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11일은 휘트니 휴스턴이 우리 곁을 떠난 지 5년째 되는 날이다. 1984년 데뷔해 90년대 후반까지 전성기를 보냈던 그녀는 팝 역사상 가장 위대한 여성 보컬리스트로 추앙받고 있다. 90년대까지 내놓은 정규앨범 4장만으로 6600만 장 이상의 판매고를 올렸다는 사실이 이를 반증한다. 휘트니 휴스턴의 영역은 영화까지 뻗어가 당대 최고 팝스타의 자리에 도달할 수 있었다. 휴스턴이 영화계에 남긴 흔적들을 살펴보며 그녀의 아름다움을 곱씹어보도록 하자.
as actor
<보디가드>
(The Bodyguard, 1992)
90년대 초 유일무이한 디바였던 휘트니 휴스턴이 출연하는 첫 영화라는 사실만으로도 <보디가드>의 성공은 예정된 것이었다. 더군다나 상대역은 당시 최고의 주가를 올리던 배우 케빈 코스트너였다. 영화 속에서도 휴스턴은 세계적인 인기를 구가하는 가수 레이첼 마론 역을 맡았다. 첫 연기라 살짝 어색하긴 했지만, 드문드문 등장하는 무대 위의 모습들이 그 아쉬움을 고스란히 녹여버릴 만큼 예쁘고 화려했다. <보디가드>는 제작비 대비 17배에 달하는 수익을 올렸고, 1992년 세계 흥행 2위(1위는 <알라딘>이었다)를 기록했다. (사운드트랙 이야기는 아래에 이어진다)
<사랑을 기다리며>
(Waiting To Exhale, 1995)
휴스턴은 <보디가드> 차기작으로 대배우 포레스트 휘태커가 연출을 맡은 <사랑을 기다리며>를 선택했다. "흑인 여성의 이미지를 돌파"하기 위해 이 작품을 택했다고. 각자 다른 사랑에 대한 고민을 안고 사는 네 친구들의 우정을 그린 작품이다. 휴스턴은 TV 프로듀서로 성공하겠다는 야망이 대단하고, 멋진 유부남과 연애를 이어가는 싱글 여성이다. 네 인물에 고루 시선을 던지는 영화에서 중심에 서 있는 그녀는 <보디가드>보다 발전된 연기를 선보였다. 1995년 크리스마스 시즌에 개봉해 8200만 달러를 벌어들였다.
<프리쳐스 와이프>
(The Preacher's Wife, 1996)
세 번째 영화 출연작 <프리쳐스 와이프>에서는 덴젤 워싱턴과 호흡을 맞췄다. 휴스턴이 연기한 줄리아는, 목사인 남편 헨리가 교회 일로 너무 바빠 사이가 서먹해지면서 결혼 생활에 회의를 느낀다. 천사 더들리(덴젤 워싱턴)가 부부를 돕고자 세상에 내려오지만, 줄리아와 더들리는 사랑에 빠진다. 이루어질 수 없는 로맨스는 물론, 휴스턴이 가스펠을 부르는 모습을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워싱턴보다 더 천사 같다. 그녀의 출연료는 1000만 달러였고, 이는 당시 할리우드 여성 배우의 최고 수준의 금액이었다.
<스파클>
(Sparkle, 2012)
휴스턴의 마지막 영화 <스파클>은 그녀가 세상을 떠난 지 6개월 후에 개봉됐다. 1976년작 동명 영화를 리메이크한 이 작품에서 휴스턴은 주인공 스파클(조딘 스팍스)의 엄마 엠마 역을 맡았다. 가수의 꿈을 키워가는 딸을 인정하지 않는 모진 엄마 역이지만, 결국 위 이미지처럼 감격스럽게 딸의 노래를 듣게 된다. 제작책임자로도 이름을 올렸다. 예전만큼 대박을 달성하진 못했지만, 휘트니 휴스턴의 말년 모습을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 화제를 모았다.
as producer
<신데렐라>
(Rodgers & Hammerstein's Cinderella, 1997)
휴스턴은 본인이 운영하는 브라운하우스(BrownHouse Production)를 통해 <신데렐라> TV 리메이크를 제작했다. 더불어 요정 대모 역으로 출연했다. 미디어에 노출되는 미국 흑인에 대한 고정적인 이미지를 벗어나 더욱 다양한 삶을 보여주기 위해 제작된 이 작품은 신데렐라 역의 가수 브랜디, 우피 골드버그, 제이슨 알렉산더 등이 배우로 참여했다. <ABC> 방송국은 6천만 명이 시청한 이 작품으로 16년 만에 최고 시청률을 경신했다. 뿐만 아니라 이듬해 에미상에서는 '최우수 버라이어티, 뮤지컬/코미디 스페셜'을 비롯한 7개 부문에 후보로 지명된 바 있다.
'프린세스 다이어리' 시리즈
(The Princess Diaries, 2001/2004)
<신데렐라>로 디즈니와 연을 맺은 휴스턴은 브라운하우스와 합작해 '프린세스 다이어리'를 제작했다. <귀여운 여인>(1990), <사랑하고 싶은 그녀>(1999) 등을 만들며 로맨틱코미디 거목으로 군림한 게리 마샬이 연출을 맡았다. 앤 해서웨이라는 걸출한 스타의 등장을 알린 영화는 1억 달러 이상의 수익을 내서 2004년 속편도 제작됐다. 전성기를 지난 휴스턴이 제작해서 큰 성공을 거둔 영화가, 그녀가 줄곧 천착했던 흑인들의 생활상과 비껴나 있다는 점이 아쉬움을 남긴다.
