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워킹 데드>의 리더 릭 그라임스 역의 앤드류 링컨이 시즌 9에서 하차한다. 최고의 인기를 누리던 드라마 <워킹 데드>는 이제 어디로 가는 걸까?

워킹 데드 9

출연

방송 2017, 미국 AM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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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인기가 예전만 못한 워킹데드

스티븐 연이 연기한 글렌의 죽음으로 시작한 <워킹 데드> 시즌 7의 첫 에피소드는 1700만명이 시청하는 기록을 남겼다. 그러나 후반으로 갈수록 시청률이 떨어졌다. 그도 그럴 것이 많은 사랑을 받던 글렌의 죽음 이후에도 릭 일행이 이렇다할 반격을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아무리 시리즈 최악의 악당인 네간(제프리 딘 모건)의 카리스마가 대단하다고 해도 제대로 된 반격 한번 없이 끌려다니는 모습은 팬들에게도 고문에 가까웠다.

시즌 8은 릭 일행과 다른 생존자 그룹의 연합팀이 네간에게 모처럼 시원한 반격을 쏟아부으며 시작했다. 그러나 <워킹 데드>의 통산 100번째 에피소드이기도 했던 시즌 8의 첫 에피소드 역시 이전의 프리미어 에피소드보다 못한 시청률을 보였다. 거기에 촬영 중 스턴트맨이 추락사하는 사고가 겹치며 제작진의 마음을 무겁게 했다.
시즌의 하반기에 들어 <워킹 데드>는 다시 한번 충격적인 죽음으로 시청률 반등을 노린다. 바로 릭의 아들 칼(캔들러 릭스)의 죽음이었다. <워킹 데드> 팬들에게 칼은 좀 다른 방식으로 소중한 캐릭터였다. 소피아, 페니, 미카, 릿지 등 귀여운 어린이 캐릭터들마저 여지없이 죽어나가는 이 살벌한 드라마에서 칼은 여덟시즌을 살아남았다. 제법 바른 가치관을 완성하며 미래의 리더로서 무럭무럭 자라고 있던 그를, 팬들은 업어키운 심정으로 뿌듯하게 바라보았다. 그래서 칼의 죽음은 충격이라기보다 허망함을 선사했다.

한편으로 좀비 아포칼립스의 대명사 <워킹 데드>가 이제 더 이상 좀비를 중요하게 다루지 않는 상황에 피로감을 느끼는 팬이 많아지면서, 시리즈의 인기는 서서히 식어가고 있었다. 


앤드류 링컨 하차?

시청률 반등을 위해 새로운 영웅을 만들어도 모자란 지금, 생존자 그룹의 리더이자 시리즈의 중심인 릭 그라임스 역을 맡은 앤드류 링컨이 하차한다는 소식이다. 미국 다수의 매체는 앤드류 링컨이 시즌 9의 일부에만 출연한 후, <워킹 데드>에서 하차한다고 밝혔다. 그는 2010년에 시작한 이 시리즈에서 그동안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을 다 보여주었다고 생각하며, 앞으로는 영화에 전념하고 싶어한다는 이야기도 전해졌다.
그동안 참 많은 캐릭터가 죽었지만, 릭은 절대 죽지 않았다. 그럴수록 중심을 잡고 시리즈를 이끌어갈 리더가 절실했다. 한번은 토크쇼에 나온 앤드류 링컨이 자기가 생각하는 릭 그라임스의 마지막을 농담삼아 이야기한 적이 있다. 고립된 상태에서 좀비들의 습격을 받지만, 죽지 않는 자신을 발견한다는 것. 알고보니 자신이 치료제였다는 것이다. 그 정도로 릭은 팬들과 제작진에게 ‘암묵적인 불사 캐릭터’로 인정 받았었다. 


누가 <워킹 데드>를 이끌어갈까?

<워킹 데드>는 앞으로 누가 이끌고 갈까? 우선 릭과 비교할수 있는 무게의 카리스마로는 미숀 역의 다나이 구리라가 있다. 그러나 <블랙팬서>의 활약 이후, 오코예 장군님에게 러브콜을 보내는 작품이 너무 많아, 연장 계약을 장담할 수 없다.
남편 글렌의 복수를 다짐한 매기 역시 근사한 리더가 될 수 있다. 그러나 매기 역의 로렌 코헨 역시 ABC의 <위스크 캐벌리어>에 주연으로 캐스팅되면서 <워킹 데드>에 전념 할 수 없는 상황이다.

불행 중 다행인 것은 시즌 1부터 살아남은 최고의 인기 캐릭터 대릴 딕슨 역의 노만 리더스가 2000만 달러로 계약을 연장했다는 소식이다. 그러나 릭의 오른팔로 묵묵히 자신의 역할을 해내던 그가 그룹의 리더가 된 다는 것은 어딘가 맞지 않는 옷을 입는것 같다.
<워킹 데드>의 인기가 한창이던 2016년, AMC 회장 조쉬 사판은 앞으로 <워킹 데드>의 세계관을 끝없이 확장해서 영원히 끝나지 않는 시리즈를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그렇게 스핀오프인 <피어 더 워킹데드>, 토크쇼 <토킹 데드> 등의 다양한 프로그램이 개발되었다. 그러나 이제는 시리즈의 인기가 확실히 하향세에 있음을 인정해야 할 때가 된 것 같다. 어쩌면, 아직은 박수를 칠때, 릭의 퇴장과 함께 시리즈를 마무리하는 것이 가장 아름다운 방법인지도 모르겠다. 


씨네플레이 객원 에디터 안성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