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솔로: 스타워즈 스토리> 포스터.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유명하지만 무려 41년 만에 처음으로 과거를 공개하는 캐릭터, 이름하여 한 솔로. 1977년 <스타워즈 에피소드 4-새로운 희망>에서 등장한 이후 공식적인 과거사가 전무했던 한 솔로가 5월 24일 개봉하는 <한 솔로: 스타워즈 스토리>(이하 <한 솔로>)에서 그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제작 발표 이후 수많은 우여곡절을 겪은 이 영화, 어떤 고난들을 넘고 넘어 마침내 완성됐는지 간략하게 정리해봤다.

한 솔로: 스타워즈 스토리

감독 론 하워드

출연 엘든 이렌리치, 에밀리아 클라크, 우디 해럴슨, 폴 베타니

개봉 2018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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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7월, 마침내 프리퀄!
크리스 밀러, 필 로드

2015년 4월, 루카스 필름을 인수한 디즈니에서 스타워즈 신작 제작 계획을 발표했다. 기존의 시리즈를 이어가는 에피소드 7~9 외에도 ‘앤솔로지’라는 이름으로 스핀 오프 영화들을 제작한다는 내용이었다. 그로부터 3개월 후, 7월에 마침내 한 솔로(해리슨 포드)의 과거사를 다룬 영화를 제작한다고 밝혔다. 당시만 해도 ‘스타워즈 스토리’라는 통일된 부제가 없어서 ‘언타이틀드 한 솔로 무비’라고 명명됐다. <레고 무비>를 연출한 필 로드, 크리스 밀러 콤비가 프로젝트를 이끌 수장으로 발탁됐다.

확장 세계관의 ‘한 솔로 트릴로지’

이전에도 한 솔로의 과거를 다룬 작품은 있다. Expanded Universe(확장 세계관)로 출간된 소설이나 만화에서 솔로의 과거가 그려졌으니까. 하지만 디즈니가 루카스 필름을 인수한 2014년 이후 디즈니는 오직 스타워즈 영화와 애니메이션 <스타워즈: 클론 전쟁>을 제외한 확장 세계관을 폐기한다고 선언했다. 그래서 <한 솔로>는 한 솔로에 대한 첫 영화이자 공식 과거사를 다룬 최초의 영화로 주목받았다.


2015년 12월, 2500여 명이 탐낸 한 솔로
한 솔로에 지원한 후보들(팬메이드).

<한 솔로> 제작 발표 이후 5개월간 수많은 남자 배우들이 한 솔로 역을 따내기 위해 노력했다. 아론 테일러-존슨, 마일스 텔러, 안셀 엘고트, 테론 에저트, 잭 오코넬, 크리스 프랫, 스콧 이스트우드, 톰 펠튼, 로건 레먼 등이 스크린 테스트(배우가 배역에 맞는지 영상을 찍어보는 것)를 거쳐 갔다. 그중 영상을 자체 제작해 제출한 배우들도 있었다. 디즈니는 해당 기간 동안 약 2,500명의 배우들이 한 솔로 역으로 검토됐다고 밝혔다.


2016년 7월 17일, 엘든 이렌리치가 ‘영 한 솔로’로 선택받다
해리슨 포드와 그의 모습에 엘든 이렌리치를 합성한 팬메이드 사진.

그 많은 배우 중 엘든 이렌리치가 한 솔로로 발탁됐다. 팬덤의 반응은 썩 좋지 않았다. 이렌리치는 마지막까지 경합을 벌인 테론 에저트와 잭 레이너보다 팬층도 얕았고, 해리슨 포드와는 상당히 다른 분위기를 가진 배우였기 때문이다.

물론 엘든 이렌리치는 거장들과 작업하면서 서서히 배우로서 입지를 굳히고 있었다.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의 <테트로>로 데뷔한 그는 박찬욱 감독의 <스토커>, 우디 앨런의 <블루 재스민>, 코엔 형제의 <하일, 시저!>에 출연했고, 아직 큰 역할을 맡은 적이 없으니 한 솔로의 새로운 면모를 보여줄 잠재력은 오히려 무궁무진한 쪽에 가까웠다.


2017년 1월, ‘레드컵’ 첫 촬영 시작
<한 솔로> 첫 촬영 인증샷.

