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싹 속았수다〉, 재치 있는 의역으로 해외 시청자 공감 얻어

넷플릭스 새 시리즈 〈폭싹 속았수다〉 [넷플릭스 제공]
넷플릭스 새 시리즈 〈폭싹 속았수다〉 [넷플릭스 제공]

넷플릭스 시리즈 〈폭싹 속았수다〉가 세대를 아우르는 공감대를 형성하며 다수 시청자들의 '인생 드라마'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제주도 방언을 활용한 이 독특한 제목은 제주도 출신이 아니면 한국인조차 그 의미를 쉽게 파악하기 어려운데, 해외 시청자들에게는 어떻게 소개되었는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폭싹 속았수다'는 제주도 방언으로 '수고 많으셨습니다'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넷플릭스는 영어 번역 과정에서 단순 직역 대신 작품의 정서를 담아내는 창의적인 의역을 선택했다.

넷플릭스는 이 작품의 영어 제목을 〈When Life Gives You Tangerines〉(인생이 당신에게 귤을 줄 때)로 정했다. 이는 미국의 철학자 엘버트 허버드(1856-1915)의 명언에서 파생된 'When Life Gives You Lemons, Make Lemonade'(살다가 레몬이 생기면 레모네이드를 만들어라)를 창의적으로 변형한 표현으로 분석된다.

이는 역경 속에서도 긍정적 태도로 도전을 극복하라는 원래 격언의 의미를 유지하면서, '레몬' 대신 제주도의 대표 특산물인 '귤'을 대입해 작품의 지역적 특색을 효과적으로 반영했다.

비록 원제와 영문 제목이 직접적인 의미상 연관성은 적지만, 시련 속에서도 굳건히 삶을 이어가는 주인공들의 여정을 따스한 시선으로 조명하는 드라마의 핵심 메시지와 자연스럽게 조화를 이루고 있다.

아이유 (서울=연합뉴스) 류효림 기자
아이유 (서울=연합뉴스) 류효림 기자

오애순 역을 맡은 아이유는 제작발표회에서 영어 제목의 의미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인생이 떫은 귤을 던지더라도, 그걸로 귤청을 만들어서 따뜻한 귤차를 만들어 먹자는 뜻을 담았다"고 설명했다.

해외 시장에 소개된 이 드라마의 제목들은 '폭싹 속았수다'라는 직접적인 의미보다 작품의 전체적인 분위기와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

스페인어 제목은 영어 버전과 유사하게 '만약 삶이 네게 귤을 준다면'이라는 의미로 번역됐다. 태국에서는 '귤이 달지 않은 날에도 웃자'라는 긍정적 메시지를 담은 제목으로 소개됐다.

대만에서는 중국 전통 사자성어인 '고진감래(苦盡甘來·쓴 것이 다하면 단 것이 온다)'를 창의적으로 활용했다. 특히 '달 감(甘)'을 '귤 감(柑)'으로 대체해 드라마의 배경인 제주도를 연상시키는 '고생 끝에 너를 만나다'라는 의미의 제목으로 변형됐다.

넷플릭스 새 시리즈 〈폭싹 속았수다〉 [넷플릭스 제공]
넷플릭스 새 시리즈 〈폭싹 속았수다〉 [넷플릭스 제공]

7일부터 순차적으로 공개 중인 〈폭싹 속았수다〉가 첫 주부터 글로벌 시청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키는데 성공했다.

넷플릭스 공식 집계 사이트 '넷플릭스 톱 10'에 따르면, 〈폭싹 속았수다〉의 시청 수는 3월 3일부터 9일 사이 360만 조회수(총 시청시간 1천390만 시간)를 기록했다. 이는 공개된 지 사흘 만에 비영어권 TV쇼 1위를 기록했다. 한국을 비롯해 홍콩, 인도네시아, 일본, 페루, 볼리비아 등 전 세계 24개국 톱 10 리스트에 진입했다.

한국 콘텐츠가 해외에서 호평받기 위해서는 외국인 시청자들의 문화적 감각을 고려한 번역이 핵심 요소로 작용한다.

ENA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사례가 이를 잘 보여준다. 이 작품의 영어 제목은 〈Extraordinary Attorney Woo〉(놀라운 우 변호사)로, '이상한'의 직역인 'weird'나 'strange' 대신 비범함과 특별함을 강조하는 'extraordinary'를 선택했다.

지난해 넷플릭스에서 3주 연속 비영어권 최다 시청 콘텐츠에 오른 〈흑백요리사〉는 인종 문제에 민감한 영어권 시장을 고려해 〈Culinary Class War〉(요리 계급 전쟁)으로 제목을 변경했다. 이는 '흑백'이라는 표현이 영어권에서 불러일으킬 수 있는 인종적 오해를 방지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었다.

넷플릭스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의 한 장면 [넷플릭스 제공]
넷플릭스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의 한 장면 [넷플릭스 제공]

넷플릭스 글로벌라이제이션 팀 관계자는 "영어 제목을 정할 때는 원어 제목에 담긴 창작자의 의도와 문화적 뉘앙스를 영어권 문화에 맞게 현지화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또한 "영어권 시청자가 제목만 보고도 작품의 느낌과 장르 등을 인지할 수 있도록 하면서, 원제의 색채를 완전히 잃지 않도록 적절한 균형을 맞추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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