'치타 걸스' 시리즈
(The Cheetah Girls, 2003/2006)
<신데렐라>의 주역들, 휘트니 휴스턴 - 디즈니 - 방송국 <ABC>가 다시 만났다. 10대들을 타겟으로 한 작품으로, 음악영화와 학원물의 조합으로 성공을 거두었다. 첫 편이 650만 명의 시청과 80만 장의 DVD 판매고를 이끈 데에 이어, 스페인을 배경으로 한 2006년작은 그보다 높은 810만 시청을 기록했고 미국뿐만 아니라 유럽, 아시아 등 수많은 나라에 방송됐다. '청춘-음악' 드라마 붐을 이끌었다고 해도 무리가 없을 성공이었다.
as singer
"I Will Always Love You"
"Queen of the Night"
"I Have Nothing"
"I'm Every Woman"
<보디가드>
<보디가드>의 성공은 비단 영화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한국에선 "앤 다이아~~~"로 알려져 있을) 돌리 파튼의 명곡을 데이빗 포스터가 재해석한 "I Will Always Love You", 화려한 코스튬이 눈을 사로잡는 퍼포먼스 신에서 등장한 뉴잭스윙 트랙 "Queen of the Night"은 물론 "I Have Nothing", "I'm Every Woman" 등 휘트니 휴스턴의 주옥 같은 보컬이 돋보이는 명곡들이 전면에 배치된 사운드트랙은 그야말로 날개 돋힌 듯 팔려나갔다. 현재까지 4500만 장 이상의 판매고를 기록한 앨범은 역사상 가장 많이 팔린 앨범 5위, 사운드트랙 1위라는 타이틀을 굳건히 지키고 있다.
"Exhale (Shoop Shoop)"
"Count on Me"
<사랑을 위하여>
<사랑을 기다리며>의 사운드트랙은 90년대 최고의 R&B 프로듀서로 군림했던 베이비페이스가 모든 음악을 담당했다. 그는 휴스턴의 3집 <I'm Your Baby Tonight>에 히트 싱글을 제공했고, <보디가드>의 "Queen of the Night"를 만들었다. 주연 휘트니 휴스턴뿐만 아니라 메리 J. 블라이지, 토니 브랙스턴, 아레사 프랭클린, TLC 등 이름만 읽어도 숨가쁜 여성 보컬리스트들이 베이비페이스가 만든 노래를 불렀다. 휴스턴이 노래한 "Exhale (Shoop Shoop)"을 필두로 앨범 안에 모인 트랙들이 죄다 걸출해, 잘 만든 사운드트랙의 전형으로 손꼽히기도 한다. 미국에서 510만 장, 전세계 1200만 장이 팔렸다.
"I Believe In You and Me"
"Step by Step"
<프리쳐스 와이프>
휴스턴은 어릴 적 교회에서 가스펠로 노래 실력을 키웠다. <프리쳐스 와이프> 사운드트랙은 그녀가 데뷔 이래 발표했던 노래들 곳곳에서 묻어났던 가스펠 창법을 마음껏 즐길 수 있는 앨범이다. 애틀란타의 한 교회에서 조지아 매스 합창단과 녹음한 6곡을 비롯, 전설적인 가스펠 싱어 셜리 시저와의 듀엣 등 이전 영화 사운드트랙에 뒤지지 않을 위용을 자랑한다. 세계적으로 600만 장 이상이 팔려 역사상 최다 판매 가스펠 앨범으로 자리잡았다.
"When You Believe"
<이집트 왕자>(1998)
드림웍스 애니메이션의 야심작 <이집트 왕자>의 주제가 "When You Believe"를, 90년대를 대표하는 두 디바 휘트니 휴스턴과 머라이어 캐리가 함께 불렀다. 애니메이션과 사운드트랙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는 디즈니를 의식한 티가 물씬한 기획이었다. 세기의 라이벌이었던 두 가수의 콜라보레이션인 만큼, 디즈니의 <포카혼타스>(1995), <노틀담의 꼽추>(1996)에 참여한 작곡가 스티븐 슈워츠가 작곡하고 베이비페이스가 프로듀싱을 맡았다. 하지만 시장의 반응은 기대보다 훨씬 미지근했다. 빌보드 싱글 차트에선 고작 15위로 데뷔했고, 어느 나라에서도 차트 1위를 기록하지 못했다. 두 사람은 (<오프라 윈프리 쇼>에 이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함께 무대에 올라 이 노래를 열창했고, 최우수주제가상을 받았다.
"Celebrate"
<스파클>
영화와 마찬가지로 사운드트랙의 첫 싱글이었던 "Celebrate" 역시 휴스턴의 사후에 발표된 트랙이다. 알 켈리가 만든 곡을 모녀지간을 연기한 휘트니 휴스턴과 조딘 스팍스가 듀엣으로 불렀다. 뮤직비디오는 영화 속 클립들과 함께 곳곳에 그녀를 추모하는 흔적들로 채워졌다.
씨네플레이 에디터 문동명(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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