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한 계산 속에서 모든 게 이뤄지는 영화 촬영장. 그 안에서 배우들은 약속된 연기를 펼치는 게 정석이지만, 때로는 감각적인 센스를 발휘해 즉흥 애드리브를 만들어내기도 합니다. 우연의 산물인 애드리브 한 마디는 영화사에 오래도록 기억되는 명대사가 되기도 하죠. 영화 속 배우들의 애드리브는 수도 없이 많지만, 어려~업게 몇 개만 뽑아봤습니다! 그럼 빠르게 보실까요? (늘 그렇듯~! 놓치고 싶지 않은 인생 애드리브가 있다면 같이 공유해요, 우리~)
밥은 먹고 다니냐?
<살인의 추억>(2003)
영화 <살인의 추억>을 본 사람이라면 잊혀지지 않는 대사가 아닐까요. 송강호(박두만)는 유전자 감식 결과로 인해 강력한 용의자, 박현규(박해일)를 풀어주며 "밥은 먹고 다니냐"라는 대사를 던집니다. 대본에 없던 대사입니다. 봉준호 감독은 이 상황에 적절한 한 마디를 송강호에게 부탁했고, 송강호는 피가 마르도록 이 대사를 연구했다고 합니다. 카메라를 정면으로 쳐다보며, 송강호는 실제로 어딘가 있을 범죄자에게 이 말을 전하고 싶었다고 하네요. "이런 범죄를 저지르고도 밥이 목으로 넘어가냐?"
조커의 박수
<다크나이트>(2008)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은 애드리브를 극혐!하기로 유명한 사람입니다. 완벽하게 제어된 상황 속에서 연출하기를 좋아하죠. 그런 놀란 감독 역시 인정하게 만든 애드리브의 주인공은 히스 레저입니다. 고든(게리 올드만)이 경찰청장으로 진급하자 비꼬는 듯한 애티튜드로 조커는 손뼉을 칩니다. 대사 한 마디 없는 짧은 장면임에도 조커에 빙의된 듯한 히스 레저의 행동은 놀란 감독마저 놀란(?)게 만들었죠. 또한 허공에 총을 쏘며 광기 어린 말투로 조커가 뱉은 "Good evening ladies and gentlemen!", 이 대사 역시 히스 레저의 애드리브라고 하네요.
싯싯-싯싯
<양들의 침묵>(1991)
"나를 조사하려던 인구조사 직원의 간을 포도주 안주로 먹어버렸어"라고 말하며 "싯-싯-싯" 소리를 내는 안소니 홉킨스(한니발 렉터)의 소름 끼치는 소리와 저 표정 좀 보세요! 이 장면 역시 안소니 홉킨스가 직접 만들어 낸 애드리브입니다. 리허설 당시, 조디 포스터를 겁주기 위해서 장난으로(?) 낸 소리를 영화에 진짜로 쓰게 된 것이죠. (<양들의 침묵> 애드리브 관련해서는 여러 가지 말들이 많습니다. 극중 조디 포스터를 향한 안소니 홉킨스의 모욕적인 발언 모두가 실제 그의 애드리브라는 믿기 힘든 소문이...)
모히또 가서 몰디브 한 잔?
<내부자들>(2016)
작년, 가장 많이 회자된 영화 속 대사는? 음, 아마도 "모히또 가서 몰디브 한 잔?"일 겁니다. 이병헌은 원래 대사였던 "몰디브 가서 모히또 한 잔?"이 너무 밋밋하다고 느껴져 재치있게 몰디브, 모히또 두 단어의 위치를 바꿨다고 합니다. 이 애드리브는 무거운 소재를 다루는 <내부자들> 속에서 쉼표 역할을 톡톡하게 해냈죠.
Here's Johnny!
<샤이닝>(1980)
호러 영화 갑 오브 갑, <샤이닝>에서 가장 유명한 장면입니다. 영화는 안 봤어도 이 짤은 너무나 잘 알려져 있죠! 도끼로 문을 부순 후 까꿍~^__^ "히이~얼↗쓰 - 조ㅑ~아↘니↗" 오메나~ 소름 끼쳐버리는 이 대사가 잭 니콜슨이 현장에서 만든 드립이었다니. 미국 유명 토크쇼인 '자니 카슨 쇼'의 오프닝 멘트를 떠올려 만든 즉흥 애드리브 대사라고 하네요. 사실, 이 촬영 장면은 60개의 문을 사용해 무려 3.일.동.안이나 찍었다고 합니다. 체력적으로 너무나 힘든 잭 니콜슨이 촬영을 끝내버리고 싶어 질러버린(?) 애드리브가 극중 최고의 한 마디 되었죠!