공동 연출자 크리스 밀러가 1월 31일 첫 촬영 인증샷을 공개했다. 해당 사진엔 영화 촬영을 위한 슬레이트와 필 로드의 모습이 찍혀있다. 빨간 플라스틱 컵을 제조하는 회사 ‘솔로’를 연상시키는 워킹 타이틀(제작 중에 붙이는 가제) ‘스타워즈 레드 컵’과 사진에 덧붙인 ‘한 퍼스트 샷’(한 첫 촬영, ‘한 샷 퍼스트’ 패러디) 문구가 팬들의 기대감을 부채질했다. 이후에도 주연배우와 감독이 함께 한 현장 사진도 공개되는 등 별 탈 없이 촬영이 진행되는 듯했다.

<한 솔로> 촬영장 인증샷.
감독 교체 전 공개된 <한 솔로> 기념사진.

2017년 6월, “감독 교체하고 다시 찍을게요”
론 하워드 감독

촬영 종료 3주 전, 필 로드, 크리스 밀러 콤비가 해고됐다. 그리고 론 하워드가 그 빈자리를 채웠다. 디즈니는 창작 견해 차이를 좁히지 못해 감독 교체 사유를 밝혔다. 팬덤은 발칵 뒤집혔다. 영화 역사상 80% 이상 촬영한 작품의 감독이 교체된 전례가 없었기 때문이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론 하워드 감독은 베테랑이었고 곧바로 7월 10일부터 기존 촬영본의 대다수를 폐기하고 재촬영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감독 교체와 함께 <한 솔로>는 수많은 루머를 견뎌야 했다. 특히 엘든 이렌리치가 연기를 워낙 못해서 문제라는 소문이 떠돌았다. 하지만 엘든 이렌리치는 수많은 경쟁자를 뚫고 배역을 거머쥐었고, 직접 해리슨 포드를 만나 한 솔로 역에 대한 조언을 들었다. 거기에 디즈니는 엘든을 <한 솔로>로 시작되는 삼부작의 주인공으로 계약했다. 우리가 아는 디즈니는 연기도 못하는 배우를 붙잡을 만큼 안목이 형편없진 않다.

이 대대적인 재촬영으로 <한 솔로>는 제작비 2억 달러를 기록했고, 재촬영 스케줄을 맞추지 못한 마이클 케네스 윌리엄스의 배역을 없애는 등 많은 변화를 겪어야 했다. 위안이라면 ‘아카데미 감독상 수상자(<뷰티풀 마인드>)가 연출한 최초의 스타워즈 영화란 기록뿐이었다.

론 하워드와 도널드 글로버 / 폴 베타니와 론 하워드
<한 솔로: 스타워즈 스토리> 촬영 현장

2018년 2월 5일, “어? 의외로 괜찮은데?”

2월 5일, 그 많은 불화설을 딛고 마침내 <한 솔로>의 예고편이 공개됐다. 호쾌한 레이싱, 새것이라 매끈한 밀레니엄 팔콘의 자태, 주조연 배우들과 흥미로운 캐릭터들이 아우러진 예고편은 클래식 삼부작을 기억하는 팬들에게 기대감을 불러일으켰다. 엘든 이렌리치는 적어도 루머만큼 나쁘지 않았고, 스타워즈스러운 풍경과 캐릭터들의 면면은 팬덤에게 다시 희망을 안겨줬다.


2018년 5월 칸 영화제 최초 공개 & 개봉
칸 영화제에 참석한 <한 솔로> 배우들

그리고 마침내 2018년 5월 칸 영화제에서 최초로 공개됐다. 2006년 칸 영화제에서 <스타워즈 에피소드 3 - 시스의 복수>를 상영한 이후 12년 만의 일이었다. 이날 현장에는 론 하워드 감독과 주연 배우진, 그리고 츄바카(!)와 스톰 트루퍼도 함께 해 열광적인 반응을 이끌었다. 그리고 5월 24일, 마침내 <한 솔로>가 국내에 개봉했다. 시사회로 진작 본 관객들은 만족을 표했고, 해외 평단도 '끝내주게 재미있다'(INVERSE), '모든 면에서 재미가 넘친다! 올 여름 최고의 오락영화'(US WEEKLY) 등 <스타워즈> 시리즈의 새로운 장이 될 것임을 전했다. 과연 <한 솔로>가 감독 교체의 징크스를 이겨낼 영화로 거듭날 수 있을지 극장에서 만나보자.


씨네플레이 성찬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