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14일은 우리들의 영원한 스네이프 교수, 앨런 릭먼이 세상을 떠난 날입니다. 69세의 나이였죠. 너무나 갑자기 세상을 등진 그에게 전 세계가 애도를 표했습니다. 벌써 1주기가 되었네요.
우리에겐 <해리 포터> 시리즈의 스네이프 교수로 친숙한 그! 하나의 아이콘이 된 '스네이프 교수'를 넘어, 그는 훨씬 더 많은 매력을 지닌 배우였습니다. 오늘은 그의 지난날을 돌아보며 잘 알지 못했던 그의 매력들을 하나하나 짚어보고자 합니다.
중후한 앨런 릭먼만 기억한다고?
앨런 릭먼의 젊은 시절 사진입니다. 다소 생소하지 않으신가요? 영화 속 앨런 릭먼의 얼굴을 떠올려봅시다. 중후한 매력의 모습만이 스쳐 지나가는군요. 그는 1988년 <다이 하드>로 처음 스크린에 얼굴을 내비쳤습니다. 그의 나이 43세 때의 일이죠.
그는 원래 그래픽 디자인을 전공했다고 해요. 학교 졸업 후 디자인 관련 회사를 차리기도 했으나...! 그의 천직은 연기였던 것! 배우에 대한 꿈을 버리지 못하고, 왕립 연극학교에 입학해 연기를 시작했죠.
그는 20대를 연극 무대 위에서 보냈습니다. 젊은 시절부터 치명미 뿜뿜하는 그! 무대에서 쌓은 탄탄한 연기력을 바탕으로, 1978년엔 TV 드라마 <로미오와 줄리엣> 티볼트 역에 캐스팅됩니다. 이를 통해 본격적으로 대중들에게 얼굴을 알리기 시작했죠. 이후 10년 동안 드라마에서 얼굴을 비추다 <다이 하드>로 스크린 데뷔를 치르게 됩니다. 그의 미친 연기력은 할리우드의 주목을 끌기에 충분했죠.
그가 탄생시킨 얼굴들
그는 '악역'으로 할리우드에 눈도장을 찍었습니다. <다이 하드>의 '한스 그루버'는 영화 속 기존 악당들의 틀을 깬 독보적인 캐릭터였죠. 비열하고 잔인한 걸 넘어 우아하고 기품 있기까지 했으니까요.
케빈 코스트너 주연의 <로빈 후드> 속 '노팅엄 영주' 또한 한번 보면 지우기 힘든 악당 캐릭터입니다. 코믹함과 멍청함을 버무린 사이코 악당 '노팅엄 영주'는 그의 연기 스펙트럼을 증명해내는 캐릭터였죠. 두 캐릭터로 단방에 자신의 얼굴을 알린 그는 보다 더 많은 영화에서 인상 깊은 역할로 명성을 떨치기 시작합니다.
그의 가장 이색적인 얼굴을 볼 수 있었던 영화 중 하나는 SF 코미디 <갤럭시 퀘스트>겠네요. 이 영화에서 그는 생계를 유지하려 외계인을 연기해야만(!) 하는 배우, '알렉산더' 역을 맡았습니다. 마음 놓고 망가지다가도 특유의 포스를 뿜뿜하던 그! 의도치 않은 앨런 릭먼의 멋짐이 녹아난 캐릭터였죠.
마성의 중년미를 뽐내던(이라고 쓰고 바람피운 나쁜 X라고 읽는다) <러브 액츄얼리> 속 '해리'도 인상 깊은 캐릭터였습니다. 해리는 위기의 중년이었죠. 가정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미혼의 회사 여직원에게 홀랑 넘어가버린 그! 자신을 원망하던 아내 앞에서 흔들리던 그의 눈빛이 인상 깊은 영화였습니다.
그래도 그의 인생 캐릭터는 단연 <해리 포터> 시리즈의 '세베루스 스네이프 교수'입니다. 무미건조한 표정, 올블랙의 의상, 강단 있는 모습까지. 시리즈 내내 다크한 포스를 풍기며 악역 미션은 도맡아 하던 그. 마지막 편에선 '해덕'들의 최애 캐릭터로 등극하는 반전을 선보였죠. 앨런 릭먼은 스네이프 교수 그 자체였습니다. 그가 아닌 스네이프 교수는 상상도 할 수 없죠.
