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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영화] 제인 오스틴 명작 '이성과 감성', 28일 개봉…19세기 로맨스의 숨막히는 재현

'오만과 편견'의 제인 오스틴 원작, 133분 러닝타임으로 재탄생, '데이지 에드가 존스' 주연의 정통 시대극

영화 '이성과 감성' 포스터 [유니버설 픽쳐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영화 '이성과 감성' 포스터 [유니버설 픽쳐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19세기 영국의 유산 상속과 엇갈린 자매의 운명

사랑 앞에서는 냉철한 이성도, 뜨거운 감성도 때로 길을 잃는다. '조지아 오클리' 감독의 신작 '이성과 감성'은 각자의 방식으로 사랑에 빠지고 상처받는 두 자매를 통해 인간 내면의 복잡한 심리를 밀도 있게 탐구한다.

이 작품은 영국 문학의 거장 '제인 오스틴'이 1811년 발표한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삼았다. 이야기는 19세기 영국의 가혹한 상속 제도인 한정 상속(Entailment)에서 출발한다. 아버지가 세상을 떠난 뒤 남성 후계자에게만 재산이 귀속되는 제도 탓에, 대시우드 가문의 네 모녀는 평생 살아온 웅장한 저택을 떠나 낯선 시골 마을로 내몰린다.

결혼이 사랑의 결실인 동시에 경제적 생존을 위한 유일한 수단이었던 시대상을 배경으로 하지만, 작품이 꿰뚫어 보는 인간의 복잡다단한 내면은 현대 관객에게도 깊은 공감을 이끌어낸다.

영화 '이성과 감성' 속 한 장면 [유니버설 픽쳐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영화 '이성과 감성' 속 한 장면 [유니버설 픽쳐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이성과 감정의 대립, 사랑의 진정한 의미를 묻다

장녀 '엘리너'('데이지 에드가 존스' 분)는 매사 신중하고 이성적인 인물이다. 몰락한 가족을 건사하기 위해 자신의 감정을 철저히 통제하며, 사랑에 빠지는 순간조차 속마음을 쉽게 드러내지 않는다. 반면 동생 '메리앤'('에스메 크리드마일스' 분)은 감정에 솔직하고 열정적이다. 그녀에게 사랑은 계산하거나 억누르는 대상이 아니라, 온 마음을 다해 불태워야 하는 맹렬한 감정이다.

'조지아 오클리' 감독은 "두 자매는 많은 여성이 내면에 동시에 품고 있는 상반된 두 가지 힘을 상징한다"고 설명했다. 영화는 전혀 다른 성향의 인물들이 누구에게 강렬하게 끌리고, 어떤 뼈아픈 과정을 거쳐 상대의 진심을 깨닫게 되는지 설득력 있게 그려낸다. 이는 오늘날 대중적으로 유행하는 '성격유형검사'(MBTI)에 비추어 보아도 흥미로운 지점이다. 자신과 결이 맞는 유형에 즉각적인 호감을 느끼고, 반대 유형에는 방어적인 태도를 취하는 현대인의 관계 맺기와 궤를 같이한다.

'메리앤'은 자신처럼 자유분방하고 감정 표현에 거침없는 '윌러비'('프랭크 딜레인' 분)와 단숨에 운명적인 사랑에 빠진다. 그러나 성향이 닮았다는 사실이 상대의 진실성까지 담보하지는 않는다. 이와 대조적인 인물이 '브랜든 대령'('할버트 노르드룸' 분)이다. 그는 섣불리 감정을 앞세우기보다 묵묵히 곁을 지키며, 자신의 욕망보다 상대의 안위를 최우선으로 여긴다.

'엘리너'와 마음을 나누는 '에드워드'('조지 맥케이' 분) 역시 화려한 밀어 대신 묵직한 배려와 책임감을 보여주지만, 과도한 신중함 탓에 의도치 않게 상대에게 상처를 남기기도 한다. 이들이 빚어내는 로맨스는 단순한 열정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약속을 지키려는 무거운 책임감, 상대를 온전히 존중하는 태도, 그리고 스스로의 감정을 절제할 줄 아는 품위가 어우러져 비로소 성숙한 '어른의 사랑'으로 나아간다.

영화 '이성과 감성' 속 한 장면 [유니버설 픽쳐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영화 '이성과 감성' 속 한 장면 [유니버설 픽쳐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35㎜ 필름이 담아낸 회화적 영상미와 시대극의 품격

고전적인 영국 시대극 특유의 유려한 미장센도 '이성과 감성'의 빼놓을 수 없는 관전 포인트다. 끝없이 펼쳐진 초원과 고풍스러운 저택, 정교하게 고증된 의상과 화려한 무도회 시퀀스는 19세기 영국의 시대적 공기를 스크린에 생생하게 소환한다. 넷플릭스 '브리저튼' 시리즈 등을 통해 당시의 사교계 문화와 결혼 풍습에 친숙해진 관객이라면 더욱 깊이 있게 몰입할 수 있다.

제작진은 리얼리티를 극대화하기 위해 영국 전역의 실제 역사적 명소와 대자연을 로케이션으로 활용했다. 대시우드 일가가 머물던 화려한 저택은 영국 도싯(Dorset) 지역에 위치한 17세기 실제 건축물에서 촬영되었으며, 네 모녀가 쫓겨나듯 이사한 소박한 시골집은 데번(Devon) 주 다트무어(Dartmoor)의 낡은 석조 건물을 정교하게 개조해 완성했다.

특히 '조지아 오클리' 감독은 35㎜ 필름 카메라와 빈티지 렌즈를 과감하게 도입해, 마치 한 폭의 명화를 보는 듯한 부드럽고 질감 있는 영상미를 구현했다. 인위적인 조명을 배제한 자연광과 바람에 스치는 풀꽃 등 자연의 미세한 움직임을 적극적으로 포착해 인물들의 요동치는 내면에 생명력을 불어넣었다.

올해 열린 '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월드 시네마 부문에 공식 초청되어 국내 관객들에게 압도적인 호평을 받은 바 있다. 오는 28일 정식 개봉하며, 러닝타임은 133분, 12세 이상 관람가다.

영화 '이성과 감성' 포스터 [유니버설 픽쳐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영화 '이성과 감성' 포스터 [유니버설 픽쳐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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