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부터 티격태격한다. 저속하고 거칠지만 각자의 말엔 위트가 넘친다. 105천 달러짜리 차에 컵홀더가 없다고 투덜대는 마커스 버넷(마틴 로렌스), 마커스가 차에 흘린 감자튀김을 주우라고 차를 세우는 마이크 라우리(윌 스미스). 끊임없이 말이 이어진다. 감자튀김을 주우라며 차를 세우지만 마커스의 차를 탐낸 강도들이 총을 들고 접근한다. 하지만 둘은 기막힌 콤비 플레이로 손쉽게 강도를 제압한다.

이처럼 둘의 캐릭터와 영화의 성격은 시작부터 쉽게 짐작할 수 있다. 둘의 직업은 형사, 바람둥이와 공처가라는 상반된 캐릭터를 가지고 늘 싸우곤 하지만 둘도 없는 파트너다. 마약 사건과 거기에 연루된 증인 줄리 못(티 레오니)을 구하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영화는 단순명료하다. 시원하게 터뜨리고 부순다. 사이사이에 유머도 빼놓지 않는다. 아주 숨가쁜 상황에서도 둘의 만담(언쟁)은 멈추지 않고 이어진다. 이런 영화의 결말은 당연히 해피엔딩. 영화는 큰 성공을 거두었고 영화를 연출한 마이클 베이 감독의 이름이 본격적으로 떠오르기 시작한다. 윌 스미스 역시 스타덤에 올랐다.

사운드트랙 역시 영화만큼이나 큰 성공을 거두었다. 단순히 영화의 인기에 기댄 건 아니다. 영화의 주인공이 윌 스미스와 마틴 로렌스, 흑인 배우 2명이라는 걸 떠올릴 필요가 있다.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그때는 흑인을 영화 주인공으로 내세우는 경우는 흔치 않았다. 그런 특성을 고려해서인지 사운드트랙 대부분을 흑인음악, 즉 블랙 뮤직으로 채웠다. 훌륭한 배우이며 동시에 훌륭한 래퍼이기도 한 윌 스미스가 직접 사운드트랙에 참여하지 않은 건 아쉽지만 그 만큼이나 화려한 이름들이 사운드트랙 앨범 커버에 쓰여 있다.

영화가 나온 1995년 즈음은 사운드트랙의 전성시대이기도 했다. 스코어 위주보다는 아티스트들의 개별 트랙을 한 데 모아놓는 사운드트랙이 넘쳐났다. 그 가운데서도 <나쁜 녀석들>은 돋보인다. 자신 있게 말하자면 <나쁜 녀석들>은 당대 팝 음악의 정수를 모아놓은 편집 음반이다. 1990년대 팝 시장의 분위기를 알기에 가장 적합한 앨범 가운데 한 장이다. 조금 범위를 좁혀보자면 이만한 흑인음악 편집 음반을 찾기 어려울 것이다.
 
<나쁜 녀석들>이 극중에서 음악을 돋보이게 하는 영화는 아니다. 매 장면마다 배경으로 음악이 흘러나오지만 대부분 짧게 끝나버린다. 그래서 음반으로 들을 때 더 진가가 드러난다. 다이아나 킹의 'Shy Guy'로 시작하는 앨범은 앞서 말했듯 흑인음악의 정수다. 워렌 지와 투팍, 그리고 다 브랫과 노토리어스 비아이지의 이름이 함께 있는 음반. 느긋하게 고개를 까딱거리며 워렌 지의 'So Many Ways'를 듣다가 투팍의 강렬한 래핑에 자연스레 자세를 고쳐 안게 된다. 이니 카모제와 이너 서클의 레게 튠은 이질감 없이 블랙 뮤직 사이에 자리하고, KMFDM의 인더스트리얼 사운드는 정신을 바짝 들게 한다. 1990년대를 풍미했던 그리운 이름들이다.

그리고 <나쁜 녀석들>을 대표하는 히트 싱글 'Someone To Love'가 있다. 백인이면서 흑인처럼 노래하던 존 비, 그리고 흑인이면서 누구보다 부드러운 음악으로 최고의 주가를 올리던 베이비페이스의 합작이다. 처음 듣는 순간 매혹될 수밖에 없는 달콤한 이 노래는 영화의 인기와 함께 굳건히 차트 상위권을 지켰다. 'Someone To Love'와 함께 영화를 대표하는 마크 맨시나의 'Bad Boys Theme'은 '나쁜 녀석들'의 등장을 알리는 상징이 되었다(마크 맨시나가 작곡한 곡들은 훗날 스코어 앨범으로도 제작된다). 1990년대 음악 분위기가 궁금하다면, 또 부담스럽지 않게 흑인음악을 접하고 싶다면 이 사운드트랙만큼 적절한 선택은 없다. 두 형사의 만담만큼이나 듣는 재미가 있다.


김학선 / 대중음악 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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