입체적인 연기를 위해 <해리 포터>의 작가 J.K. 롤링은 책이 나오기도 전에 스네이프에 얽힌 비하인드스토리를 그에게 미리 알려주었다고 하네요. 영화의 작업이 끝날 때까지 비밀을 지킨 채, 스네이프 교수와 소통을 이어왔을 그. 왠지 스네이프 교수와 닮은 점이 많아 보입니다.
압도적인 동굴 목소리
스네이프 교수를 언급하니, 자동으로 그의 목소리가 들리는 것 같지 않나요? 딱 떨어지는 억양, 조목조목 따지는 듯한 말투의 동굴 목소리는 모두를 압도하기에 충분한 포스를 지니고 있었습니다. 그는 제레미 아이언스와 함께 '가장 완벽한 남성의 목소리'에 꼽히기도 했다는군요. 짝짝짝. 동의합니다.
그는 목소리 연기만으로도 큰 사랑을 받곤 했습니다.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에서는 우울증+편집증에 빠진 로봇, '마빈'의 목소리 연기를 맡았고, <앨리스> 시리즈에서는 그녀의 스승과도 같은 조력자, '압솔렘' 목소리 연기를 맡았죠.
연기에서 연출, 사운드 트랙까지
그는 '훌륭한 연기자'에서 멈추지 않았습니다. 스스로 각본을 쓰고 연출을 맡으며 영역을 넓혀나갔죠. 1997년 각본과 연출을 맡은 <겨울방문객>은 베니스 국제영화제의 황금사자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2014년엔 케이트 윈슬렛 주연의 시대극 <블루밍 러브>를 연출하기도 했죠. 이 영화 또한 토론토 국제영화제의 갈라스 부문에 노미네이트되기도 했습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자신의 출연작 중 몇 편의 사운드트랙 작업에도 참여했죠. 대표작으로는 팀 버튼 감독이 연출한 <스위니 토드: 어느 잔혹한 이발사 이야기>가 있겠군요. 연기와 연출에 사운드트랙 작업까지 어느 하나 놓치지 않은 그! 영화에 대한 그의 사랑을 알 수 있습니다.
순정남, 앨런 릭먼
왠지 엄청난 '츤데레'일 것 같은 그의 마지막 반전 매력! 그는 어마어마한 순정남입니다. 한 여자와 평생 함께했죠.
그는 19세에 만난 여자친구, 리마 호튼과 2012년 뉴욕에서 비밀리에 결혼식을 올렸습니다. 반지 하나 주고받는 간소한 결혼식이었죠. 로맨틱한 결혼식입니다. 19살에 만나 50년 동안 교제한 두 사람의 스토리는 뒤늦게 전 세계로 퍼져 팬들에게 큰 감동을 선사했습니다. 첫사랑과 함께한 그의 삶이 <해리 포터> 시리즈의 스네이프 교수의 삶과 겹쳐 보임은 물론이죠.
<해리 포터> 시리즈에서 '해리 포터'를 연기했던 다니엘 래드클리프는 그를 "촬영장에서 만난 사람 가운데 가장 많은 지지와 용기를 준 사람"으로 기억합니다. 그와 여러 번 연기 호흡을 맞춘 배우 엠마 톰슨은 그의 별세 소식을 듣고"그의 유머와 지성, 지혜, 친절함" 이 스쳐 지나간다고 말했죠.
많은 이들의 마음에 따스하게 남은 앨런 릭먼. 오늘은 미처 보지 못한 그의 영화를 다시 찾아보는 것도 좋겠군요. 딱딱한 캐릭터 뒤에 숨겨져 있던 그의 따스한 웃음을 생각해보면서 말입니다.
씨네플레이 에디터 코헤토
재밌으셨나요? 내 손 안의 모바일 영화매거진 '네이버 영화'를 설정하면 더 많은 영화 콘텐츠를 매일 받아볼 수 있어요. 설정법이 궁금하다면 아래 배너를 눌러주세요.






















댓글 (0)
댓글 작성
댓글을 작성하려면 로그인이 필요합니다.
로그인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