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녀
감독 박훈정
출연 김다미, 조민수, 박희순

이은선 영화 저널리스트
인상적 초인의 탄생
★★★
배경 설명에 그친 인상은 연작 기획의 한계일 것이다. 이를 차치하고서라도 주인공을 좇는 인물들에게 할애된 장면들이 그다지 매력적으로 구축되지 않은 점, 모든 의문을 인물의 대사로 설명하는 방식 등은 별개로 아쉽다. 다만 지나친 감정이나 여성성에 발목 잡히지 않는 초인적 캐릭터의 등장은 반갑다. 후반부 액션이 위력적인 이유는 캐릭터들의 특수성 때문이기도 하지만, 인물의 발목을 구구절절하게 잡는 여타의 감정들이 제거되어있기 때문이다. 다음 편을 궁금하게 만든다는 점에서 소기의 성과를 이뤘다.

정시우 영화 저널리스트
아쉬운 경기 운용, 후반 만회골
★★☆
뜸 들이는 시간이 너무 길다. 30분으로 요약할 수 있는 소녀의 일상을 100분으로 늘려 중언부언한 느낌. 뭔가 일어날 것 같은 분위기를 조성해 놓고 어물쩍 넘어가는 상황이 여러 번 반복되다 보니 이야기 자체가 늘어진다. 이 시간에 보여줬어야 할 서사들이 후반부 구구절절한 대사를 통해 쳐진다는 게 더 큰 패착. 다행히 <마녀>만의 히든카드-한국형 슈퍼히어로 캐릭터와 기묘한 액션-가 후반에 쏟아지면 이러한 단점을 어느 정도 상쇄시킨다. 캐릭터나 액션 자체가 새롭다기보다는, 할리우드에서나 볼법한 소재를 우리 식으로 비튼 데서 오는 신선한 느낌이 크다. 신인 배우 김다미와 속편에 대한 궁금증을 확실하게 심은 건, 이번 편의 가장 귀한 소득이다

마녀

감독 박훈정

출연 김다미, 조민수, 박희순, 최우식

개봉 2018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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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스토리
감독 민규동
출연 김희애, 김해숙

<씨네21> 기자
누군가의 사정에서 우리의 이야기로 
★★★
1992년부터 1998년까지 6년에 걸쳐 부산과 시모노세키를 오가며 진행된 관부재판을 그렸다. 위안부 관련 재판 사상 처음으로 일부 승소 판결을 이끌어낸 기록은 현재진행형의 투쟁이라 할만하다. 과거를 재현하거나 비극을 전시하는 대신 그 다음을 이야기하고자 하는 의미 있는 시도. 특히 초중반 빠르고 간결한 호흡과 꼼꼼한 미술은 이야기에 생기를 부여한다. 이렇게 아껴 모은 시간을 후반부 법정 드라마에 쏟는데 다소 과잉되고 빤한 측면이 있지만 납득 가능한 수준에서 역사의 무대를 만들어낸다. 이제 시작이고 기꺼이 들을 준비가 됐다.

이지혜 영화 저널리스트
타인의 고통을 대하는 자세
★★★

여성의 고통에 여성이 공감하고 돕는다. 여성들의 연대는 위안부 피해자들이 관부재판을 통해 고통을 극복하기까지 가장 큰 힘을 발휘한다. 다음 세대의 여성이 “부끄러워서” 손을 내밀고, 이전 세대의 여성은 그 손을 잡고 용기를 낸다. 그것은 역사 속에서 고통받은 생존자들에게 필요한 도움이었으며 고통에 공감하는 자만이 가질 수 있는 승리였다. 타인의 고통을 관음증적 쾌락으로 소비하지 않고, 이해하려고 하는 영화 속 여성들의 선의가 위안부 피해자들을 다루는 <허스토리>의 방식과 꼭 닮아있다.

이화정 <씨네21> 기자
‘그녀’를 소비하지 않고도, 우리를 움직이는 영화
★★★☆
히스토리 안에서 피해 입고, 상처받은 여성들의 허스토리. 영화는 감상을 조장하는 플래시백도, 자극적인 폭력의 이미지를 사용하지 않고도, 피해자들의 증언만으로 그 야만의 시간을 여실히 전달해준다. 피해자와 연대하고, 돌아보고 나아가는 과정을 각 세대 여성들의 표정과 언어를 통해 담아낸다. 소재에 대한 진중한 접근과 고민, 세심한 살핌이 고스란히 전달되는 영화. 좋은 배우들의 면면을 발견하는 것도 이 영화의 수확이다.

