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한 번 도약한 연상호표 좀비물, '군체' 간략 후기와 말말말 (feat. 구교환의 좀비 인사)

〈군체〉
〈군체〉

연상호가 또 한 번의 좀비물 진화를 이끌었다. 영화 〈군체〉는 최근 칸국제영화제에서 공개를 마치고, 5월 21일 개봉을 앞둔 5월 20일 한국 기자들을 만났다. 스스로의 몸에 백신을 주사한 서영철이 빌딩 내부에 생화학 테러를 일으키며 벌어지는 일을 담은 〈군체〉는 집단으로 움직이는 감염자를 그려내 새로운 방향의 좀비물로 완성됐다. 개봉 하루 전, CGV용산아이파크몰점에서 진행된 언론 배급시사회와 기자간담회에서 〈군체〉와 영화의 주역들을 만난 이야기를 전한다. 이날 현장에는 연상호 감독과 배우 전지현, 구교환, 지창욱, 신현빈, 김신록이 참석했다.


〈군체〉 기자간담회 현장. (왼쪽부터) 지창욱, 김신록, 신현빈, 연상호 감독, 전지현, 구교환 (제공=쇼박스)
〈군체〉 기자간담회 현장. (왼쪽부터) 지창욱, 김신록, 신현빈, 연상호 감독, 전지현, 구교환 (제공=쇼박스)

이미 〈부산행〉과 〈반도〉로 한국판 좀비물을 보여줬던 연상호 감독은 최규석 작가와 함께 〈군체〉를 썼다. 〈군체〉의 특징은 바로 좀비가 ‘군집생물화’됐다는 것. 생물학자 서영철(구교환)이 퍼뜨린 바이러스는 감염자들을 하나의 집단지성을 형성하는 생명체로 변이시킨다. 그렇게 바이러스가 퍼진 건물에 고립된 권세정(전지현)과 생존자들은 구조대를 부르기 위해 서영철 생포라는 막중한 임무를 수행해야 한다.

그 과정에서 영화는 기존 작품보다 한층 더 발전한 비주얼과 좀비의 행동을 묘사한다. 감염자들은 피뿐만 아니라 점액을 흩뿌려 정보 교류가 용이한 환경을 만드는데 그 끈적한 점액을 보면 관객마저 몸이 근질근질해질 정도다. 거기에 집단지성으로 조금씩 진화하는 감염자를 그리기 위해 사족보행부터 이족보행까지 그 움직임을 점차 디테일하게 묘사해 영화의 몰입을 돕는다.

그렇게 하나가 되는 감염자들과 달리 개개인의 이해관계가 다른 생존자 일행은 거듭 갈등이 이어지며 긴장감을 유발한다. 다수가 이루는 하나에 대항하기에 하나로 채워진 다수는 어쩔 수 없이 와해되며 연상호식 군상극으로 이어진다. 하나 이 과정은 곧 또 다른 인물의 합류로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며 끝을 맺는다. 그동안 장르물 아래에서 인간의 민낯과 그럼에도 인간성을 탐구한 연상호 감독다운 작품이다.

〈군체〉 기자간담회 현장의 연상호 감독 (제공=쇼박스)
〈군체〉 기자간담회 현장의 연상호 감독 (제공=쇼박스)

이날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주역들은 얼마 전 칸국제영화제에서 “많은 힘을 얻고 왔다”고 입을 모아 말했다. 그러면서 연상호 감독은 “그런데 오늘 아이맥스관에서 다같이 보니 그게 (칸영화제에서보다) 더 좋았다”고 말하며 국내 개봉을 앞둔 즐거움을 감추지 않았다. 연상호 감독은 〈군체〉를 기획하게 된 계기가 A.I.라고 밝혔다. 그는 “인공지능이 구동하는 원리가 재밌어서 파보니 그게 보편적 사고의 총합 같은 느낌이었다”며 “그래서 인공지능의 세상에서 가장 인간다움이란 건 개별성이 아닐까, 그렇게 생각하며 이야기를 구상했다”고 설명했다.

〈군체〉 기자간담회 현장의 전지현 (제공=쇼박스)
〈군체〉 기자간담회 현장의 전지현 (제공=쇼박스)

“특별한 인물이기보다 관객들이 권세정인 것처럼, 다양한 상황 속에서 선택하고 따라올수 있도록 하는 것이 포인트”였다고 밝힌 권세정 역의 전지현은 그런 부분에서 액션 또한 최대한 적정선을 찾으려 노력했다 전했다. 그는 “권세정은 교수님이기에 (어떤 식으로 액션을 소화할지) 감독님과 의견을 많이 나눴다”며 “하지만 어떤 상황에서도 위기를 모면하는 인물이라, 적정한 수준을 지키면서 하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연 감독은 “(〈군체〉는) 룰이 변화하고 관객이 따라가야 하는 영화인데, 권세정이 바로 룰을 찾아내고 깨닫는 얼굴”이라며 “(전지현이) 영화배우시니 영상에 나오기만 해도 그게 영화”라고 전지현에 대한 무한한 신뢰를 보냈다.

