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감독 봉준호[EPA=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https://cdn.www.cineplay.co.kr/w900/q75/article-images/2026-04-13/2d1d4477-29e0-48d1-b43d-48d92e9d01f5.jpg)
태평양을 건너온 두 거장의 조우: '봉준호'와 '데이비드 핀처'의 세기의 대담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아카데미 박물관'에서 한국과 할리우드를 대표하는 두 거장이 역사적인 조우를 가졌다. 11일(현지시간) 열린 대담에서 '봉준호' 감독은 '데이비드 핀처' 감독의 2007년작 '조디악'에 대한 압도적인 찬사를 쏟아냈다.
봉 감독은 '조디악'을 가리켜 "종이 한 장조차 1㎜ 단위로 날카롭게 재단할 것 같은 완벽주의자가 빚어낸 걸작"이라며 짙은 경의를 표했다. 할리우드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마다 '조디악'을 교본처럼 언급했다는 사실은 그가 이 작품에 지닌 애정의 깊이를 증명한다.
이날 대담의 백미는 '데이비드 핀처' 특유의 강박적 연출에 대한 봉 감독의 폭로성 일화였다. 과거 핀처의 사무실을 찾았을 때 색연필마저 무지개색으로 정렬된 광경에 압도당했던 기억, 그리고 배우 '마크 러팔로'가 스무 번 이상의 재촬영 속에서 소품 위치만 미세하게 조정하는 핀처의 집요함에 혀를 내둘렀던 에피소드는 현장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
![데이비드 핀처 감독[EPA=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https://cdn.www.cineplay.co.kr/w900/q75/article-images/2026-04-13/68e8775a-6afe-4e05-8443-98b83382efb2.jpg)
시대를 초월한 '모던 클래식', 그리고 거장의 연출 철학
1960~70년대 미국 캘리포니아를 공포로 몰아넣은 연쇄 살인 사건의 이면을 파고든 '조디악'에 대해 '데이비드 핀처' 감독은 확고한 연출 의도를 밝혔다. 그는 "사건의 단순한 종결이 아닌, 연쇄 살인이 평범한 이들의 삶을 어떻게 파괴하고 어떤 절망을 남기는지 조명하고자 했다"고 역설했다.
재개봉을 가정한 수정 의향을 묻는 질문에 그는 "영화는 그 시대의 부산물일 뿐, 최선을 다해 기록한 후에는 결코 뒤돌아보지 않는다"는 단호한 철학을 내비쳤다. 이에 봉 감독은 '조디악'을 "시간을 이겨낸 영원한 '모던 클래식'"이라 명명하며, 명작 탄생의 비결을 묻는 재치 있는 질문으로 거장 간의 깊은 연대감을 과시했다.
이번 대담은 '아카데미 박물관'이 야심 차게 기획한 '봉준호 감독과 함께하는 주말' 행사의 포문을 여는 핵심 이벤트였다. 대담 직후에는 봉 감독에게 지대한 영감을 준 '조디악'이 4K 리마스터링 버전으로 상영되어 그 의미를 더했다. 아울러 '아카데미 박물관'은 내년 1월 10일까지 봉 감독의 독창적 창작 세계를 심층적으로 탐구하는 특별 전시를 개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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