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4회 골든글로브 시상식, 메릴 스트립

74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공로상을 받은 메릴 스트립의 수상소감이 화제였습니다. 그녀는 트럼프 당선자의 인종차별 정책들을 정면으로 비판했는데요. 대배우 메릴 스트립이 진심을 담은 한마디 한마디가 그녀가 출연한 작품들만큼이나 깊은 울림을 주었지요. 그동안 있었던 인상적인 수상소감들을 몇 개 소개합니다.


루이즈 플레처
제48회 아카데미 시상식 
/ 여우주연상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1975) 48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무려 5개의 상을 받은 명작입니다. 특히, 루이즈 플레처가 연기한 ‘랫체드 간호사 <양들의 침묵>의 한니발이나 <미저리>의 애니 윌킨스와 함께 전설적인 악역으로 유명하지요. 그러나 이런 무시무시한 역할로 상을 받았던 루이즈 플레처의 수상소감에서 예상 못한 감동을 받을 줄은 아무도 몰랐습니다. 트로피를 받은 그녀는 갑자기 수화를 섞어 소감을 이야기하는데요. 바로 객석에 있는 자신의 청각장애인 부모를 위해서였습니다. 아카데미 최초로 수화가 섞인 수상소감이었습니다.


조디 포스터
제70회 골든글로브 시상식
/ 공로상

70회 골든 글로브 시상식(2013)에서 올해 메릴 스트립이 받았던 공로상(세실 B. 데밀상)을 받은 조디 포스터는 수상소감에서 커밍아웃합니다. 이미 많이 알려져 있던 사실이긴 하지만, 공식석상에서 이야기하는 것은 처음이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정치적인 메시지를 무게 있게 선언하는 문장들이 아니었습니다. 그녀는 배우로서 자신의 삶과 주변 사람들에 대한 고마움을 약간 흥분되고 즐거운 어투로 이야기했었지요.


마이클 무어
제75회 아카데미 시상식
/ 장편 다큐멘터리상

마이클 무어는 75회 아카데미 시상식(2003)에서 미국 콜럼바인 고등학교의 총기난사 사건을 주제로 한 <볼링 포 콜럼바인>으로 장편 다큐멘터리상을 받았습니다. 그는 이날 시상식에 참여한 다큐멘터리 부문 다른 후보들을 모두 데리고 시상대에 올랐습니다. 그리고 부시 대통령에게 부끄러운 줄 알라며 직격탄을 날렸지요. 특히 이라크전에 대해 강도 높은 비난을 쏟아 냈습니다. 지금도 가장 강렬한 수상소감으로 기억됩니다.


조 페시
제63회 아카데미 시상식
/ 남우조연상

어느 시상식이나 방언이 터진 것처럼 장시간 수상소감을 이야기하는 수상자들 때문에 골치입니다. 58회 에미상 시상식(2006)의 사회를 맡았던 코난 오브라이언은 배우들에게 수상 소감을 짧게 해달라고 협박(?)을 했는데요. 배우 밥 뉴하트를 밀폐된 공간에 가두고 시상식이 시간 안에 끝나지 않으면, 공기가 부족해 그가 죽을 수밖에 없다는 상황극을 펼쳤었죠. 이와는 반대로 아주 짧은 수상소감으로 사람들을 당황하게 한 영화인도 있습니다.

63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좋은 친구들>로 남우조연상을 받은 조 페시는“은혜롭고 영광스럽습니다. 감사합니다. (This is an honor and privilege, thank you.)라는 아주 짧은 소감을 남겼습니다. 이보다 더 짧은 수상소감이 있었는데요. 41회 아카데미 시상식(1968) 공로상에 호명된 알프레드 히치콕은 느릿느릿 걸어 나와서 딱 한마디를 남겼습니다. "Thank You."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제88회 아카데미 시상식
/ 남우주연상

88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의 가장 큰 이슈는 남우주연상 후보에 5번째 오른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수상 여부였습니다. 그동안 놀려대던 팬들도 이번엔 제발 좀 줘라” 하는 분위기였지요. 아니나 다를까 <레버넌트: 죽음에서 돌아온 자>에서 신들린 연기를 보여준 그에게 남우주연상이 돌아갔습니다. 그동안 간절히 바라던 상에 대한 소회가 어떨까 궁금했지만, 그보다는 평소 유명한 환경운동가답게, 인류와 지구에 대한 메시지를 잔뜩 풀어놨었지요. 어쨌거나 팬들에게는 10년 묵은 체증이 내려가는 것 같았습니다.


매튜 맥커너히
제87회 아카데미 시상식
/ 남우주연상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마지막으로 고배를 마셨던 2014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달라스 바이어스 클럽>의 매튜 맥커너히가 남우주연상을 받았었습니다. 고만고만한 영화에서 몸 좋고 얼굴 잘생긴 남자 역으로 소비되던 매튜 맥커너히가 연기자로서 인정받은 지 얼마 안된 시점이었지요. 그는 언제나 마음속에서 자신의 영웅은 ‘10년 후의 자신이라며, 꿈을 좇는 행위 자체의 위대함을 이야기했습니다.


휴 로리
제63회 골든글로브 시상식
/ TV 드라마 부문 남우주연상

63회 골든글로브 시상식(2006)에서 <하우스 M.D.>의 휴 로리가 TV 드라마 부문 남우주연상을 받습니다. 그는 감사할 사람을 세어보니 172명이나 되어서, 그들의 이름을 하나씩 적어 바지 주머니에 넣어왔다며 썰을 풉니다. 그리고 실제로 바지 주머니에서 쪽지를 추첨하듯 랜덤으로 꺼내어 한 명씩 낭독했었지요. 센스 있는 수상소감을 이야기할 때 가장 자주 이야기하는 사례입니다.


할리 베리
제74회 아카데미 시상식
/ 여우주연상

오스카에서 처음으로 흑인 배우에게 수여되는 여우주연상이었습니다. <몬스터 볼>(2002)74회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에 호명된 할리 베리는 북받치는 감정 때문에 한참 동안 소감을 말하지 못했습니다. 그녀는 마땅히 상을 받아야 했을 흑인 여배우들의 이름을 나열하며 기쁨을 같이 했습니다. 같이 후보에 올라있던 <물랑 루즈>의 니콜 키드먼, <브리짓 존스의 일기>의 르네 젤위거, <침실에서>의 시시 스페이섹 등도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었지요. 분명 인류가 한걸음 나아가는 순간이었습니다.


씨네플레이 객원 에디터 오욕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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