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데터: 죽음의 땅' 앞으로의 미래를 책임질 도전은 성공할 수 있을까 (+쿠키 영상)

〈프레데터: 죽음의 땅〉 포스터
〈프레데터: 죽음의 땅〉 포스터

최강의 사냥꾼이 극장에 숨어들었다. 아니, 이번엔 상황이 다르다. 최고의 사냥꾼이 아닌, 최고의 먹잇감이 됐다. 영화 〈프레데터: 죽음의 땅〉은 1987년부터 이어진 〈프레데터〉 시리즈의 신작이다. 그동안 대부분 인류의 적, 가끔은 동료로 그려졌던 프레데터가 이번 영화에선 처음으로 주인공으로 나섰다. 과연 이번 영화는 어떤 이야기로 프레데터의 새로운 면을 보여줄지, 〈프레데터: 죽음의 땅〉을 시사에서 미리 본 후기를 전한다.


〈프레데터: 죽음의 땅〉
〈프레데터: 죽음의 땅〉

프레데터. 시리즈 세계관에선 ‘야우차’라고 불리는 이 종족은 매서운 사냥꾼이다. 은신 기술, 다양한 무기, 지형지물을 이용한 전술 등으로 한 번 노린 사냥감은 절대 놓치지 않는 것이 야우차의 특징이다. 이번 영화의 주인공, 덱(디미트리우스 슈스터-콜로아마탕기) 역시 야우차의 일원답게 매서운 모습으로 오프닝을 연다. 그러나 사실 그는 열성인자를 가진 야우차였고, 그래서 부족에서 죽을 위기까지 처한다. 심지어 부족장인 아버지의 손에. 그러나 우애가 깊은 퀘이의 희생으로 덱은 우주에서 가장 위험하다는 행성 겐나로 탈출할 수 있었고, 덱은 그곳에서 가장 강하다는 ‘불사의 존재’ 칼리스트를 사냥해 부족에게 설욕하고자 한다. 그렇게 칼리스트를 찾아 헤매던 중, 반파된 합성인간 티아(엘 패닝)가 그를 도와주겠다며 나선다.

〈프레데터: 죽음의 땅〉은 과감한 선택을 했다. 프레데터의 상징과 같은 마스크를 쓰지 않은 맨얼굴의 주인공을 내세웠는데, (시리즈의 조예가 깊은 사람은 알겠지만) 야우차는 결코 호감형 얼굴은 아니다. 덕분에 덱이 본격적으로 맨얼굴로 나올 때부터 살짝 거리감이 느껴질 수 있는데, 대신 그에게 인간적인 면모를 부여해 몰입을 유도한다. 부족에게 버림받았다는 점, 그리고 그것을 어떻게든 설욕하려고 한다는 점. 아직 능숙한 사냥꾼은 아니라서 때때로 실수한다는 점 또한 덱의 여정을 더욱 흥미롭게 한다.

〈프레데터: 죽음의 땅〉 주인공 야우차 덱. 보다 보면 정든다.
〈프레데터: 죽음의 땅〉 주인공 야우차 덱. 보다 보면 정든다.

그의 여정을 담은 〈프레데터: 죽음의 땅〉의 야욕이 엿보인다. 바로 〈프레데터〉를 보다 현대적인 감성의 프랜차이즈로 재구성하는 것이다. 같은 세계관을 공유하는 〈프레이〉(2022), 〈프레데터: 킬러 오브 킬러스〉(2025)에선 프레데터가 여전히 적이었고, 이해 불가능한 영역의 전사였다. 그러나 극중 조금씩 성장하는 덱을 주인공 삼아서 프레데터라는 종족을 앞으로도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범위를 넓힌다. 비록 ‘최강의 사냥꾼’이란 기존 이미지와 상충하기에 팬들의 반발이 있을 수 있지만, 시리즈를 오래 내다보기 위해선 이제는 ‘최강의 적’(본편 시리즈)·‘최강의 동료’(외전 AVP 시리즈) 정도의 범주를 넘어서는 것이 필요했다. 〈프레데터: 죽음의 땅〉을 보면 제작진이 그 부분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는 것을 엿볼 수 있고, 이번 영화로 그 첫걸음을 뗐음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이번 작품에서의 야우차가 묘사가 풍분한 건 전작 〈프레데터: 킬러 오브 킬러스〉와 더욱 대비돼 인상적이다. 전작 애니메이션에선 총 네 명의 야우차가 등장하는데, 모두 지나칠 정도로 직관적인 공격성으로만 표현한 것이 내심 아쉬웠다. 그런 점에서 〈프레데터: 죽음의 땅〉 덱의 모습은 비록 미숙할지라도 야우차의 성장과 성격을 엿볼 수 있었기에 만족스럽다.