나 아트박스 사장인데
<베테랑>(2015)
<베테랑>은 애드리브의 천국입니다. 류승완 감독은 배우들의 순발력 있는 애드리브의 힘을 믿기에 현장에서 대본을 수정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하는데요. 특히나 등장만으로도 폭소를 자아냈던 마요미의 "나 아트박스 사장인데"는 영화가 공개된 후 큰 화제가 되었죠. 그럼에도 역시! 애드리브 하면 빼놓을 수 없는 사람은 오.달.수! "걔 지금 밥 먹을 때 침 질~질 흘려가지고 턱받이 하고 먹는다더라"는 원래 대사에 "밥-주면 막↗ 좋~아하고"(ㅋㅋㅋ)라는 애드리브를 더해 관객들의 폭소를 자아냈죠. <베테랑> 곳곳에는 오달수X황정민의 애드리브도 숨어있다고 합니다. 어디까지가 대본이고, 어디부터가 애드리브인지 궁금하네요!
You talkin' to me?
<택시 드라이버>(1989)
You talkin' to me? You talkin' to me? 스틸만 봤을 뿐인데... 트래비스(로버트 드 니로)의 광기 어린 모습이 자동 재생되는 이 장면! 너무나 유명하죠. 거울 앞에서 혼자 독백을 하는 로버트 드 니로의 연기는, 약속된 것이 아니었습니다. '거울을 보며 독백한다'는 설정만 주어졌을 뿐, 모든 대사들은 로버트 드 니로가 즉흥적으로 만든 애드리브입니다. "You talkin' to me?" 거울을 보며 말하는 로버트 드 니로의 짧은 대사는 트래비스의 정신(나간) 상태를 완벽하게 표현했다는 평을 받았죠. 오래도록 회자되고, 패러디되는,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대사 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숀의 아내 이야기
<굿 윌 헌팅>(1998)
숀(로빈 윌리엄스)은 윌(맷 데이먼)에게 갑자기 죽은 자신의 아내 이야기를 꺼냅니다. 기억나시나요? 에디터는 너무 마음 아팠던 기억이 떠오릅니다. "나의 아내는 긴장을 하면 방귀를 뀌곤 했었어. 여러 가지 앙증맞은 버릇이 많았지만 자면서까지 방귀를 뀌곤 했어. 어느 날 밤엔 소리가 어찌나 컸던지 개까지 깼지. (중략) 아내가 세상을 떠난 지 2년이나 됐는데 그런 기억만 생생해. 멋진 추억이지. 그런 사소한 일들이 말이야. 제일 그리운 것도 그런 것들이야. 나만이 알고 있는 아내의 그런 사소한 버릇들, 그게 바로 내 아내니까. (중략) 인간은 불완전한 서로의 세계로.. 서로를 끌어들이는 거야." 이 대사 전부가 로빈 윌리엄스의 애드리브였습니다. 이 장면을 다시 보면, 실제로 빵 터지는 맷 데이먼의 모습과 (카메라맨이 웃어서) 흔들리는 카메라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죠.
털봐라 털! 어우~징그렁
<사랑이 무서워>(2011)
한 번도 안 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본 사람은 없다는 이 전설의 영상을 아시나요. 영화의 흥행은 처참했어도 이 장면은 네티즌들 사이에서 꽤 유명합니다! 홈쇼핑 란제리 동영상을 보며 음흉한(?) 행위를 하던 임창정은, 엄마 김수미에게 그 순간을 들키죠. 그리고 이어지는 두 배우의 미친 애드리브 향연(ㅋㅋㅋ)! 김수미는 즉석에서 "테이프 좀 가져와봐"라고 하더니 이 장면을 99% 애드리브로 만들어냈다고 합니다. "그만 좀 주물러라. 아이고~ 이 썩을 놈아. 물러터지겠다. 아우~징그렁!(중략) 털 봐! 털! 짐승 털갈이 하냐, 이놈의 새끼야, 짐승 털갈이 해? 사람 사는 방에 개밥 쉰내가 나!" 여러분 설명이 너무 어렵습니다. 더 이상의 설명은 여기까지... 백문이 불여일견! 우울할 때마다 꺼내보는 것을 추천드립니다(찡긋)!
빗속의 이 눈물처럼
<블레이드 러너>(1982)
"나는 너희 인간들이 상상하지 못할 것들을 봤어. (중략) 그 기억들 모두 시간 속에서 사라지겠지. 빗속의 이 눈물처럼. 죽을 시간이다." 누군가는 SF 영화 대사 중, 가장 유명한 대사를 꼽으라면 <블레이드 러너> 속 이 최후의 대사를 떠올릴 겁니다. 리들리 스콧이 가장 사랑하는 대사라고 알려져 있는 "빗속의 이 눈물처럼"은 배우 룻거 하우어가 현장에서 만들어낸 감각적인 애드리브라고 알려져 있죠. <블레이드 러너>를 본 사람이면 백이면 백 인정한다는 최고의 명대사이기도 하고요. 여러 영화에 인용되기도 하며 영화사에 오래 기억될 명애드리브로 등극했습니다.
씨네플레이 인턴 에디터 유정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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