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코>

픽사 애니메이션 <코코>는 멕시코의 축제 ‘망자의 날’ 기간에 사후세계로 들어간 아이 미구엘의 이야기입니다. 이 화려하고 기괴한 사후세계는 실제 ‘망자의 날’ 분위기를 적극적으로 반영했다는데요, 이렇게 영화 속에 등장한 축제는 또 어떤 게 있을까요?


<007 스펙터>

망자의 날

<007 스펙터>의 포스터

<코코>가 화려하고 따듯한 축제를 그렸다면 이 영화는 ‘망자’라는 단어에 힘을 줬습니다. <007 스펙터>입니다. 오프닝 시퀀스 자체가 망자의 날 축제에서 벌어지는 치열한 추격전으로 구성돼있죠. 축제의 시끌벅적함에서 자연스럽게 첩보전의 긴장감으로 이어지는 첫 롱테이크 장면은 다니엘 크레이그의 007, 제임스 본드와 정말 잘 어울립니다.

<007 스펙터>

멕시코의 전통 축제인 ‘망자의 날’은 살아 있는 사람이 아닌 ‘죽은 자들의 날’입니다. 원어로는 ‘디아 데 로스 무에르토스’(Día de los Muertos)입니다. 11월 1일부터 2일까지인데, 미국의 할로윈이 세계적인 문화가 되면서 10월 31일부터 축제 기간으로 치게 됩니다. 할로윈과 비슷하게 코스튬을 입기도 하지만, 대중문화가 섞인 할로윈에 비해 죽음을 상징하는 해골이나 시체 분장을 하는 게 일반적입니다. 그리고 할로윈의 (분장을 한 아이들이 사탕을 받으러 집집마다 돌아다니는) ‘트릭 오어 트리트’(Trick or Treat)같은 전통은 없습니다. 축제 기간 동안 공공기관은 휴무지만 대부분은 평일처럼 업무 후 축제를 즐긴다네요.

007 스펙터

감독 샘 멘데스

출연 다니엘 크레이그, 랄프 파인즈, 레아 세이두, 모니카 벨루치, 크리스토프 왈츠, 데이브 바티스타

개봉 2015 미국, 영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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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빈에 대하여>

토마토 축제

<케빈에 대하여>

<케빈에 대하여> 오프닝을 기억하시나요? 깔끔하다 못해 황량하게 느껴지는 창문을 비춘 후 곧바로 토마토 축제에 흠뻑 빠진 군중들과 케빈의 엄마 에바(틸다 스윈튼)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아마 영화를 안 보셨더라도 CF나 뉴스에서 소개하는 ‘단골 축제’인 토마토 축제는 쉽게 떠올리실 수 있을 겁니다.

<케빈에 대하여>

보통 토마토 축제라고 부르지만 정식 명칭은 ‘라 토마티나’입니다. 스페인의 부뇰에서 매년 8월 마지막 주 수요일에 개최되는데요, 스페인의 추수 감사절이라고 합니다. 한마디로 토마토를 던지면서 올 한 해 농사도 잘 마무리했다는 걸 축하하는 거죠. 원래 ‘거인과 큰 머리’ 민속 축제에서 군중들끼리 토마토를 던지며 한참 싸운 적이 있었는데요, 다음 해에도 똑같이 토마토를 던지며 싸우던 게 아예 축제의 가장 큰 특징이 됐습니다. 1950년대에 워낙 위험해서 중단됐다가 재개됐고, 2013년부터는 참가자 수 조절과 안전성 문제로 축제에 참가하려면 사전에 신청해야 하고 따로 참가비를 받고 있습니다. 토마토 축제에는 반드시 지켜야 하는 네 가지 규율이 있답니다.