허스토리

감독 민규동

출연 김희애, 김해숙

개봉 2017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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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카리오: 데이 오브 솔다도
감독 스테파노 솔리마
출연 베니시오 델 토로, 조슈 브롤린, 이사벨라 모너

송경원 <씨네21> 기자
본 시리즈를 꿈꾸는 늑대와 암살자들의 시간
★★★
멕시코 마약 카르텔의 새로운 사업모델 불법 밀입국이 테러리즘과 결합하며 다시 미국의 타깃이 된다. 전작의 설정과 분위기, 특징적인 스타일들을 이어받았지만 사실상 별개의 영화라 해도 좋을 만큼 다른 길을 걷기 시작했다. 전작이 FBI 요원의 눈을 빌려 법 테두리 바깥의 늑대들의 황폐한 세계를 드러냈다면 이번에는 폭력 한가운데에 찌든 늑대와 암살자들의 나날을 장르적으로 소비한다. 방향은 둘째 치고 장면 자체의 긴장과 밀도, 액션의 짜임새만큼은 상당하다.

심규한 <씨네플레이> 기자
델 토로로 만회한 드니 빌뇌브의 빈자리
★★★
속편은 어쩔 도리 없이 전편과의 비교에서 출발할 수밖에 없다. 액션의 스케일은 충분히 커졌고, 화려해졌으며, 에밀리 블런트의 부재를 잊을 만큼 베니시오 델 토로의 존재감 또한 대단하다. 전편의 이야기를 이어가는데 전혀 다른 작품처럼 보이는 것은 장점을 계승하지 못한 탓이다. 영화를 휘감은 긴장감의 무게는 가벼워졌고, 캐릭터의 성격도 모호해졌다. 잘 빠진 범죄 액션물로서 손색없지만 드니 빌뇌브의 빈자리를 숨기기엔 힘이 달린다. 


정시우 영화 저널리스트
드니 빌뇌브라는 높은 벽
★★★☆
드니 빌뇌브와 에밀리 블런트 없는 <시카리오>라니. 폴 그린그래스와 맷 데이먼 빠진 <본 레거시>가 되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그 정도는 아니다. 조슈 브롤린-베니시오 델 토로가 남아 극의 중심을 묵직하게 부여잡고 있고, 테일러 쉐리던이라는 천재 작가의 필력이 극 전반에 녹아있다. 1편과의 연계성도 이 정도면 선방이다. 하지만 역시 전편과 비교하면 전반적으로 서늘한 긴장감이 대폭 삭감된, 너무 매끈해져서 오히려 개성이 휘발된 결과물이란 인상이 짙다. 3편으로 가는 징검다리로서의 임무는 성공적으로 완수했으나, 1편만큼 자주 거론될 것 같지는 않은 무난한 범죄 드라마

시카리오: 데이 오브 솔다도

감독 스테파노 솔리마

출연 베니시오 델 토로, 조슈 브롤린, 이사벨라 모너

개봉 2018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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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루시!
감독 히라야나기 아츠코
출연 테라지마 시노부, 조쉬 하트넷

이화정 <씨네21> 기자
꼭꼭 숨겨두었던 절박함
★★★
‘중년’이자 ‘여성’인 이중고를 진 세츠코에게 욕망은 금기의 단어다. 마스크를 쓰고 숨죽인 채 살아가던 세츠코는 어느 날 우연히 그 욕망을 꺼내 들기로 한다. 청년의 객기가 주는 에너지와 달리, 중년의 욕구를 지켜보는 건 참으로 씁쓸하다. 어떤 미화나 응원도 없이, 영화는 세츠코의 상태를 날 것 그대로 보여준다. 비난을 받더라도, 작정한 듯 덤벼드는 세츠코에게서 욕망은 결국 절박함의 다른 이름이었다. 누군가 단 한 명이라도 이해해 준다면 그걸로 족하다고 말한다.

정시우 영화 저널리스트
외로운 세츠코의 일생
★★★
지루하기 짝이 없는 하루를 살아가는 중년의 비혼 여성 세츠코를 통해 현대인의 외로움은 물론 자살, 왕따 등 사회 문제까지 두루 품은 작품. 그 유명한 불행의 대명사마츠코(<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와 비견될법한 세츠코는 자신의 삶에 지쳐 타인의 인생이 보이지 않는 지경에 이른 여자다. 그런 세츠코를 연기한 데라지마 시노부의 독창적인 연기 덕분에 이 캐릭터는 동정의 대상으로도 미움의 대상으로도 전락하지 않고 그만의 매력을 입는다. 세상 무수히 많은 루시/세츠코들을 위한 자그마한 위로.

오 루시!

