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룩 쉴즈, 피비 케이츠, 왕조현 그리고 소피 마르소. 이 배우들은 1980~90년대 한국의 학생들에게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남학생들의 책받침 속에 살고 있었으니까.
오늘은 책받침 배우 가운데 소피 마르소에 대해 알아보려고 한다. 11월10일 개봉한 <뷰티풀 레이디스>에서 소피 마르소의 얼굴을 찾아볼 수 있다. 부조리한 교도소 내 여성의 모습을 담은 <뷰티풀 레이디스>에서 소피 마르소는 남편의 탈옥을 도운 죄목으로 수감된 문학교사 마틸드를 연기한다. 아, 그리고 11월17일, 오늘은 그녀의 생일이라고 한다.
1966년생인 소피 마르소는 한국 나이로 51세다. ‘벌써 그렇게 됐나’ 싶었는데, 에디터의 나이를 생각해보니 ‘소피 마르소가 이제 쉰이라고?’ 싶은 생각이 든다. 소피 마르소는 데뷔를 이른 나이에 했다. 그녀는 15살이던 1980년, <라붐>으로 전 세계 남학생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라붐>: 영원한 첫사랑의 아이콘
소피 마르소라는 이름은 여전히 <라붐>에 연결된다. 저 유명한 장면과 음악을 쉽게 잊기 어렵다.
그런데 솔직하게 말해보자. <라붐>을 본 사람이 얼마나 될까. 실제로 당시 <라붐>은 국내에 정식 개봉하지 않았다. 2013년에야 정식 개봉했다. 사실 우리에게 익숙한 것은 <라붐>의 노래 '리얼리티'(Reality)와 1편의 엄청난 성공으로 제작된 <라붐2>의 노래 '유어 아이즈'(Your Eyes)였다. 하나 더 보태면 1988년에 제작된 <여학생>(L'Etudiante)이 있다. 이 영화에 사용된 노래는 '유 콜 잇 러브'(You call it love)다. 이 노래가 너무 유명해서 아예 영화의 제목을 <유 콜 잇 러브>라고 부르기도 했다.
1980년대 전세계적인 소피 마르소의 열풍에 당시 한국도 동참했다. 그녀는 국내 화장품 브랜드 ‘드봉’ 광고를 촬영했다. 광고에서 소피 마르소는 화사한 표정으로 “드보옹~”이라고 말한다. 주윤발이 “사랑해요, 밀키스”를 장국영이 “투유”를 외칠 때다.
<브레이브 하트>: 할리우드로 진출
프랑스인들의 사랑을 받긴 했지만 아이돌 취급을 받았던 소피 마르소는 파격적인 전라 연기(<지옥에 빠진 육체>)도 불사하며 배우로서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려고 노력했다. 반(半)자전 소설 <거짓말쟁이>를 쓰기도 했다. 1985년, 자신보다 26살이 많은 폴란드 출신의 감독 안드레이 줄랍스키와의 동거는 큰 충격이었다.
줄랍스키와의 만남으로 배우로서 차곡차곡 성장하던 소피 마르소는 1995년 제작된 <브레이브 하트>에서 이사벨라 공주를 연기한다. 멜 깁슨이 직접 연출하고 주연을 맡은 <브레이브 하트>를 통해 소피 마르소는 국제적인 인지도를 갖게 됐다. 이후 그녀는 미켈란젤로 안토니오니, 빔 벤더스 공동 연출의 <구름 저편에>, 버나즈 로즈 감독의 <안나 카레니나> 등에 출연했다.
<007 언리미티드>: 섹시한 변신
맙소사! 1999년, 소피 마르소가 본드걸이 됐다. <007 언리미티드>에 출연한 것이다. 그전까지 소피 마르소가 (노출을 많이 하긴 했지만) 여전히 청순한 이미지의 배우였다면 <007 언리미티드>에서는 달랐다. 그녀는 제임스 본드를 사랑하지 않는 악역 일렉트라 킹을 연기했고, 피어스 브로스넌 버전의 제임스 본드를 없애기 위해 유혹하기도 한다. 어린 시절 책받침 속 그녀의 변신을 보는 건, <007 언리미티드>의 유일한 관람 포인트였다. 좀 과장해서 말하면 <007 언리미티드>의 소피 마르소는 <수어사이드 스쿼드>의 마고 로비 같은 존재라고 할까. 소피 마르소는 “다리 때문에 캐스팅되진 않았다”고 했지만 <007> 시리즈, 특히 <007 카지노 로얄> 이전의 영화에서 본드걸의 역할은 그 정도에 머물러 있었다.
소피 마르소는 지금도 여전히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2002년에는 <사랑한다고 말해줘>라는 작품을 직접 연출하기도 했다. 이 영화로 몬트리올영화제에서 감독상을 받았다. 2011년 개봉한 영화 <디어 미>에서는 상큼한 프랑스식 코미디를 선보였고, 2014년에 개봉한 <어떤 만남>에서는 격정적인 베드신을 보여주기도 했다.
2000년 이후 소피 마르소가 출연한 영화가 꾸준히 국내에 소개되고 있지만 마음에 콕 박히는 인상적인 작품이 없는 건 사실이다. 세월의 무게에 주름은 생겼지만 여전히 아름다운 소피 마르소의 다음 대표작을 손꼽아 기다린다.
씨네플레이 에디터 두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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