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제 그에게 이런 수식어가 아깝지 않다. ‘국가대표 배우’. 신작 〈왕과 사는 남자〉가 1100만 관객을 돌파하며 유해진은 천만영화 5편을 보유하게 됐다. 믿고 보는 배우라는 표현이 진작에 붙은 유해진이지만, 지금처럼 한국영화가 어렵다는 상황에서 연이어 흥행에 성공하는 건, 감히 ‘유해진의 시대’라 불러도 과언이 아니겠구나 싶다. 〈왕과 사는 남자〉를 통해 누적 관객수 1억 6천만 돌파라는 장대한 기록을 세운 유해진의 흥행작 기록을 정리했다.
유해진의 천만 다섯 손가락

유해진이 출연한 영화 중 천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는 총 5편. 그중 1위는 1300만 관객을 돌파한 2015년 영화 〈베테랑〉이다. 작중 문제아 재벌 3세 조태오(유아인)의 측근 최대웅 역을 맡았다. 어린 조태오에게 무시당하고 조태오를 대신해 회장에게 ‘빠따질’을 당하는 등 수모가 많지만 그래도 재벌 가문에 충성하는 모습이 간사한 악당의 모습을 잘 보여주었다. 다음은 1220만 관객의 2006년 영화 〈왕의 남자〉. 유해진의 천만 영화 중 유일한 조연 출연작이다. 전반적으로 조폭이나 양아치 같은 캐릭터를 맡다가 이 작품의 성공으로 필모그래피가 한층 확장됐다. 광대패의 육갑 역으로 출연해 작중 유쾌함과 감성적인 부분 모두를 이끌어냈다. 〈왕의 남자〉와 근소한 차이의, 1210만을 동원한 〈택시운전사〉가 3위. 광주의 개인택시 기사 황태술 역을 맡았다. 서울에서 기자를 태우고 온 김만섭(송강호)을 끝까지 돕는 조력자로 활약한다. 수더분한 유해진의 매력이 한껏 드러나는 연기로 다소 차가운 영화 속 현실에 따뜻함을 남긴다. 네 번째는 2024년의 시작을 불사른 〈파묘〉다. 장의사 고영근 역으로 최민식, 김고은, 이도현과 함께 케미스트리를 발산하며 영화를 가장 안정적으로 받쳐주었다. 1190만 명을 동원하며 한국 오컬트 영화의 신기원을 썼다. 마지막은 현재 상영 중인 〈왕과 사는 남자〉. 폐위된 왕 이홍위(박지훈)를 모시게 된 엄흥도 역을 맡아 웃음이면 웃음, 눈물이면 눈물, 폭넓은 연기로 관객들을 사로잡았다. 3월 8일까지 1150만 명을 동원했으니 조만간 〈파묘〉의 기록을 넘어 1200만 명 돌파가 눈에 보인다.
합치면 천만 시리즈, 〈타짜〉와 〈공조〉




유해진의 필모그래피는 단일 영화 말고도 든든한 시리즈 영화가 있다. 바로 〈타짜〉와 〈공조〉다. 먼저 〈타짜〉 시리즈는 2006년 〈타짜〉와 2014년 〈타짜: 신의 손〉에서 고광렬로 출연했다. 1편에서는 “고니가 이렇게 보면 진국이에요”로 시작하는 장문의 애드리브를 남기며 무거운 영화의 분위기메이커 노릇을 톡톡히 했다. 반면 2편에선 작중 인물이 많은 고비를 넘긴 터라 조심성이 더해진 모습을 연기로 녹여내 세월의 흐름을 캐릭터에 담아냈다. 1편은 684만 명, 2편은 401만 명을 동원해 도합 1085만 명을 모았다.
범죄를 막기 위해 공조 수사를 펼치는 북한의 형사와 남한의 형사의 이야기를 담은 〈공조〉 시리즈는 2017년, 2022년 개봉했다. 능력치는 만점이지만 꿍꿍이를 알 수 없는 북한 형사 림철령(현빈)을 상대로 능력은 떨어져도 노하우와 성격만큼은 일품인 강진태 역은 유해진에게 찰떡이었다. 영 허술해보여도 할 때는 제대로 한 건 하는 프로페셔널함과 가족들에게 꼼짝 못 하는 소시민적인 모습이 다소 무거운 영화의 분위기를 환기했다. 1편에서 781만 관객을 돌파하며 2편 제작까지 이어졌고, 2편에서도 698만 명을 동원해 도합 1479만 관객을 기록했다.
단독 주연까지 완벽, 〈럭키〉

유해진의 흥행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영화라면 단연 〈럭키〉이다. 수치가 특출난 것은 아니나, 유해진이 생애 첫 단독 주연을 맡은 영화이기에 그 기록은 더 귀중하다. 2016년 개봉한 영화 〈럭키〉는 킬러와 무명배우가 목욕탕에서 사고로 기억을 잃은 후 서로의 처지를 거꾸로 살며 겪는 일을 그렸다. 냉철한 킬러 형욱 역의 유해진은 이후 무명배우 재성(이준)의 삶을 살게 되는데 그 과정에서 그가 보여주는 연기가 정말 기막히게 절묘하다. 최종 성적은 697만 명. 영화가 개봉할 당시에도 유해진은 믿고 보는 배우였지만, 자신보다 주변을 더 빛나게 하는 배우 이미지가 강했다면 〈럭키〉의 성공으로 유해진은 혼자서도 영화 전체를 쥐락펴락할 수 있는 배우임을, 그리고 앞으로도 보여줄 것이 많다는 것을 모두가 알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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