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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BIFF] “그 달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비추는 달” 이창동·전도연·설경구·조인성·조여정, '가능한 사랑' 말말말

2026 BIFF 〈가능한 사랑〉 (왼쪽부터) 조인성, 조여정, 설경구, 전도연, 이창동 감독 (사진제공=넷플릭스)
2026 BIFF 〈가능한 사랑〉 (왼쪽부터) 조인성, 조여정, 설경구, 전도연, 이창동 감독 (사진제공=넷플릭스)

이창동 감독이 8년 만에 내놓은 신작 〈가능한 사랑〉이 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BIFF)를 찾았다. 아이콘 부문에 초청된 이 작품은 제83회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한국 영화 최초로 심사위원대상을 받은 뒤 처음으로 국내 영화제 관객을 만났다. 이창동 감독과 전도연·설경구·조인성·조여정은 10월 7일 오픈토크에서 관객들과 진솔하고도 유쾌한 대화를 나눴고, 부산 공식 일정의 마지막이었던 GV에서는 작품의 시선과 구조, 결말까지 깊이 있는 이야기를 꺼냈다. 두 자리에서 나온 말, 말, 말을 옮긴다.


2026 BIFF 〈가능한 사랑〉 (사진제공=넷플릭스)
2026 BIFF 〈가능한 사랑〉 (사진제공=넷플릭스)

8년 만에 돌아온 이창동, “과연 그들의 이야기를 내가 이야기할 자격이 있나”

〈가능한 사랑〉의 출발점은 10여 년 전 한 대기업에서 벌어진 대규모 구조조정과 집단 파업, 그리고 진압 사건이다. 당시 사건을 접한 이창동 감독은 그것이 해고 노동자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삶 자체가 바뀌는 계기가 되리라 생각해 영화로 만들고 싶었다며, 취재와 시나리오를 거쳐 프리프로덕션까지 갔지만 끝내 멈췄다고 밝혔다. 이창동 감독은 “과연 그들의 이야기를 내가 이야기할 자격이 있나. 다큐멘터리가 아니고 드라마로 만들어 보여 준다는 게 어떤 의미가 있을까. 내가 이들과 정말 얼마나 가까이 있나. 그 질문에 확신을 가지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2026 BIFF(사진제공=넷플릭스)
2026 BIFF(사진제공=넷플릭스)

오정미 작가의 제안, “나 자신의 정직한 이야기를 할 수도 있겠다”

시작하지 못하던 이야기를 움직인 것은 함께 각본을 쓴 오정미 작가의 제안이었다. 다큐멘터리 감독의 이야기를 같이 해 보자는 것이었다. 이창동 감독은 “해고된 노동자의 고통이 타자의 고통이 아니라 나의 이야기일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만드는 내가 그들을 어떤 눈으로, 어떤 태도로, 어떤 윤리로 바라볼 수 있는가. 그런 나 자신의 정직한 이야기를 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카메라를 든 다큐멘터리 감독 예지(조여정)가 등장하면서 영화는 ‘시선’에 관한 이야기가 됐다. 이창동 감독은 “누군가 카메라를 든다는 것은 누가 누군가를 본다는 의미이고, 본다는 것 자체가 이미 힘을 갖는다. 카메라를 잡고 있다는 것 자체가 일종의 권력을 만든다”고 말했다.

예지를 연기한 조여정은 “현장에서 다큐멘터리 감독 예지로서 온전히 존재하고자 늘 카메라를 들고 틈틈이 무언가를 계속 찍으려 노력했다”며 “영화 속 다큐 팀의 촬영감독님과 PD분들을 실제 촬영감독님과 PD분들로 꾸려 주신 덕분에 역할에 자연스럽게 몰입하는 데 큰 도움을 받았다”고 전했다.

2026 BIFF(사진제공=넷플릭스)
2026 BIFF(사진제공=넷플릭스)

〈데칼로그〉 10부작과 철이의 초월적 시선, “마치 신의 시선처럼”

영화 속 얽히고설킨 여러 시선 중에서도 가장 의미심장한 것은 아들 ‘철이’(정섶)의 시선이다. 이창동 감독은 철이의 시선이 “단순한 보통 아이의 시선처럼 느껴지지 않고, 약간 초월적인 시선처럼 느껴지게끔 의도했다”고 밝혔다.

