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할리우드와 미국, 전 세계 사람들은 세상을 떠난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를 애도했다. 우리나라 관객에게도 영화로 친숙한 인물이라, 별세 소식은 충격으로 다가왔다. 할리우드 셀럽들은 그의 발자취가 자신의 인생에 미친 영향을 증언하며 고인의 안식을 빌었다. 미국 방송계 최대 시상식인 에미 어워드는 코로나19 여파로 비대면으로 진행했다. 상을 주고받는 사람들이나 TV로 시상식을 본 사람들 모두 축제 분위기를 느끼긴 어려웠다. 진행자 지미 키멜의 말대로 “이 시국에 누가 시상식을 열어요?”라는 생각이 들면서, 이게 일상이 된 세계가 오지 않을까 두렵다. 엄숙함과 두려움, 약간의 희망이 어우러진 한 주 동안 우리가 놓쳤던 말들을 정리했다.


이제 남성적인 영웅 역할은 안 하려고요

- 키트 해링턴

<왕좌의 게임>의 존 스노우는 음모와 배신이 난무했던 드라마 안에서 가장 도덕적이고 흑백이 분명한 캐릭터였다. 하지만 그를 연기한 키트 해링턴이 앞으로 이런 역할을 맡는 걸 보긴 어려울 것이다. 최근 한 인터뷰에서 해링턴은 남성적인 영웅 역할은 더 이상 하지 않을 것이라 선언했다. 그는“말이 거의 없고 영웅적인 역할을 하고 나니, 이제 더는 하고 싶지 않다. 남성적인 영웅 캐릭터는 지금 세상엔 그다지 필요하지 않은 것 같다”라고 말했다. 그는 남성들이 감정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건 세계 대전 이후 아버지와 아들, 그 아들이 물려받은 트라우마”라고 생각하며, 앞으로는 그런 남성성과 트라우마를 탐구하는 역할을 맡고 싶다고 밝혔다.


중국 문화의 이해 없이 '랑랑'의 전기 영화를 만들 순 없다

- 룰루 왕

론 하워드 감독이 중국 출신의 세계적 피아니스트 랑랑의 전기 영화를 제작하고 직접 연출한다. 오랫동안 다양한 장르의 영화를 만든 감독인 만큼 프로젝트에 대한 기대가 크겠지만, 비판의 목소리도 있다. 그중 한 사람이 룰루 왕 감독이다. 그는 SNS에 “중국 문화와 문화대혁명이 예술가와 지식인에게 미친 영향, 서양 제국주의의 영향을 깊이 이해하지 않고 랑랑의 이야기를 하는 건 불가능하다”라며 우려를 표했다. 하워드나 제작사 이매진 엔터테인먼트가 “중국 동북지방의 문화적 특수성이나 성장기 체벌의 문화적 측면을 잡아낼 사람들이라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또한 디즈니의 <뮬란>이 최근 동북아시아 권역에서 비판을 받는다는 점을 지적하며, 2020년에도 이런 논의가 계속되는 것에 “정말 지친다”라고 덧붙였다. 룰루 왕의 의견에 사람들은 “론 하워드가 문화적 특수성을 이해할 리가 없다”라며 동조하거나 “중국인/아시아인만 이런 영화를 연출할 자격이 있는 건 아니다”라며 반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