부상을 방지하기 위해 으깬 토마토만을 사용한다.
토마토를 제외한 발사체는 허용되지 않는다.
참가자들은 트럭이 지나갈 수 있는 거리를 확보해야 한다.
토마토 던지기를 마치는 신호가 온 다음에는 토마토를 던질 수 없다.
케빈에 대하여

감독 린 램지

출연 틸다 스윈튼, 에즈라 밀러, 존 C. 라일리

개봉 2011 영국,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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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푼젤>

대만 핑시천등축제 & 폴란드 쿠팔라의 밤

<라푼젤>

영화나 애니메이션에서 이만큼 낭만적인 축제를 보신 적은 없을 걸요? <라푼젤>에서 등불을 날리는 장면은 대만의 ‘핑시천등축제’를 떠올리지만, 사실은 폴란드의 ‘쿠팔라의 밤’을 모티브로 했다고 합니다. <라푼젤>은 독일의 그림형제가 쓴 동화이니 이웃 나라 폴란드의 축제를 영화에 좋은 아이디어로 활용했다고 할 수 있죠.

<라푼젤>

핑시천등축제’(平溪天燈節)는 원소절을 기념해서 열리는데요, 원소절은 음력 115일로 우리나라의 정월대보름을 생각하시면 됩니다. 이날을 기준으로 앞뒤로 일주일, 15일 동안 열리는 게 일반적이지만, 천등을 날리는 축제일은 매번 바뀌니까 이 축제를 보고 싶다면 인터넷으로 미리 확인해봐야 한답니다. 대만 전역에서 열리는 대축제지만 천등을 날리는 행사는 타이페이의 핑시 지역에서 이뤄집니다.

‘쿠팔라의 밤’은 원어로 노츠 쿠파위(Noc Kupaly)라 불리고 ‘성 요한 축제’라고도 합니다. 슬라브 족의 전통 축제로 낮이 가장 짧은 하지 직전인 6월 말에서 7월 초 즈음에 열립니다. 유럽에 기독교가 정착화되면서 성 요한의 축일과 겹쳐 문화가 혼합된 축제로 거듭납니다. 폴란드만이 아니라 우크라이나, 벨라루스, 러시아 등에서도 열리지만 등불을 날리는 행사는 폴란드 포즈난 광장에서 진행됩니다. 약 1만 5천개의 등불이 하늘로 날아가는 광경을 볼 수 있다고 합니다.

라푼젤

감독 네이슨 그레노, 바이론 하워드

출연 맨디 무어, 제커리 레비

개봉 2010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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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오>

브라질 리우 카니발

<리오>

사람 손에서 자라 제대로 날 줄도 모르는 새 리오(제시 아이젠버그)가 브라질의 리우 데 자네이루에서 겪는 모험 이야기 <리오>는 연구소에서 정글을 걸쳐 리우 카니발을 보여줍니다. 축제가 영화의 큰 비중이 있는 건 아니지만 화려한 비주얼과 흥겨운 분위기를 안겨주죠.

<리오>

리우 카니발은 세계 3대 축제이자 브라질 최대 축제입니다. 보통 우리가 잘 아는 ‘쌈바!’가 축제의 핵심이라 삼바 축제라고도 불리죠. 가톨릭의 사순절 기간 전인 2월 말부터 3월 초에 5일 정도 개최됩니다. 사순절이 금욕 기간이기 때문에 “마음껏 먹고 즐기자!”는 취지(!)가 몹시 강한 축제입니다. 첫 시작은 스페인 이주민들이 브라질 원주민들의 타악기와 춤을 즐기던 것으로 꽤 오래된 축제이지만 1930년대에 국가적으로 삼바 학교를 개설하는 등 삼바 문화가 급부상하면서 규모가 점점 커져 현재에 이르렀습니다. 전국의 ‘삼바 학교’ 대표 팀들이 퍼레이드를 펼치고 그중 우수팀을 선정하기도 합니다.