감독의 설명에 따르면 철이는 아스퍼거 증후군의 특징을 지닌 아이로 설정되어 있다. 감독은 “이 아이는 보통 아이들보다는 자기 세계에 갇혀 있는 듯한 특징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하며, “철이의 시선이 아이의 시선이지만 약간 초월적인 시선, 어쩌면 그것이 관객의 시선처럼 느껴질 수 있게끔 영화 처음부터 설정했다”고 연출 의도를 명확히 했다.

이창동 감독은 이 작품이 故 크쥐시토프 키에슬로프스키 감독의 〈데칼로그〉 시리즈를 영화화하는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시작됐다고 밝혔다. 〈데칼로그〉에는 에피소드마다 사건이 벌어지는 것을 지켜보는 듯한, 마치 ‘신의 시선’처럼 느껴지는 초월적인 인물이 잠깐씩 등장한다. 이창동 감독은 “키에슬로프스키 감독은 돌아가셨지만 그 작가분은 작년까지 살아 계셨는데, 저와 영상통화를 하면서 ‘다른 건 다 당신이 알아서 하되 한 가지 부탁이 있다. 누군가의 초월적 시선을 주는 그것은 어떤 식으로든지 영화에 반영할 수 있겠느냐’고 말씀하셨다”며 일화를 소개했다.

2026 BIFF 배우 전도연(사진제공=넷플릭스)
2026 BIFF 배우 설경구(사진제공=넷플릭스)
2026 BIFF(사진제공=넷플릭스)

“연기를 하지 말라”는 디렉팅의 의미

전도연은 〈밀양〉의 경험 때문에 “고통을 동반한 즐거움일 수도 있겠다고 각오하고 갔는데 현장이 너무너무 즐거웠다”며 이창동 감독 특유의 디렉팅 방식도 회상했다. 그는 “감독님이 배우들에게 연기를 하지 말라고 하시는데, 카메라 앞에 섰는데 연기를 하지 말라니 도대체 무슨 말인가 싶었다”며, “결국 대사가 나의 말처럼 나올 수 있게 ‘말을 하고 느껴라’라는 의미였다”고 전했다. 이어 “〈밀양〉 때는 감독님의 작업 방식을 다 이해하지 못했지만, 지금은 현장에 갈 때 내가 얼마나 마음을 열어 놓고 생각을 비우고 있는지가 가장 중요한 자세였다”고 강조했다.

설경구 역시 “각자의 감정을 가지고 화면에서 살아 있으려고 노력을 했다”며, “제가 제일 듣기 좋은 말이 ‘화면에서 살아 있는 것 같다’라는 말이었다”고 털어놓았다. 조여정 또한 “연기로 무언가를 크게 표현하지 않아도 시나리오 안에 이미 다 들어 있다고 느꼈다”며, “그 순간순간 ‘맞아, 나 지금 진짜 이래’라고 믿기만 해도 그 상황에 맞는 에너지가 절로 나오는 대본이었기에, 그것만 믿고 가만히 잘 있으려 노력했다”고 밝혔다.

2026 BIFF 배우 조인성 (사진제공=넷플릭스)
2026 BIFF 배우 조여정 (사진제공=넷플릭스)
2026 BIFF(사진제공=넷플릭스)

미옥(전도연)의 ‘스티브 잡스’ 이야기는 왜 나왔나, “영화 전체의 주제와 연결”

조인성은 이번 영화의 묘미로 네 인물이 부딪히는 앙상블을 꼽았다. 그는 “영화 속 네 배우가 고기를 굽는 장면처럼 각자 다른 목적과 성향을 가진 캐릭터들이 만나 상호작용하는 ‘캐릭터 플레이’가 가장 흥미롭게 볼 수 있는 대목”이라고 설명했다.

