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부터 감독까지~ 다재다능의 아이콘, 존 크래신스키의 이모저모

〈이프: 상상의 친구〉(2024) 포스터
〈이프: 상상의 친구〉(2024) 포스터

 

보라색 거대한 털덩어리 괴물이 순진한 눈으로 웃고 있다. 어린아이가 좋아할 법한 모습이지만, 그 옆에는 털이 덥수룩하게 난 아저씨가 근엄한 표정을 짓고 있고, 한 여자아이가 보라색 털 덩어리를 끌어안고 있다. <이프: 상상의 친구>(이하 <이프>) 포스터를 보면 어린아이를 타깃으로 한 키즈 영화라고 티를 팍팍 내는 느낌이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면 아이들보다는 어른스러운 척을 하느라 지친 어른이들에게 더 필요한 이야기다.

 

〈이프: 상상의 친구〉
〈이프: 상상의 친구〉

 

주인공 ‘이프'는 상상의 친구로, 어릴 때 상상으로 만들어 낸 친구다.(비슷한 사례로, <인사이드 아웃>(2015)의 빙봉이 있다.) 어렸을 때는 그와 자주 놀지만 세계가 넓어지면서 그들은 자연스럽게 잊힌다. 아이들에게서 잊혀지고 싶지 않은 이프들이 짝이 될 아이들을 찾아 나서는 게 영화의 주요 골자다. 의외의 점은 아이들은 이프들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친구들과 노는 게 즐겁다면 굳이 ‘상상의' 친구를 만들지 않아도 된다. 그렇다면 이프의 진짜 짝은 누구일까. 세상에서 가장 외로운 존재들, 바로 어른이들이다. 영화는 ‘어른이'에 초점을 맞춘 이후부터 탄력을 받고 힘차게 앞으로 나아간다. 보라색 털 덩어리(그의 이름은 블루다)가 하는 말에 왜 눈물이 나는지. <이프>는 처음부터 어른을 위한 동화라는 게 밝혀지자, 감독이 궁금해졌다. 감독 이름에는 익숙한 이름이 적혀있었다. 존 크래신스키. 우리에겐 <콰이어트 플레이스> 감독으로 유명하다. 공포영화에서 사운드를 제거한, 새로운 공포영화를 보여준 그가 이런 감성적인 이야기를 꺼내왔다니. 문득 그의 행적이 궁금해져서 찾아보았는데 예측불허한 재밌는 지점들이 많았다. 장르 불문, 배우부터 감독까지. 오늘은 다재다능의 아이콘인 존 크래신스키의 이모저모를 소개하고자 한다. 


특별하지만 평범했던 어린 시절

 

1979년 10월 20일 미국 매사추세츠주에서 태어난 그는 어머니는 간호사, 아버지는 내과 의사인 의료인 집안의 막내아들이었다. 평범한 가톨릭 신자였던 크래신스키는 고등학교 때 풍자 연극의 주연을 맡으며 처음 무대에 섰다.(이때 각본가가 고등학교 동창인 B.J. 노박으로, <오피스>의 프로듀서 겸 작가, 배우로 활약한다) 이후 대학에서 영어를 전공한 그는 코스타리카에서 영어를 가르치거나, 코스타리카의 마누엘 안토니오 국립공원 해변에서 한 여성을 구해주기도 하는 등 다이내믹한 대학 생활을 보냈다. 한편으론 대학교에서 코미디 그룹의 일원으로 계속해서 무대 주변을 떠나지 않고 있었다.


<오피스>, 물꼬를 트다.

〈오피스〉(2005) 속 존 크래신스키
〈오피스〉(2005) 속 존 크래신스키


인턴 작가로 시작해, 연기 경력을 쌓기 위해 뉴욕으로 떠난 그는 웨이터 일로 돈을 벌며 닥치는 대로 출연했다. 그러던 중 B.J. 노박과의 인연으로 그는 <오피스>의 오디션 기회가 주어지고, 종이 유통 회사의 지적이고 온화한 영업 사원 짐 핼퍼트 역을 따내는 데 성공한다. 그를 연기하기 위해 크래신스키는 실제 종이 회사 직원들을 인터뷰하며 열정을 드러냈고 그는 시리즈의 모든 에피소드에 출연하는 데 성공했다. 종이 회사를 직접 촬영하기도 했는데 이 영상은 오프닝 크레딧에 쓰이며, 나중엔 몇 개의 에피소드를 직접 감독하기까지 했다. 그는 이 작품을 통해 대중에게 자신의 이름을 알리고, 몸값을 4배 이상 높일 수 있었다. 이후 그는 조지 클루니가 연출한 영화 <레더헤즈>(2008)의 주연까지 맡으며 배우로서 빠르게 성장한 한편, <브리프 인터뷰 위드 히디어스 멘>(2009)로 감독 데뷔를 한다. 영화는 대중적으로 성공하진 않았으나 그해 선댄스 영화제 심사위원상에 노미네이트되며, 감독으로서의 재능을 보여주었다. 