감독 히라야나기 아츠코

출연 테라지마 시노부, 조쉬 하트넷

개봉 2017 일본,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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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와 극장에서
감독 유지영, 정가영, 김태진
출연 김예은, 이태경, 박현영

김형 영화 저널리스트
극장전
★★★
영화에서도 잠깐 언급되지만 <극장전>(2005)를 떠올리게 하는 구석도 있고, 어떤 에피소드에선 임순례 감독의 단편 <우중산책>(2014)의 흔적도 느껴진다. 극장이라는 공간을 숙주로 파생될 수 있는 관계와 해프닝의 상상력이 돋보이는 옴니버스 영화. 세 편의 단편이 묶인다. 멀티플렉스보다는 과거 단관 극장 시절의 감성이다.

이은선 영화 저널리스트
오늘날 우리에게 극장이란
★★★
세 명의 젊은 감독이 관객의 입장에서, 또한 창작자의 입장을 견지하며 극장을 바라보는 시선과 그곳을 향한 애정을 서사에 녹여냈다. 그것은 각각 현실의 서늘한 틈 사이 낯선 설렘이 있는 공간(극장 쪽으로), 관객을 만나는 감독의 즐거움과 피로가 동시에 뒤섞인 곳(극장에서 한 생각.), 물리적 불편함을 감수하고 찾아온 사람들에게 생각지 못 한 체험을 선사하는 공간(우리들의 낙원)이다. 이 영화를 보는 시간은 결국 관객 각자가 오늘날 나에게 극장이란 어떤 공간인지를 탐색하는 시간이기도 하다.

너와 극장에서

감독 유지영, 정가영, 김태진

출연 김예은, 이태경, 박현영

개봉 2017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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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그리고 둘
감독 에드워드 양
출연 오념진, 금연령, 이세이 오가타

김형석 영화 저널리스트
삶의 뒷모습
★★★★☆
최근 <고령가 소년 살인사건>(1991)의 개봉으로 환기된 에드워드 양 감독의 유작. 2000년 개봉에 이른 18년 만의 재개봉이다. 천진한 느낌의 제목과는 달리, 삶의 욕망과 고통과 엇갈린 관계의 드라마다. 그리고 꼬마 양양은 카메라로 그 뒷면을 찍는다. 마지막 장면, 양양의 대사는 감독이 관객들에게 전하고 싶은 유언과도 같은 대목이다.

정유미 <맥스무비> 기자
누군가의 인생을 바꿀 영화
★★★★
1980년대 대만 뉴웨이브를 이끈 에드워드 양 감독의 유작. 대만의 중산층 가족 구성원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근대화 과정에서 소외당하는 개인과 가족의 붕괴를 긴 호흡으로 보여준다. 가족 구성원 중 가장 나이가 많은 할머니와 가장 나이가 어린 여덟 살 손자의 시선을 교차하며 인생을 반추하고 삶의 방향을 다양한 각도에서 바라보게 한다. 180분에 달하는 러닝타임이 만만치 않게 느껴지더라도 에드워드 양 감독이 사려 깊은 시선으로 바라본 인생에 관한 통찰극은 살면서 꼭 한 번 봐야 할 인생 지침서와 같다

하나 그리고 둘

감독 에드워드 양

출연 오념진, 금연령, 이세이 오가타, 조나단 창, 켈리 리, 진희성

개봉 2000 대만, 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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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틀 맨하탄
감독 마크 레빈
출연 조쉬 허처슨, 찰리 레이

김형석 영화 저널리스트
소년, 소녀를 만나다
★★☆
조쉬 허처슨의 어린 시절을 만날 수 있는, 2005년 영화. 첫사랑에 빠진 10세 소년 게이브. 그에게 11세 소녀 로즈메리는 여신이자 삶의 환희이자 결국은 아픔을 안겨줄 이별의 대상이다. 아픔만큼 성숙해진다는 교훈보다는, 아기자기하게 연결되는 에피소드가 즐겁다. <마이 걸>(1991) 같은 톤을 떠올릴 수도 있겠지만, 우디 앨런 영화를 아이들 버전으로 만든 듯한 느낌이다.

정유미 <맥스무비> 기자
두근두근 첫사랑
★★★☆
뉴욕 맨하탄에 사는 열 살 소년의 알콩달콩한 첫사랑 체험기. 2005년 작이지만 난생처음 사랑의 감정을 느끼고 당황하는 소년의 좌충우돌 로맨스는 시간을 뛰어넘어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2000년대부터 아역 스타로 활약한 배우 조쉬 허처슨의 앳된 모습뿐 아니라 미국 인기 드라마 <섹스 앤 더 시티>의 신시아 닉슨, 윌리 가슨 등 반가운 얼굴들이 등장해 재미를 더한다. 로맨스, 가족, 코미디를 능수능란하게 다루는 마크 레빈 감독의 진가를 확인할 수 있는 영화이자 뉴욕의 풍치가 아기자기하게 담긴 대표적인 뉴욕 로맨스 영화.

리틀 맨하탄

감독 마크 레빈

출연 조쉬 허처슨, 찰리 레이

개봉 2005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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