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2일 서울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한 라이언 레놀즈.

2년 전, 정의감과 책임감은 시궁창에 던져버리고 오로지 자신만을 위해 싸우는 이 말도 안 되는 히어로의 등장에 관객들은 열광했다. 몸으로 싸우는지, 입으로 싸우는지 알 수 없을 정도로 러닝타임 내내 재잘대는 수다쟁이 히어로는 스크린을 뚫고 나와 관객들과도 끊임없이 소통했다. 관객들은 그에 응답했고, 덕분에 <데드풀>은 청소년 관람불가의 핸디캡을 안고도 국내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흥행에 성공하며 슈퍼히어로 장르의 새로운 지점을 개척했다. 그리고 세상 매력 터지는 이 히어로가 다시 돌아왔다.

전편에서 그는 홀로 고군분투했지만, 이번엔 혼자가 아니다. (물론 그의 ‘트루 러브’ 바네사(모레나 바카린)는 여전히 그의 곁을 지키지만) <데드풀2>는 데드풀이 미래에서 온 용병 케이블(조슈 브롤린)을 만나 도미노(재지 비츠) 등과 함께 팀을 결성해 악당을 물리치는 이야기를 그린다. 국적, 나이, 키, 몸무게, 심지어 눈동자 색깔까지 이보다 더 꼭 맞을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데드풀과 완벽한 싱크로율을 자랑하는 라이언 레놀즈가 지난 5월 1일 영화 홍보를 위해 첫 내한했다. 그를 직접 만나 영화 안팎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데드풀>이 한국에서 흥행하며 인스타그램에 ‘데드풀대박♥한국만세’ 피드를 올린 걸 봤다. 이번에도 내한한 날 한국어로 멘션을 올렸던데.

=SNS로 팬과 소통하는 것을 굉장히 좋아한다. 내 인스타그램이나 트위터를 보면 알겠지만, “나 오늘 저녁 많이 먹었어” 같은 걸 올리는 게 아니라, 재미난 피드를 올리며 팬들에게 근황도 알리고 함께 이야기 나누려고 한다.

-<데드풀> 이후 배우로서 커리어에 어떤 변화가 생겼나.

=11년을 기다려 <데드풀>에 출연하게 됐다. 그때는 오히려 두려움이 앞섰다. 앞서 도전했던 만화 원작 캐릭터를 통해 실패와 쓴 경험을 맛보곤 ‘혹시 정말 내가 잘못한 건 아닐까. 나 때문에 실패했나’라는 생각이 들어 걱정이 많았다. 그때 오히려 아내가 힘을 실어줬다. 11년이나 투자하고 고생을 했는데 이제와서 하지 않을 거냐고 독려해줬고 그에 용기를 얻어 <데드풀>에 합류하길 결정했는데, 좋은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 물론 커리어에도 엄청난 변화가 있었지만, 가장 큰 변화는 내 꿈을 이뤘다는 점이다.

-개인적으로 마블 히어로들 중 ‘가장 로맨틱한 히어로’인 데드풀을 가장 사랑한다. <데드풀 2>에서도 전편과 같이 러브스토리가 강조되나.

=<데드풀>은 그야말로 사랑 영화였다. <데드풀 2>에도 물론 사랑 이야기가 들어가지만, 큰 틀은 가족영화다. 가족의 의미가 더 많이 들어가있고, 데드풀이 이 세상에서 자신의 위치가 어디인지 찾아가는 과정을 그린다.

발렌타인 데이 멜로 영화처럼 홍보했던 <데드풀>.

-케이블로 새로 합류한 배우 조슈 브롤린과의 호흡은 어땠나.

=조슈 브롤린은 전설적인 배우다. 이미 여러 영화들을 통해 보여주었듯 그는 캐릭터를 소화해내는 능력이 뛰어나다. 뿐만 아니라 주연배우로서의 면모를 제대로 보여주는 배우다. 이때문에 그는 케이블에 완벽하게 빙의된 모습을 보여주었고, 촬영하는 내내 조슈 브롤린이 케이블로 이 영화에 합류할 수 있게 되어서 우리 모두 행운이라고 생각했다.

-<데드풀>에서 주연·제작을 맡은 것에 이어 이번엔 주연·각본·제작뿐 아니라 캐스팅에도 참여했는데, 도미노 역할에 재지 비츠를 캐스팅한 이유는 무엇인가.

