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프로젝트였나? 10월 17일 공개한 변성현 감독의 넷플릭스 오리지널 〈굿뉴스〉를 보며 그런 생각을 했다. 실제로 일어났던 일본 민간항공기 납치 사건을 모티브로 극화했기에, 한국 배우들뿐만 아니라 일본 배우가 대거 출연했기 때문이다. 특히 얼굴이 익숙한 일본 배우가 다수 등장해 극의 완성도에 힘을 싣는다. 이번 〈굿 뉴스〉에서 강렬한 존재감을 남기는 일본 배우들, 그들을 볼 수 있는 OTT 작품을 간단하게 소개한다.
적군파 리더 덴지
카사마츠 쇼

항공기를 납치해 북한의 평양으로 향하는 공산주의자 집단 ‘적군파’, 그들의 리더 덴지는 다소 감정적일 수 있는 순간들을 이성적으로 타개하려고 한다. 북한으로 향한다는 목적에 최대한 집중하면서도 정작 하이재킹 후 계획은 다소 미비해서, 한편으로 카리스마가 있지만 때때로 무능에 가까운 실책을 보여주는 덴지는 카사마츠 쇼가 연기했다. 언뜻 아야노 고를 연상시키는 카사마츠 쇼는 그보다 좀 더 강인한 얼굴을 하고 있다. 2025년 부산국제영화제에 방문했었는데, 굉장히 능숙하게 한국어로 여러 이야기를 전해 화제가 되기도. OTT로 만날 수 있는 출연작이라면 드라마 〈간니발〉을 뽑을 수 있다. 딸의 요양을 위해 산간 마을로 부임한 순경이 마을을 둘러싼 미스터리를 마주하며 벌어지는 일을 그린다. 한국 관객에게 〈아무도 모른다〉로 익숙한 야기라 유야가 주연을 맡았으며 카사마츠 쇼는 그와 자주 맞닥뜨리는 유력 가문 고토 가의 케이스케 역으로 출연한다. 2022년에 방영한 후 2025년 올해 시즌 2를 방영했다. 디즈니 플러스에서 볼 수 있다.

적군파의 행동대장 아스카
야마모토 나이루

몇몇 관객에겐 덴지보다 이쪽이 더 대장처럼 보이지 않았을까. 덴지를 보좌하는 아스카는 적군파에서 가장 목소리가 큰 인물이다(비유로도, 실제로도). 때때로 자신을 주체하지 못할 것처럼 윽박을 지르는 모습은 항공기 탑승객들을 더욱 혼란스럽게 만든다. 더불어 관객들이 ‘이 사람 때문에라도 무슨 일이 생기겠는데’라며 예측불허의 긴장감을 느끼는 건 보너스. 야마모토 나이루는 아직은 한국 관객에게 익숙한 얼굴은 아닌데, 이번 〈굿뉴스〉에서의 열연으로 눈여겨보는 사람들이 많아지지 않을까. 앞서 카사마츠 쇼가 출연한 〈간니발〉 시즌 2에서 쿠로에 역으로 얼굴을 비춘다. 주연작으로는 영화 〈두 여자, 두 남자〉가 왓챠와 웨이브에서 서비스 중이다. 이혼을 앞둔 부부, 반려묘가 사라지자 함께 찾으러 나섰다가 서로의 불륜 상대와 마주치게 되며 벌어지는 일을 담았다. 야마모토 나이루는 남편과의 이혼을 준비 중인 마치다 아코 역으로 출연했다.

적군파의 막내 유우키
히이라기 히나타

깔끔한 교복 차림, 하얀 피부와 말끔한 인상. 누가 봐도 귀티 나는 이 자그마한 학생이 테러리스트 중 한 명일 줄이야. 적군파의 막내 유우키는 “우리는 내일의 죠다”라는 적군파의 선언을 중얼거리며 이들의 평양행 하이재킹에 합류한다. 이 유우키 역을 맡은 히이라기 히나타는 2021년 데뷔해 현재 가장 탄탄대로를 걷고 있는 일본 아역 배우 중 하나다. 한국 관객들에겐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최신작 〈괴물〉에서 호시카와 요리 역으로 익숙하다. 아마 〈괴물〉을 본 관객이라도 벌써 이렇게 훌쩍 커버린 모습에 다소 놀랐을지 모르겠다. 영화보다는 드라마 출연이 많은데, 아직은 주연 배우의 아역 시절을 맡은 경우가 많다. 왓챠에서 서비스 중인 〈라스트맨 -전맹의 수사관-〉, 티빙과 웨이브에서 만날 수 있는 〈시간을 달리지 마, 연인들〉가 대표적이다. 출연작 밖에서 멋진 모습을 보고 싶다면, 그의 인스타그램을 주시해도 좋다. 어린 시절부터 꾸준히 기타를 연습하고 있어서 자신의 출연작 〈PICU 소아집중치료실〉의 주제곡을 불러올리는 등 종종 노래와 기타 연주를 볼 수 있다.