리오

감독 카를로스 살다나

출연 앤 해서웨이, 제시 아이젠버그

개봉 2011 브라질, 캐나다,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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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어페스트>

독일 옥토버 페스트

<비어페스트>

<비어페스트>는 제목부터 적나라하게 ‘옥토버페스트’를 떠올리게 하는 영화입니다만, 술과 축제와 ‘청소년 관람불가’의 콤보답게 미국식 화장실 유머와 온갖 개드립이 난무한다고 해서 소개하기가 좀 꺼려지긴 했습니다.  평소 그런 유머를 즐기시는 분이라면 괜찮지만, 그게 아니라면 미국 국민 애니 ‘심슨 가족’에서도 자주 등장하니 관련 에피소드를 보시는 걸 추천하고 싶습니다.
    
독일 옥토버 페스트는 가장 유명한 맥주 축제입니다. ‘옥토버페스트’ 자체는 보통 9월 말에서 10월(October) 중 2주가량 열립니다. 뮌헨이 축제의 중심으로 광장에 맥주 소시지는 기본이고 온갖 놀이기구까지 설치하는, ‘글로벌 축제’입니다. 1810년 바이에른의 황태자 루트비히 1세의 결혼식을 축하하고자 개최됐던 축제가 1880년대부터 공식적으로 맥주를 판매하며 이런 형식이 됐다네요. 옥토버페스트 기간 동안 자그마치 600만 명이 광장에 방문한다네요. 이보다 규모가 작은 프륄링스페스트(Fruhlingsfest)는 4월~5월에 개최됩니다.

<심슨 가족>. 저 초록색 모자도 옥토버페스트의 상징입니다.
비어페스트

감독 제이 챈드라세카

출연 M.C. 게이니, 폴 소터

개봉 2006 미국, 오스트레일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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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거 스플래쉬>

성 카예타노의 날

<비거 스플래쉬>

이탈리아의 작은 섬 판테레리아에서 휴가를 즐기던 록스타 마리안(틸다 스윈튼)과 영화감독 폴(마티아스 쇼에나에츠). 그들에게 마리안의 옛 연인 해리(랄프 파인즈)와 그의 딸 페넬로페(다코타 존슨)가 찾아옵니다. 마침 섬의 지역 축제인 ‘성 카예타노의 날’이 열리고, 축제에 참여한 마리안과 해리, 집에 남은 폴과 페넬로페 간의 기묘한 감정교류가 일어납니다. 지역 축제인 만큼 유명한 축제는 아니지만 판테레리아의 아름다운 풍경과 아우러져 굉장히 인상적입니다. 성 카예타노는 카톨릭 성인으로 그의 축일 8월 7일에 맞춰 축제가 열립니다. 이 섬에는 그의 이름을 딴 교회도 있습니다.

<비거 스플래쉬>
비거 스플래쉬

감독 루카 구아다니노

출연 랄프 파인즈, 다코타 존슨, 마티아스 쇼에나에츠, 틸다 스윈튼

개봉 2015 이탈리아, 프랑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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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수많은 영화들

마쓰리

<인생의 약속>

한 영화만 콕 집어 얘기할 수 없을 정도로 일본의 축제는 영화 속에 자주 등장합니다. 마을 축제나 학교 문화제만으로도 영화 한 편이 뚝딱 나올 정도죠. <너의 이름은.> 같은 애니메이션도 그렇고요. 보통 이들의 축제는 ‘마쓰리’ ‘마쯔리’라고 불리는데요, 제사를 지낸다는 뜻입니다. 신령에게 보내는 의식으로 신사나 마을의 전통적인 공간에서 축제를 즐기고, 장정들이 초대형 가마를 짊어지고 행진하는 행사처럼 특별한 것도 있습니다. 일본 3대 마쓰리로는 간다 마쓰리, 기온 마쓰리, 덴진 마쓰리라고 합니다. 이런 축제기간엔 일본의 전통 의상을 쉽게 볼 수 있죠.

<히로인 실격>

오늘은 여기까지! 이외에도 영화 속의 숨겨진 축제 장면들이 많은데요, 함께 공유하고 싶은 영화가 있다면 댓글로 꼭 남겨주세요!
씨네플레이 에디터 성찬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