〈군체〉 기자간담회 현장의 구교환 (제공=쇼박스)
〈군체〉 기자간담회 현장의 구교환 (제공=쇼박스)

서영철 역으로 새로운 악역을 선보인 구교환은 “100명의 서영철을 만든다는 개념”으로 연기했다고 말했다. 작중 서영철이 감염자를 움직이는 두뇌이기 때문. 그는 감염자들을 “아이들”이라고 부른다며 “우리 아이들과 저는 동선적, 행위적으로 연결된 연기를 했다. 아이들의 연기를 보고 영감을 받기도, 제가 이렇게 움직였으니 이런 식으로 해달라 부탁드리기도 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작중 감염자들의 소리를 따라한 후 “지금은 ‘올 때 메로나’라고 아이들에게 영상편지를 보냈다”고 덧붙여 웃음을 자아냈다.

〈군체〉 기자간담회 현장의 김신록 (제공=쇼박스)
〈군체〉 기자간담회 현장의 김신록 (제공=쇼박스)
〈군체〉 기자간담회 현장의 지창욱 (제공=쇼박스)
〈군체〉 기자간담회 현장의 지창욱 (제공=쇼박스)

김신록과 지창욱은 작중 누나 현희와 동생 현석으로 호흡을 맞췄다. 하반신을 사용하지 못하는 누나 현희를 동생 현석이 업는 장면이 자주 등장한다. 지창욱은 “많은 장면에서 붙어있으니 저도 모르게 의지가 되고 힘이 됐다”며 “물리적으로 오는 피로감은 있지만 그거보다는 누나에게 정서적으로 연결이 된 것 같아 힘을 내게 됐다”고 소감을 전했다. 김신록 또한 “남매의 전사가 나오지 않는데 신체적으로 가깝다 보니 직관적으로 관계가 잘 보였다. 보편적인 남매들처럼 진솔한 얘기를 하지 않아도 따듯한 관계가 잘 보인 것 같다”며 “지창욱 배우의 감각이나 감정을 즉각적으로 느낄 수 있었고 그것으로 교류가 일어나는 경험을 했다”고 두 사람의 호흡을 회상했다.

〈군체〉 기자간담회 현장의 신현빈 (제공=쇼박스)
〈군체〉 기자간담회 현장의 신현빈 (제공=쇼박스)

신현빈은 작중 건물 밖에서 사태를 조사하는 공설희 역을 맡았다. 신현빈은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외부에서 해결하려고 하는 사람이자 가족이 건물 내부에 고립된 상황”이란 점을 염두에 두고 “감정적 밸런스를 어떻게 가져가는 것이 관객들에게 설득이 될 수 있을지를 고민했다”고 고충을 전했다.

〈군체〉 기자간담회 현장의 연상호 감독 (제공=쇼박스)
〈군체〉 기자간담회 현장의 연상호 감독 (제공=쇼박스)

이번 작품으로 세 번째(애니메이션 포함 네 번째) 좀비물에 도전한 연상호는 “군집으로 움직이는, 다소 추상적인 개념을 몸으로 표현하는 게 어려운 작업”이었다며 “그전에 (좀비를) 연기했던 브레이크 댄서와 스턴트맨 배우들 외에도 아방가르드한 현대무용을 하는 팀을 세 팀 섭외했다. 추상적인 개념을 몸으로 표현하는 게 익숙한 분들이라 아이디어도 많고 표현도 잘하셨다”고 좀비 배우들에게 공을 돌렸다. 지창욱은 “현장에서 좀비를 만났을 때 경이로웠다. 모든 것이. 분장, 움직임, 연기 모두 감탄스러웠다”고 회상하며 “좀비의 눈을 유심히 바라본 건 처음인 것 같다. 그래서 좋은 리액션이 나올 수 있었다”고 감사를 표했다.

연상호 감독이 연출하고 전지현, 구교환, 지창욱, 신현빈, 김신록이 출연한 〈군체〉는 5월 21일 개봉한다.

영화인

[인터뷰] 커리어 사상 최고의 파격적인 시도, '와일드 씽' 강동원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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