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여름 개봉해 준수한 성적을 거둔 액션 코미디 <킬러의 보디가드>의 속편 <킬러의 보디가드 2>가 개봉했다. 이로서 사무엘 L. 잭슨은 다시 한번 시리즈 영화의 참여도를 올리게 된 셈. 그동안 잭슨이 거쳐온 시리즈 영화와 그 캐릭터를 모았다.


<스타워즈> 프리퀄

메이스 윈두

<스타워즈 에피소드 1: 보이지 않는 위험> (1999)

<스타워즈 에피소드 2: 클론의 습격> (2002)

<스타워즈 에피소드 3: 시스의 복수> (2005)

<보이지 않는 위험>

사무엘 L. 잭슨의 첫 시리즈 영화는 50대 들어서 출연한 <스타워즈> 프리퀄 3부작이다. <스타워즈 에피소드 6: 제다이의 귀환>(1983) 이후 16년 만에 제작된 프리퀄 3부작에서 잭슨은 <스타워즈> 세계관에선 요다 다음으로 높은 제다이 마스터 메이스 윈두 역을 맡았다. 잭슨의 많은 캐릭터들이 친근했던 데에 반해, 윈두는 무뚝뚝하고 권위적이다. 속내는 어찌됐든 아나킨 스카이워커(헤이든 크리스텐슨)를 불신한다는 적대적인 태도를 고집하면서 시리즈 내내 그와 갈등을 빚는다. 잭슨은 시나리오를 읽지 않고, 심지어 자기가 어떤 역할인지도 모른 채 캐스팅을 수락할 정도로 <스타워즈> 시리즈에 합류하고 싶은 의지가 대단했다. 그렇게 윈두를 연기하게 된 그는 물리적인 비중은 작지만, 작중 캐릭터 가운데 유일하게 검이 보라색인 라이트세이버를 사용하는 영광(?)을 누리기도 했다. 보라색을 상당히 좋아하는지, 잭슨의 캐릭터들을 돌이켜보면 보라색 아이템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스타워즈 에피소드 3: 시스의 복수>


<샤프트>

​존 샤프트

<샤프트> (2000)

<샤프트> (2019)

<샤프트> (2000)

2000년작 <샤프트>는 흑인 중심의 장르영화 블랙스플로테이션(Blaxploitation)의 대표작 <샤프트>(1971)의 속편 격인 작품이다. <보이즈 앤 후드>(1991)와 <포에틱 저스티스>(1993) 등으로 1990년대를 대표하는 흑인 감독으로 떠오른 존 싱글턴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싱글턴은 본래 주인공 샤프트 역에 돈 치들을 원했지만, 프로듀서가 흥행을 보장해야 한다는 이유로 그를 반대해, 결국 사무엘 L. 잭슨이 캐스팅 됐다. 잭슨은 29년 전 원작에서 주인공을 연기한 배우 리차드 라운드트리보다 6살 밖에 적지 않았지만, 새까만 롱자켓을 입고 뉴욕의 악한들을 혼쭐내는 2대 샤프트의 매력을 뽐내기엔 무리가 없었다. 싱글턴은 속편 제작에 의지가 강했음에도 불구하고 촬영 중에도 여러번 감독과 마찰을 빚었던 잭슨은 이를 거절했고, 무려 19년 후에야 속편을 만날 수 있었다.

<샤프트> (2019)


<언브레이커블>

​엘리야 프라이스

<언브레이커블> (2000)

<글래스> (2018)

<언브레이커블>

M. 나이트 샤말란 감독의 <언브레이커블>이 처음 공개됐던 당시만 하더라도 시리즈의 기미는 보이지 않았다. 마블과 DC 히어로물이 영화계를 장악하는 걸 경험했기 때문일까, 샤말란의 <23 아이덴티티>(2016) 에필로그에 데이빗 던(브루스 윌리스)이 갑자기 나타나면서 영화의 성공에 힘입어 <언브레이커블>과 <23 아이덴티티>를 잇는 <글래스>의 제작 소식이 전해졌다. 경미한 충돌에도 뼈가 부서지는 몸을 갖고 태어나 세상 어딘가엔 나와 반대인 무적의 몸을 가진 사람도 있어야 한다는 걸 확인하기 위해 온갖 대형사고를 계획한 엘리야가 그렇게 미스터 글래스가 되어 다시 세상에 나오게 됐다. <언브레이커블>과 <23 아이덴티티>의 성과를 이었으면 좋았겠지만, 아쉽게도 <글래스>는 3부작의 대미를 장식하기엔 다소 실망스러운 결과물이었다.

