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확실히 마블이 칼을 갈긴 했다. 페이즈 4부터 페이즈 5 도입부까지 한참 죽을 쒔던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는 〈더 마블스〉를 기점으로 약간의 공백기를 취하며 기획 전반을 재검토한다고 밝힌 바 있다. 그렇게 편수를 줄이고 제작 예정 작품을 정리한 마블은 서서히 상승기류를 찾아가고 있는데, 이번에 그 흐름에 한 번 더 박차를 가하는 특별편이 공개됐다. 5월 13일 디즈니플러스로 독점 공개된 〈퍼니셔: 원 라스트 킬〉이다. 이 작품은 디즈니플러스로만 공개하는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 디즈니+ 스페셜 프레젠테이션 시리즈’인데, 스페셜 프레젠테이션은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의 사건을 약 1시간 내외에 풀어낸 스핀오프 중편을 이른다. 2022년 〈웨어울프 바이 나이트〉와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홀리데이 스페셜〉을 내놓은 바 있는데, 이후 꽤 긴 공백기로 마침표를 찍은 듯했다. 그러나 오랜만에 퍼니셔가 주연인 신작이 나오면서 다시금 MCU의 새로운 면을 들여다볼 기회가 생긴 것이다. 5월 13일 한국에 공개된 〈퍼니셔: 원 라스트 킬〉, 꽤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이 작품을 소개한다.
퍼니셔는 누구인가

MCU의 영화만 챙겨본 관객이라면 〈스파이더맨: 브랜드 뉴 데이〉에서 스파이더맨과 다정하게(?) 대화를 나누다 입을 봉인당한 남자가 누군지 궁금했을지 모른다. 이 인물이 바로 퍼니셔다. ‘응징자’(Punisher)라는 히어로 네임처럼 범죄자를 가차 없이 처벌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의 철칙은 단 하나. 악을 저지른 자들을 죽음으로 단죄하는 것. 그래서 항상 안티 히어로 혹은 다크 히어로를 대표하는 캐릭터로 자주 언급된다. MCU의 퍼니셔 역시 마찬가지인데, 그래서 드라마 〈데어데블〉에서 등장했을 당시 ‘데어데블’ 맷 머독(찰리 콕스)과 충돌을 빚기도 한다. 다만 단순히 살인마로 그려지지 않는 건 그의 가족이 범죄 조직 손에 끔찍하게 죽었기 때문이란 잔인한 전사가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원작이든 미디어믹스든 기존 히어로와도 충돌이 잦은 독불장군임에도 악을 처단한다는 불굴의 의지 덕분에 밉상이 되지 않고 사랑받는 캐릭터가 됐다.
MCU의 퍼니셔는 〈데어데블〉에 등장한 이후 〈퍼니셔〉 시즌 1과 2로 시청자들을 만났다. 그러나 마블 스튜디오가 소속된 월트 디즈니 컴퍼니가 디즈니 플러스를 론칭해 독자적인 OTT 플랫폼을 제공하면서 넷플릭스와의 드라마 파트너십이 끊겨 당분간 등장하지 않았다. 그러다가 디즈니플러스와 마블이 〈데어데블: 본 어게인〉으로 넷플릭스 시절 드라마를 MCU에 안착시키며 퍼니셔 역시 MCU로 귀환할 수 있었다.
나, 존 번탈, 퍼니셔

〈데어데블: 본 어게인〉 시즌 2에서 이어진 〈퍼니셔: 원 라스트 킬〉은 퍼니셔가 자신이 몰살시킨 조직의 보스에게 쫓기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다. 이번 작품은 〈스파이더맨: 브랜드 뉴 데이〉 전 퍼니셔를 소개하는 작품임과 동시에, 퍼니셔를 연기하는 존 번탈의 열정을 엿볼 수 있는 작품이다. 왜냐하면 존 번탈이 직접 각본 작업에 참여했기 때문이다. 퍼니셔를 맡게 된 후 원작 코믹스들을 탐독하며(가게에 갈 때마다 사장이나 직원이 꼭 봐야 할 것을 추천해줬다고) PTSD에 시달리는 군인이자 복수귀를 완벽하게 소화한 존 번탈은 이번 작품에 각본과 총괄 제작으로도 참여해 MCU의 퍼니셔를 보다 더 단단하게 만들었다. 이번 중편을 연출한 레이날도 마르쿠스 그린은 〈킹 리처드〉, 〈밥 말리: 원 러브〉 등을 연출한, 영화 쪽으로는 장르보다 드라마에 강세를 보이는 감독이다. 그러나 2022년 〈위 오운 디스 시티〉를 연출하며 이미 존 번탈과 호흡을 맞춘 바 있어 서로의 역량을 최대한 끌어올릴 수 있는 파트너로 적격이었던 셈.
51분의 〈퍼니셔: 원 라스트 킬〉은 이렇게 MCU 부활 신호탄의 전조를 쏘아올린다. 그동안 여러 프랜차이즈가 원작 오독, 캐릭터 붕괴 등으로 곤욕을 겪었는데 마블은 심기일전한 듯 퍼니셔가 사랑받는 그 이유, ‘배드애스’스러움을 이번 영화에 담아냈다. 전반적으로 호평이 이어지는 〈퍼니셔: 원 라스트 킬〉이 진짜 부흥의 신호탄이 될지는 더 지켜봐야 알겠지만 이번 영화로 〈스파이더맨: 브랜드 뉴 데이〉에서 보여줄 퍼니셔의 활약을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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