1만 시간과 악성 치질, 조종사 쿠보 다카히로
시이나 깃페이

비행시간 1만 시간이란 굉장한 대기록 뒤로 악성 치질이란 고통을 감내(?) 하고 있는 조종사 쿠보 다카히로는 시이나 깃페이가 맡았다. 첫 등장부터 치질을 운운하는 사람이지만, 온갖 사고에도 항공기를 침착하게 운행하는 직업정신이 과연 ‘1만시간의 사나이’답다. 영화의 말미에서도 그의 치질은 단순한 유머가 아니라 직업인이 견딘 시간의 상징처럼 언급된다. 시이나 깃페이는 다른 영화에선 좀 더 터프한 캐릭터를 맡은 경우가 많아 〈굿뉴스〉 속 그의 캐릭터가 괜히 의심스러운 관객이 있었을지도. 넷플릭스에서 서비스 중인 드라마 〈사랑 없는 숲: 깊은 상처〉에서 그는 조 무라타라는 인물을 맡아 상대를 쥐락펴락하는 위험한 사기꾼으로 아우라를 내뿜는다. 동명 영화의 확장판인데, 그 유명한 소노 시온의 작품이므로 폭력적인 묘사가 많다는 것은 유의할 것. 이제는 고전에 가까운 작품이지만, 티빙·웨이브·왓챠에서 서비스 중인 〈형사의 눈빛〉이란 드라마도 시이나 깃페이의 깊이를 들여다보기 좋다. 모종의 사고를 겪고 느지막이 형사가 된 나츠메 노부히토 역으로 출연하는데, 캐릭터의 단단한 심성을 또렷하게 표현했다.


운수정무차관 이시다 신이치
야마다 타

적군파의 하이재킹 소식을 듣고 생방송 중 시원하게 욕을 발사하는 이시다 신이치 운수정무차관. 첫 등장부터 블랙코미디의 정수를 보여주지만 영화가 끝날 무렵엔 또 다른 인상을 남긴다. 운수정무차관 역은 야마다 타카유키가 연기했다. 아마도 이 배우 낯익은데… 하고 고심한 사람도 적지 않을 텐데, 우리가 기억하는 야마다 타카유키는 좀 더 슬림한 모습이었기 때문.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 〈전차남〉, 〈크로우즈 제로〉 시리즈, 〈사채꾼 우지시마〉 시리즈 등 그의 대표작만 찾아봐도 시간이 금방 갈 것이다. 그래도 OTT에서 만날 수 있는 대표작이라면, 최근 열연을 펼친 〈살색의 감독 무라니시〉가 아닐까 싶다. 넷플릭스 오리지널로 1980년대 일본 성인물 시장을 뒤흔든 무라니시 토오루의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다. 실패한 세일즈맨에서 성인물계의 거물로 떠오르기까지의 과정에서 야마다 타카유키의 연기는 정말 '판따스띠끄'하다.

운수장관
사노 시로

앞선 인물들에 비하면 비중이 거의 없다시피 하는데도, 이 배우에게 눈길이 갔다면 올해 개봉한 〈해피엔드〉를 봤을 가능성이 높다. 하이재킹 사건으로 한국에 온 일본인 중 한 명인 운수장관은 사노 시로가 맡았다. 그는 최근 〈해피엔드〉에서 학생들의 장난에 오랜 드림카가 박살나자 감시 시스템을 도입한 교장으로 출연했다. 배우 인생이 50년이 다 돼가는 원로배우라서 출연작은 많은데 한국 OTT에서 작품을 찾기는 쉽지 않다. 특히 주연급으로 출연한 작품은 거의 없다시피 하다. 앞서 말한 〈해피엔드〉는 디즈니 플러스에서 볼 수 있다. 왓챠·티빙·웨이브에서 서비스 중인 〈위 아 리틀 좀비〉, 〈금기〉, 한일 합작 영화 〈마이 웨이〉 등에서 그를 만날 수 있다. 동명 영화를 드라마로 옮긴 넷플릭스 오리지널 〈신문기자〉, 왓챠·티빙·웨이브의 〈톳카이 ~불량 채권 특별 환수부~〉도 좋은 선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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