존 크래신스키, 성덕이 되다. (feat. 에밀리 블런트)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2006) 속 에밀리 블런트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2006) 속 에밀리 블런트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2006)에서 미란다(메릴 스트립)의 수석 비서로 나온 에밀리 역을 맡은 에밀리 블런트. 크래신스키는 영화 속 그의 모습에 반해 70번 이상 작품을 돌려볼 정도로 그의 열광적인 팬이 되었다. 후에 그는 “운이 좋게도 그녀(에밀리 블런트)가 스토커와 결혼했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한 채 저와 함께 있어줬어요!”라고 말하며 성덕(성공한 덕후)의 면모를 드러냈다. 

 

존 크래신스키와 에밀리 블런트 부부
존 크래신스키와 에밀리 블런트 부부

 

두 사람은 친구를 통해 처음 만난 후 자연스럽게 연인이 되었다. 그렇게 2009년 8월에 약혼한 두 사람은 2010년에 비밀리에 결혼하여 할리우드 대표 워너비 부부로 등극했다. 그는 자신이 에밀리 블런트의 남편임을 굉장히 자랑스럽게 여겼는데, <American Tonight Show>에서 관련된 에피소드를 풀었다. 아내를 만나러 가기 위해 공항에 간 그는 입국 심사대에서 아내를 만나러 왔다고 하자, 직원이 “아내도 내가 아는 배우냐"라고 물었고, “글쎄요, 그건 잘 모르겠지만 에밀리 블런트예요. 혹시 아세요?”라고 답했다. 직원은 “네가? 진짜 네가?”라고 물으며 꽤나 거칠게 입국 도장을 찍어줬다고. 


존 크래신스키의 코미디: <립 싱크 배틀>의 총괄 프로듀서

〈립 싱크 배틀〉 톰 홀랜드의 'Umbrella' 경쟁 상대는 무려 '젠데이아'였다.
〈립 싱크 배틀〉 톰 홀랜드의 'Umbrella' 경쟁 상대는 무려 '젠데이아'였다.
〈립 싱크 배틀〉 채닝 테이텀 'Let it go'
〈립 싱크 배틀〉  채닝 테이텀 'Let it go'

 

아마도 쇼츠/릴스를 자주 본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봤을 <립 싱크 배틀>의 총괄 프로듀서기도 하다. (한국에서는 톰 홀랜드의 Umbrella, 채닝 테이텀의 Let it go 영상이 가장 유명하다.) 2013년, 그는 <Late Night with Jimmy Fallon> 출연을 위한 아이디어 구상 중 <립 싱크 배틀>을 떠올렸고, 이후에 이를 ‘코너' 형태로 발전시켜 큰 성공을 거뒀다. 2016년 7월에는 에미상 후보에 노미네이트되는 성과까지 거두며, 그는 코미디 부문의 프로듀서로서의 입지를 확고히 다졌다. 


존 크래신스키의 액션: <13시간>

 

2014년, 그는 로맨틱 코미디 영화 <알로하>의 주연을 맡았는데, 엠마 스톤, 레이첼 맥아담스, 브래들리 쿠퍼 출연, <바닐라 스카이>의 감독 카메론 크로우가 연출을 맡은 기대작이었다. 하지만 화이트워싱 논란 및 부실한 스토리텔링으로 평단과 관객 모두에 외면을 받았다. 

 

〈13시간〉(2016) 존 크래신스키
〈13시간〉(2016) 존 크래신스키

 

그러던 중 2016년, 그가 스크린에 복귀했는데 이번엔 ‘코미디'가 아닌, 제대로 된 액션 영화였다. 마이클 베이가 연출한 전기 전쟁 영화 <13시간>의 잭 실바 역을 맡았는데, 2012년 주 리비아 미국 대사관 습격 사건을 바탕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본 적 없는 그의 진지한 액션을 만날 수 있었다. 그는 전직 미 해군 특수부대 연기를 하기 위해 25파운드 근육을 늘리고, 신체 훈련을 받았다고. 그는 인터뷰에서 촬영이 끝난 이후에도 그 몸을 유지하려고 노력 중이라고 답했다. 그는 <13시간>에서 웃통을 벗은 자신의 모습을 처음 봤을 때 “저게 누구지? 왜 영화에서 내 역할을 하고 있는 거지?”라고 생각했다고. 실제로 이전까지 ‘몸매 좋은 핫 가이' 이미지와는 거리가 멀었기 때문에 이 영화를 통해 이미지 변신에 성공했다. 이후 아마존 프라임의 드라마 <톰 클랜시의 잭 라이언>에 주연으로 발탁되기도. 

〈13시간〉(2016) 존 크래신스키
〈13시간〉(2016) 존 크래신스키

존 크래신스키의 공포: <콰이어트 플레이스>

 

〈콰이어트 플레이스〉(2018) 존 크래신스키
〈콰이어트 플레이스〉(2018) 존 크래신스키

 

2016년, <13시간> 이후 이렇다 할 활동이 없던 그는 돌연 2018년, 포스트 아포칼립스 호러 영화 <콰이어트 플레이스>로 돌아온다. 그는 연출과 각본, 그리고 주인공 리 애보트 역을 맡아 아내 에밀리 블런트와 함께 출연했다. 소리를 내면 공격하는 괴생명체를 피해 생존을 위한 사투를 벌이는 가족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콰이어트 플레이스>는 극의 설정상 극도로 대사를 제한한 채로 음향 효과로 공포를 극대화했다. 개봉 이후 <콰이어트 플레이스>는 로튼 토마토에서 96% 점수를 얻으며 좋은 평가를 받았고, 전 세계적으로 3억 4천만 달러 이상의 수익을 올리며 흥행에도 성공했다. 