〈프레데터: 죽음의 땅〉 티아(왼쪽, 엘 패닝)
〈프레데터: 죽음의 땅〉 티아(왼쪽, 엘 패닝)

거기에 보는 재미를 더하는 건 티아 역의 엘 패닝이다. 합성인간 티아는 칼리스트에게 공격당해 상반신만 남았음에도 쉴 새 없이 떠들면서 영화의 윤활유 역할을 한다. 동료를 만들지 않는 야우차답게 덱은 티아를 도구 취급하지만, 그럼에도 둘의 관계가 돈독한 파트너십처럼 거듭나는 것이 흥미롭다. 아주 약한 스포일러를 하자면 엘 패닝은 이번 작품에서 티아와 같은 모델의 다른 합성인간도 연기하는데, 여기서 오는 간극이 인상적이다. 엘 패닝의 팬이라면 〈프레데터: 죽음의 땅〉을 반드시 보는 것이 좋을 것이다.

〈프레데터: 죽음의 땅〉
〈프레데터: 죽음의 땅〉

다만 〈프레데터: 죽음의 땅〉은 앞으로의 프랜차이즈를 문을 여는 기획으로 장점이자 단점이 분명하다. 어느 정도 상업적인 성공을 노린 영화이기에 대중의 입맛을 최대한 맞춘 티가 나고, 그것이 적잖은 기시감으로 이어진다. 분명 〈프레데터〉 시리즈의 신작인데, 오히려 연상되는 건 〈쥬라기 월드〉나 〈혹성탈출〉 등 〈프레데터〉처럼 유서 깊은 SF 장르들이다. 거구의 보호자와 유약한 존재의 동행은 근래 버디 무비의 경향이 떠오른다. 거기에 웨이랜드 유타니까지 나오고 ‘다른 개성의 동일한 개체’라는 소재까지 그려져 〈프로메테우스〉나 〈에이리언〉까지 슬쩍 보인다. 영화의 퀄리티가 낮은 건 결코 아니지만 ‘신선한 〈프레데터〉 신작’을 기대한다면 창의성에서 큰 점수를 주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반면 음악이 영화의 분위기를 더한다. 사라 스카크너와 벤자민 월피쉬가 함께한 이번 영화의 음악은 몽골 밴드 The HU의 음악을 포함한 격렬한 사운드로 야우차의 테마를, 서슬 퍼런 인더스트리얼 계열의 음악으로 나머지를 채운다. 이 대비가 다소 투박한 존재인 야우차와 과학 진보의 끝판왕인 합성인간의 대비를 부각시킨다. 뿐만 아니라 인간이 나오지 않는 작품인 만큼 각 생명체들의 사투나 웨이랜드 유타니 합성인간과의 대결 등은 파괴를 더욱 강조해 액션 쾌감을 안겨주는 데 성공한다. 〈프레데터: 죽음의 땅〉은 그 어디 하나 모난 구석은 없다. 앞서 말한 기시감, 그리고 시리즈의 지향점 변경이 가장 큰 방지턱이 될 듯하다.

〈프레데터: 죽음의 땅〉은 11월 5일 한국에서 개봉한다. 한때 심장 박동이 거의 멎을 뻔한 시리즈가 OTT 플랫폼을 거쳐 다시 극장으로 기사회생했다. 과연 〈프레데터〉 시리즈는 이번 영화로 지금까지보다 더 오래 살아남을 수 있을까. 궁금하시다면 야우차 덱, 합성인간 티나의 행성 겐나에서의 생존기를 함께 해보시라.

+ 엔딩 타이틀이 나온 직후 쿠키 영상이 1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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