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힘 빼고 돌아온 하정우, 영화 〈로비〉

영화 〈로비〉 속 한 장면 [쇼박스 제공]
영화 〈로비〉 속 한 장면 [쇼박스 제공]

하정우가 〈허삼관〉 이후 10년 만에 감독 겸 주연으로 돌아왔다. 그간 〈백두산〉, 〈비공식작전〉, 〈하이재킹〉, 〈브로큰〉 등에서 보여준 강인한 액션 연기로 '고난 전문 배우'라는 별칭을 얻은 그가 이번에는 블랙코미디 영화 〈로비〉를 통해 색다른 모습을 선보인다.

스크린 속 하정우는 때리고 맞고 쫓고 쫓기는 모습으로 관객들에게 익숙하다. 이 때문에 그의 연기가 단조롭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그러나 〈비스티 보이즈〉, 〈멋진 하루〉, 〈러브픽션〉 등을 통해 그는 이미 찌질하고 애잔한 캐릭터도 능숙하게 소화해낸 바 있다.

영화 〈로비〉 속 한 장면 [쇼박스 제공]
영화 〈로비〉 속 한 장면 [쇼박스 제공]

〈로비〉에서 하정우는 국책 사업을 따내기 위해 접대 골프에 뛰어든 스타트업 대표 창욱 역을 맡았다. 연구에만 몰두하던 창욱은 이른바 '로비력'이 부족해 기술력이 떨어지는 옛 친구 광우(박병은)의 회사에 밀릴 위기에 처하자, 국토교통부 실세 최 실장(김의성)에게 접근한다.

골프를 쳐본 적 없는 창욱은 급히 골프와 아부 기술을 익혀 라운딩을 계획한다. 최 실장이 사모하는 여성 프로골퍼 진 프로(강해림)와 로비 전문가 박 기자(이동휘)를 동행시킨다. 한편, 광우는 국토부 장관인 최 실장의 아내(강말금)에게 인기 배우 마태수(최시원)까지 동원해 조 장관의 비위를 맞추는 동안 골프장 대표(박해수)는 아내 다미(차주영)를 앞세워 그린벨트 해제 여부를 엿듣는다.

영화 〈로비〉 속 한 장면 [쇼박스 제공]
영화 〈로비〉 속 한 장면 [쇼박스 제공]

골프장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이 블랙코미디는 황당하면서도 현실적인 상황을 그려내 쓴웃음을 자아낸다. 각 캐릭터의 리얼리티가 살아있어 한국 사회의 단면을 보는 듯한 느낌을 준다. 상사의 비위를 맞추며 자괴감을 느꼈던 관객들에게는 공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요소가 많다.

영화는 무거운 소재를 다루지만, 재치 있는 대사로 분위기를 가볍게 만든다. 하정우를 중심으로 한 배우진은 '말맛'을 살린 뛰어난 앙상블을 보여준다. 이를 위해 출연진은 대본 리딩을 수십 차례 진행했다고 한다. 성동일, 현봉식, 박경혜, 엄하늘 등 조연 배우들도 각자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한다.

다만 이야기 전개나 코미디에 기여도가 낮은 캐릭터가 있는 반면, 강한 개성을 지닌 캐릭터는 부족하다는 점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또한 일부 대사가 명확하게 전달되지 않아 웃음의 효과가 반감되고, 전체적인 전개가 다소 산만하게 느껴진다는 평가도 있다.

〈로비〉는 다음 달 2일 개봉한다.

영화 〈로비〉 속 한 장면 [쇼박스 제공]
영화 〈로비〉 속 한 장면 [쇼박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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