이창동 감독은 해당 장면에 대해 “네 캐릭터를 각각 보여주면서 미묘한 긴장과 어색함이 보여야 하고, 그러면서도 무겁게 가라앉으면 안 되고 재미있어야 한다”고 전했다. 고깃집에서 두 남자는 은연중에 서로를 의식한다. 전형적인 한국 남성 호석(설경구)과 “친절해 보이지만 더 무서운 새로운 형태의 남성” 상우(조인성)다. 감독은 미옥이 꺼내는 스티브 잡스 이야기가 “영화 전체의 주제와 연결되는 대사”라고 했다. 이창동 감독은 “다 해결해 줄 것 같고 우리를 자유롭게 만들 것 같은 새로운 기술의 상징이지만, 무서운 자본과 결합해 우리 삶을 송두리째 앗아갈 수도 있는 존재”라며 영화 속 ‘스티브 잡스’ 이야기를 구상하게 된 이유를 밝혔다.

2026 BIFF 감독 이창동 (사진제공=넷플릭스)
2026 BIFF 감독 이창동 (사진제공=넷플릭스)

“누구에게나 공평한” 평상 위의 달

결말에 대한 질문도 이어졌다. 이창동 감독은 “시나리오를 쓸 때부터 이 엔딩이어야만 할 거라고 아주 자연스럽게 생각했다”며 연출의 확신을 밝혔다. 감독은 “엔딩의 대리석 평상은 단 한 번도 제대로 사용되지 못하고, 결국 고추를 말리고 빨래를 말리는 데만 쓰이는 자기 인생의 실패와 배신, 좌절의 상징처럼 남아 있다”고 풀이했다. 모든 것이 무너진 그 실패의 공간 위에서 부부는 함께 술을 마시며 밤하늘의 달을 올려다본다. 감독은 “그 달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비추는 달”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그 결말이 무엇을 의미하든 간에 우리가 살아가는 인생의 결정적인 장면이 아닐까 싶었다”며, “그 장면에 희망이 깃들어 있든 슬픔이 깃들어 있든, 그것은 보는 사람에 따라 다 다르게 전달될 것이라 생각했기에 필연적인 결말로 삼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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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BIFF] “그 달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비추는 달” 이창동·전도연·설경구·조인성·조여정, '가능한 사랑' 말말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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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10. 15.

[2026 BIFF] “그 달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비추는 달” 이창동·전도연·설경구·조인성·조여정, '가능한 사랑' 말말말

이창동 감독이 8년 만에 내놓은 신작 〈가능한 사랑〉이 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 를 찾았다. 아이콘 부문에 초청된 이 작품은 제83회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한국 영화 최초로 심사위원대상을 받은 뒤 처음으로 국내 영화제 관객을 만났다. 이창동 감독과 전도연·설경구·조인성·조여정은 10월 7일 오픈토크에서 관객들과 진솔하고도 유쾌한 대화를 나눴고, 부산 공식 일정의 마지막이었던 GV에서는 작품의 시선과 구조, 결말까지 깊이 있는 이야기를 꺼냈다. 두 자리에서 나온 말, 말, 말을 옮긴다. 8년 만에 돌아온 이창동, “과연 그들의 이야기를 내가 이야기할 자격이 있나” 〈가능한 사랑〉의 출발점은 10여 년 전 한 대기업에서 벌어진 대규모 구조조정과 집단 파업, 그리고 진압 사건이다.

[시사 첫 반응] '여전히 찬란하게' 씨네플레이 기자 별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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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10. 15.

[시사 첫 반응] '여전히 찬란하게' 씨네플레이 기자 별점

[시사 첫 반응] 연기 인생 65주년, 국민 배우 김혜자의 찬란한 귀환! 〈여전히 찬란하게〉가 10월 21일 개봉합니다. 〈여전히 찬란하게〉는 내 생애 가장 찬란한 순간을 함께한 단짝 친구를 60년 만에 다시 만난 순옥의 이야기인데요. 씨네플레이 주성철 편집장이 언론배급시사회에서 영화를 관람한 후기를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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