 엔딩크레딧이 올라갈 때 펄이 짓는 길고 복합적인 미소는 <펄>을 상징하는 장면으로 자리매김했다.

 

〈맥신〉
〈맥신〉

 

<맥신>은 ‘X 3부작’ 중 가장 규모가 크고 화려한 캐스팅을 자랑하는 영화다. 나이트 스토커로 알려진 살인마가 할리우드를 공포에 떨게 하는 와중, 맥신은 그의 과거를 들추려는 한 인물의 협박을 받는다.

 

영화는 당시 LA의 풍경을 재현한 듯한 화면, 그리고 80년대 사운드트랙으로 가득 차 있다. 마틴 스코세이지는 <맥신>을 두곤 ‘80년대 할리우드의 부패를 잘 표현한 영화’라고 말한 바 있다. 한편, A24 측이 밝힌 <맥신>의 해외 수입국 중 대한민국은 포함되지 않아 국내 개봉은 무산되는 듯했으나 OTT 플랫폼 왓챠에서 심의를 신청한 것이 알려져 VOD로라도 만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씨네플레이 김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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