=그 캐스팅은 다 내 덕분이다. 하하. (곧 진지한 표정을 지으며) 영화라는 건 ‘팀플레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캐스팅 또한 우리가 모두 다함께 결정을 내린 부분이다. 당시 도미노 역할에 50~100명의 오디션을 봤다. 캐스팅하는데 있어서 나이, 생김새, 몸무게 등은 전혀 상관없었고, 우리가 생각하기에 도미노와 딱 맞는 사람을 찾고 있었다. 그리고 재지 비츠가 오디션장에서 세 번째 대사를 말한 순간, 우리가 원하던 도미노를 찾았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영화 속 그녀를 보면 팬들이 열광할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재지 비츠는 <데드풀 2>의 신 스틸러가 될 것이다.

(왼쪽부터) <데드풀 2>에 등장하는 도미노, 데드풀, 케이블.

-‘엑스포스’라는 새로운 팀이 나오는데, 원작 속 ‘엑스포스’와는 어떻게 다른가.

=가장 큰 차이점은 리더다. 원작에서는 케이블이 ‘엑스포스’를 결성하고 팀의 리더가 된다. 영화에서는 데드풀이 엑스포스를 만들었지만, 그가 팀의 리더가 되진 않는다.

-데이빗 레이치 감독은 <아토믹 블론드>에서 독창적인 액션 시퀀스를 연출해내며 호평을 받은 감독이다. 다른 액션영화에서는 볼 수 없는 장면들이 <데드풀 2>에도 나올 것 같은데. 놓치면 안 될 장면이 있나.

=<데드풀 2>는 데이빗 레이치 감독의 장점이 확실히 드러나는 작품이 될 것이다. 데이빗 레이치 감독의 장기는 어떤 효과를 줘서 멋있는 장면을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맨몸 액션을 혁신적으로 잘 연출한다는 점이다. 사실 데드풀 자체가 큰 효과를 필요로 하는 캐릭터가 아니라 맨몸으로 격투하는 장면이 많아, 서로 잘 맞는 부분이었다고 생각한다. 또 데이빗 레이치 감독은 액션뿐 아니라 감정신도 잘 연출해내는 감독이다. 이 때문에 영화 속에서 스펙터클한 부분과 감정적인 부분의 조화가 잘 이루어진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다.

-<데드풀> 인터뷰 당시 수트가 불편했다고 했는데, <데드풀 2>에서는 어땠나.

=몇 가지 개선사항이 있었다. 일단 입고 벗기가 쉽게 만들어졌다. 그리고 촬영을 하면서 수트 하나가 아닌 여러 개를 돌려 입게 되는데, 새 수트를 입을 때가 가장 힘들었다. 그래서 새 수트를 받으면 집에 가서 일부러 입고 생활하며 부드럽게 만들어 입었다. 처음엔 수트를 입고 벗는 것 자체가 굉장히 복잡해서 몇 시간씩 걸리곤 했는데, 지금은 15분이면 끝난다. (웃음)

-<데드풀 2> 예고편 마지막에 위즐(T.J. 밀러)이 “3편은 필요 없다”고 말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데드풀 3>가 안 나올 가능성도 있는 건가.

=<데드풀> 스토리의 중심은 데드풀에게 비극적인 일이 일어나는 것이다. 그가 최악의 상황에 빠져야만 나오는 액션, 언행, 행동이 데드풀을 더욱 데드풀답게 만든다. 1편에서 데드풀의 얼굴과 함께 그의 삶이 망가졌고, 2편에서도 그를 나락으로 떨어뜨리는 사건이 발생한다. 그런데 3편에서도 그에게 비극이 일어난다면? 이렇게 갈 수는 없을 것 같다. 그래서 이 부분이 참 어렵다. 아마도 다음 영화는 <데드풀 3>가 아닌 ‘엑스포스’에 데드풀이 합류해 팀플레이를 보여주는 영화가 되거나 ‘갬빗’과 같은 다른 캐릭터와 함께 나오는 영화가 될 것 같다. 개인적으로 난 ‘울버린’과 같이 나오는 영화였으면 좋겠다. 그래서 휴 잭맨에게 계속 같이 하자고 설득하고 있는데… (웃음) 어쨌거나 자세한 부분은 어떻게 될지 두고 봐야 할 것 같다.

5월1일 롯데 월드타워에서 열린 레드카펫 행사에 참여한 라이언 레놀즈.


씨네플레이 박지민 기자

사진제공 올댓시네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