 

〈콰이어트 플레이스 2〉(2021)
〈콰이어트 플레이스 2〉(2021)

 

이후 2021년, <콰이어트 플레이스 2>에서는 가족이 다른 생존자를 만나면서 서사를 확장했다. 1편에서 아이를 보호하려는 부모의 희생, 가족애를 강조했다면 2편에서는 아이들의 성장에 보다 집중해 배경 확대를 충분히 설득한다. ‘소리 내지 말 것'이라는 아이디어가 2편에 이르러 확실한 아이덴티티를 가진 ‘세계관'이 된 셈. 코로나19가 한창이던 2021년에 개봉하였음에도 북미 누적 수익이 1억 달러를 넘기며 흥행에 대성공하여 명실상부 성공한 시리즈로 자리 잡았다.


존 크래신스키와 MCU

 

존 크래신스키는 과거 캡틴 아메리카 역에 오디션을 본 적이 있다. 결국 크리스 에반스가 캐스팅되면서 그는 탈락했지만 그는 “크리스 에반스 좀 봐요. 완전 캡틴 아메리카잖아요”라며 꽤나 쿨하게 받아들였다고. 

그는 이전에도 “토르 수트를 입은 크리스 헴스워스를 보고, 나는 슈퍼히어로가 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하며 탈락에 대한 아쉬움이 없음을 드러냈다. 


가장 섹시한 남자

존 크래신스키
존 크래신스키

 

유머러스하고 애처가인 그는 <13시간> 이후로 굉장히 몸이 좋아졌는데, 사실 그 이전에도 ‘섹시한 남자'의 대표였다. 그는 2006년, 2009년, 2018년, 2019년에 <People>지에서 선정한 가장 섹시한 남자 중 한 명으로, “세일즈맨의 섹시함을 알려주었다. 가장 섹시한 가장"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이프: 상상의 친구>를 제작한 이유

 

〈이프: 상상의 친구〉(2024)
〈이프: 상상의 친구〉(2024)

 


코미디부터 공포까지, 다양한 장르에서 활약해온 존 크래신스키. 그는 <이프>를 두고 “가장 개인적인 영화"라고 표현했다. 그는 아내 블런트와 함께 아이들을 관찰하며 두 딸이 부모 도움 없이 갈 수 있는 ‘마법의 세계'를 보고 아이디어를 얻었다. 그는 아이들이 그 세계 안에서 얼마나 즐거워하는지 봐왔지만, 코로나19가 닥치자 그 빛과 기쁨이 사라져가는 것을 느꼈다고. 그는 “그들의 빛이 사라져 가는 것을 보았다. 그와 동시에 세상에 아이들이 스며들기 시작한 것을 느꼈고 이게 ‘성장’이라는 것을 알았다"고 덧붙였다. 그 순간 크래신스키는 아이들에게 현실 세계의 고통과 상관없는, 자신들이 만든 마법의 세계가 영원한 안식처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기 위해 <이프>를 제작했다고 답했다. 

 

〈이프: 상상의 친구〉(2024) 존 크래신스키
〈이프: 상상의 친구〉(2024) 존 크래신스키

 

재밌는 점은, ‘아이들'만을 위한 영화가 아니라는 사실이었다. 그는 8살 유년 시절 자신이 만들었던 상상의 친구 ‘샘 브레이스'를 위한 영화기도 하다며 제작 이유를 덧붙였다. 그는 “샘(브레이스)은 제 액션 영화의 파트너이자 코미디 듀오였다"라고 말하며, “그와 함께 많은 일을 겪었다”라고 덧붙였다. 

영화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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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개의 상이 신설된다. 제30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집행위원장 신철, BIFAN)는 올해 ‘이춘연 영화인상’을 재개하고 ‘국제영화비평가연맹상’ 도 마련한다. 이춘연 영화인상은 한국 영화 발전에 기여한 고 이춘연 영화인회의 이사장 의 뜻을 기리기 위해 2022년 제정됐으며, 영화 기획 및 제작에 참여하는 프로듀서를 대상으로 한다. 2022년 첫 시상 이후 지난해 한 차례 휴지기를 거쳐 올해 부천에서 제4회 수상자를 발표한다. 2022년 제1회 수상자 백재호 프로듀서, 2023년 제2회 수상자 김지연 프로듀서, 2024년 제3회 수상자 박관수 프로듀서가 역대 수상자이며 2025년은 수상자가 없었다. 올해의 수상자는 영화 〈세계의 주인〉(윤가은 감독, 2025)의 김세훈·구정아 프로듀서가 공동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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