<글래스>


<트리플 엑스>

​어거스투스 기븐스

<트리플 엑스> (2002)

<트리플 엑스 2: 넥스트 레벨> (2005)

<트리플 엑스 리턴즈> (2017)

<트리플 엑스>

<분노의 질주>(2001)를 성공으로 이끈 배우 빈 디젤과 롭 코헨 감독이 다시 뭉친 <트리플 엑스>는 보다 몸을 쓰는 액션에 힘을 실은 작품이다. 사무엘 L. 잭슨은 국가안보국 고위간부로, 익스트림 스포츠 스타인 젠더 케이지를 비밀요원으로 섭외하는 어거스투스 요원 역에 캐스팅 됐다. 액션에 강점을 둔 영화에서 안면부에 상처가 있는 관리자 역할로 활약한다는 점에서 MCU 닉 퓨리의 원형처럼 보이기도 한다. 디젤이 빠지고 래퍼 출신의 배우 아이스 큐브를 내세운 속편 <트리플 엑스 2 - 넥스트 레벨>에도 잭슨이 같은 역할을 담당한다. 그 이후 12년 만에 제작된 <트리플 엑스 리턴즈>에 빈 디젤, 토니 콜렛 등과 출연하며 1편의 적통을 잇는 정체성을 공고히 했다.

<트리플 엑스 리턴즈>


<인크레더블>

​루시우스 베스트 / 프로존

<인크레더블> (2004)

<인크레더블 2> (2018)

<인크레더블>

픽사 애니메이션 <인크레더블>에선 (당연히) 목소리 연기만 담당했다. 미스터 인크레더블의 오랜 히어로 동료 프로존/루시우스 베스트 역. 공기 중의 수분을 순식간에 얼릴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어, 얼음과 관련한 다양한 비주얼을 선보인다. 특유의 ‘훵키’한 말투 때문에 목소리만 들어도 곧장 잭슨임을 알아챌 수 있는데, 심지어 히어로 수트를 입지 않은 모습마저도 실제 잭슨과 꽤 비슷하다. 미스터 인크레더블 가족은 아니지만 적재적소에 절묘하게 나타나 전개에 활기를 불어넣는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한다. 이전에 소개한 작품들과 마찬가지로, <인크레더블> 역시 십여년 만에 속편이 제작돼 어김없이 잭슨이 이름을 올렸다.

<인크레더블 2>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

​닉 퓨리

<아이언 맨> (2008)

<어벤져스> (2012)

<캡틴 아메리카: 윈터 솔져> (2014)

<캡틴 마블> (2019)

<스파이더맨: 파 프롬 홈> (2019)

(그외 다수)

<아이언맨>

우리의 닉 퓨리, 사무엘 L. 잭슨은 MCU의 배우들 가운데 가장 많은 작품에 출연했다. 현재까지 개봉한 23편 가운데 10편에 얼굴을 비췄다. 영화마다 거의 카메오에 가까운 분량이었어도 그 존재감만큼은 여느 히어로 못지 않았다. MCU의 포문을 연 <아이언 맨>에는 비록 크레딧에 이름이 오르진 않았지만, 쿠키 영상에 등장해 쉴드와 어벤져스의 존재를 알리며 MCU의 세계가 확장하게 되리라 예고한 장본인이었다. 어벤져스의 설계자인 만큼 일련의 <어벤져스> 시리즈에 모두 출연했고, 그밖에 MCU에서 특히 중요한 작품들에서 잭슨을 만날 수 있었다. 이미 <콩: 스컬 아일랜드>(2017)와 <유니콘 스토어>(2017)에서 공연한 바 있는 브리 라슨과 함께 한 <캡틴 마블>에선 1995년의 시대 배경과 라슨과의 콤비 플레이를 능수능란하게 소화했다. 페이즈 3의 마지막을 장식한 <스파이더맨: 파 프롬 홈>에서도 꽤 높은 비중으로 나와 앞으로의 활약상을 기대해봄직하다.

<캡틴 마블>


<킬러의 보디가드>

​다리우스 킨케이드

<킬러의 보디가드> (2017)

<킬러의 보디가드 2> (2021)

<킬러의 보디가드>

다리우스 킨케이드는 킬러의 보디가드 중 킬러다. 자기 입으로 최소 250명 이상을 죽였다고 말하는 베테랑 킬러라 어마어마한 전투력을 자랑하고, 그의 경호를 맡게 된 보디가드 마이클(라이언 레이놀즈)과 쉬지 않게 티격태격 말싸움을 벌여, 액션과 ‘이빨’의 쾌감을 동시에 안겨준다. 사무엘 L. 잭슨의 찰진 ‘F 워드’를 원없이 들을 수 있다. 다리우스 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게 바로 사랑. 수감됐을 때에도 무시무시한 잔소리와 욕설을 내뱉는 아내 소니아(셀마 하이엑)와 벌이는 진뜩한 로맨스 역시 만듦새가 살짝 헐거운 <킬러의 보디가드>의 약점을 보완한다. 이번에 개봉하는 속편 <킬러의 보디가드 2>는 원제에 ‘Wife's’가 붙은 만큼, 소니아의 비중이 높아지고 다리우스와 그를 연기하는 잭슨의 활약상 또한 더 커졌다.

<킬러의 보디가드 2>


씨네플레이 문동명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