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여전히 찬란하게' 속 장면 [페이지원필름·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https://cdn.www.cineplay.co.kr/w900/q75/article-images/2026-10-15/9c199251-b791-4603-b814-18edc2035165.jpg)
잊혀지지 않을 1942년의 참혹함, 스크린에 되살아난 역사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배우 '김혜자'가 일제강점기 위안부 피해자들의 삶을 조명한 영화 '여전히 찬란하게'로 9년 만에 스크린에 돌아왔다. 지난 15일 열린 언론 시사회에는 건강상의 이유로 부득이하게 불참했으나, 그는 친필 편지를 통해 "두 소녀를 그저 아픈 역사의 한 장면으로만 바라보지 않으셨으면 한다"는 묵직한 진심을 전하며 작품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드러냈다.
![영화 '여전히 찬란하게' 속 장면 [페이지원필름·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https://cdn.www.cineplay.co.kr/w900/q75/article-images/2026-10-15/f64430fb-344c-4ec7-8bbe-43c9bac3fef3.jpg)
짓밟힌 순수와 60년 만의 재회, 시대를 관통하는 서사
1942년 경상도의 깊은 산골, 둘도 없는 단짝인 소녀 순옥(박서경 분)과 정임(최주은 분)은 고된 노동 속에서도 웃음과 희망을 잃지 않는 순수한 존재들이다. 하지만 태평양전쟁을 일으킨 일제의 잔혹한 수탈은 이 작은 산골 마을의 평화마저 무참히 짓밟는다. 영화 '여전히 찬란하게'는 참혹한 시대를 견뎌낸 순옥이 60년이라는 긴 세월을 돌고 돌아 단짝 정임과 재회하는 과정을 밀도 있게 그려낸다. '오직 그대만'(2011)과 '거미숲'(2004)으로 섬세한 연출력을 인정받은 '송일곤' 감독이 메가폰을 잡아, 소녀들의 가슴 시린 과거와 백발이 된 현재를 교차시키며 깊은 여운을 남긴다.

은퇴 결심 돌린 감독의 한 줄, 스크린에 새겨진 거장의 헌신
'김혜자'는 2017년 개봉작 '길' 이후 오랜만에 영화 현장으로 복귀했다. 당초 2025년 방영된 드라마 '천국보다 아름다운'을 끝으로 연기 인생의 마침표를 찍으려 했으나, '송일곤' 감독의 끈질긴 설득과 진심 어린 편지가 그의 마음을 움직였다. 그는 "편지에 적힌 '순옥은 울지 않습니다. 그녀는 친구와 함께 한 시간이 여전히 찬란하다는 사실을 마지막까지 믿는 사람입니다'라는 문장이 가슴에 깊이 박혔다"며 출연 배경을 밝혔다. 이어 "우리가 반드시 기억해야 할 고통스러운 역사지만, 잊지 않고 품는다면 아주 오래전의 작은 빛도 다시 우리를 비출 수 있다고 믿는다"며 관객들의 마음에 작은 희망이 닿기를 기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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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를 담아낸 클로즈업, 현존 최고 배우를 향한 찬사
서울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송일곤' 감독은 "인간을 향한 따뜻한 연민을 지닌 순옥의 시선이 무엇보다 중요했다"며 '김혜자'의 캐스팅이 필연적이었음을 강조했다. 65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다져진 대배우의 내공이 순옥이라는 인물에 투영될 때 발현되는 압도적인 에너지를 확신한 것이다. 특히 인물들의 찬란했던 순간을 극대화하기 위해 클로즈업 기법을 적극 활용했다. 감독은 "선생님의 얼굴에는 거대한 우주가 담겨 있다"며 "대사 없이도 미묘한 표정과 눈빛만으로 모든 감정을 설명해 내는 경이로운 여정이었다"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세대를 초월한 연기 앙상블, 온기로 채워진 촬영 현장
함께 호흡을 맞춘 후배 배우들 역시 연기 장인이 뿜어내는 품격에 깊은 존경심을 표했다. 할머니 정임 역을 맡은 배우 '차미경'은 "하얀 도화지 위에 물감이 아름답게 번지는 듯한 수채화 같은 경험"이라며 감격스러운 소회를 전했다. 어린 정임을 연기한 '최주은'은 "마음껏 연기하라는 선생님의 격려가 큰 용기가 되었다"며 후배를 향한 따뜻한 배려에 감사를 표했고, 이장 곽씨 역의 '조성하'는 "우리나라의 가장 소중한 보물이자 인간문화재"라며 찬사를 보냈다. 끝으로 '송일곤' 감독은 "아름다웠던 시절은 반드시 기억되어야 한다"며 "실컷 울고 난 뒤 사람이 순해지듯, 극장을 나서는 관객들의 마음이 훈훈해지기를 바란다"는 '김혜자'의 당부를 대변하며 영화가 지닌 진정한 가치를 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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