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 아닙니다, ‘하’입니다! 권상우-최원섭 감독이 선사한 또 다른 웃음 '하트맨' 시사 후기

〈하트맨〉
〈하트맨〉

세상에 그 많은 맨들에게 도전장을 던지는 영화 〈하트맨〉이 1월 14일 개봉한다. 최근 〈히트맨〉 시리즈를 연이어 흥행시키며 코미디 영화의 대세로 자리매김한 권상우와 최원섭 감독이 다시 두 손을 맞잡은 작품으로, 제목부터 눈길을 확 끄는 구석이 있다. 그러나 비슷한 발음의 제목을 제외하면 〈하트맨〉은 권상우-최원섭 듀오가 또 다른 결의 웃음을 선사하는 신작이라고 할 수 있다. 개봉을 앞두고 1월 8일 언론시사회로 〈하트맨〉을 먼저 만난 후기를 전한다.


〈하트맨〉은 한때 로커였으나 그 꿈을 포기하고 악기 가게 사장님으로 살고 있는 승민(권상우)에게, 이뤄지지 못한 첫사랑 보나(문채원)가 오랜만에 나타나며 벌어지는 일을 그린다. 이렇게만 보면 어떻게든 첫사랑을 잡아보겠다고 시도하는 과정에서의 일을 다룰 것 같지만, 〈하트맨〉은 거기서 살짝 비껴간다. 의외로 승민과 보나의 사랑은 오랫동안 유예돼온 만큼 금방 뜨겁게 타오르는데, 문제가 발생하는 건 승민의 상황. 승민은 사실 이미 한 차례 이혼한 ‘돌싱남’에 딸까지 있다. 보나는 승민이 돌싱이라는 사실조차 개의치 않을 만큼 ‘승민바라기’지만, 유독 아이만큼은 질색하는 성향 탓에 승민은 엉겁결에 딸의 존재를 숨기고 만다. 〈하트맨〉의 주요 코미디는 바로 이 지점부터 발생한다.

〈하트맨〉은 제목이 암시하듯 뜨거운 사랑을 다루는 영화라서 로맨스의 감성이 적잖게 흐른다. 하지만 〈히트맨〉 조합이 다시 돌아온 것이니, 당연히 초장부터 강한 기세로 코미디를 밀어붙인다. 어느 정도냐면 영화 시작부터 권상우와 박지환이 밴드맨답게 장발을 쓰고 나오는데 자막으로 ‘22세’라고 못 박는다. 그런 식으로 〈하트맨〉은 코미디를 향한 맹렬한 돌진을 숨기지 않으며 상황과 대사 등을 활용해 코믹한 상황을 계속 유발한다.

〈하트맨〉
〈하트맨〉

그럼에도 〈하트맨〉과 〈히트맨〉은 상당히 궤를 달리한다. 〈히트맨〉이 준(권상우)-철(이이경)-천덕규(정준호) 중심으로 우당탕탕 원초적인 코미디로 구성됐다면, 〈하트맨〉은 승민-보나-소영(김서헌) 중심으로 관계가 쌓이면서 생기는 시트콤에 가깝다. 최원섭 감독 스스로도 “〈히트맨〉은 어떻게 하면 매 장면 웃길 수 있을까 고민했다면 〈하트맨〉은 흐름에 따라 자연스럽게 웃음을 만들 수 있을까 생각했다”고 말할 정도로 코미디의 강도는 몰라도 빈도는 좀 더 옅은 편이다. 대신 그 자리를 승민과 보나, 승민과 소영, 소영과 보나의 관계들로 채워나간다.

이쯤에서 김서헌 배우의 존재감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권상우, 박지환, 문채원, 표지훈의 케미스트리야 이미 예상한 대로 나왔다면 김서헌은 기분 좋은 반전을 선사한다고 할까. 서사 곳곳에서 주도적으로 움직이는 캐릭터를 능숙하게 소화하는 김서헌은 코미디영화에서 당돌하게 본인의 존재감을 남겼던 〈과속스캔들〉의 왕석현이 생각날 정도로 영화에 깊은 인상을 남긴다. 또한 권상우가 직접 “문채원 배우가 가장 예쁘게 나온 영화”라고 공인한 만큼, 문채원의 팬이라면 필람해도 좋을 것이다.

〈하트맨〉
〈하트맨〉

이런 장점 가운데 아쉬운 지점이 없진 않은데, 먼저 박지환과 표지훈의 활용 방법이다. 두 사람을 포스터에 내세운 만큼 주도적인 역할을 맡지 않았을까 예상했는데, 서사에 있어 크게 기여하는 것이 없는 편이다. 물론 두 배우의 역량이 있기에 웃음을 유발하는 데는 성공하지만, 특히 박지환이 감초 캐릭터로 매번 호평을 받았던 것에 비하면 조금 밋밋하다. 또 ‘딸 있는 나와 아이를 싫어하는 첫사랑과의 연애’라는 것이 성사돼야 진행되는 얘기라는 점을 감안해도 승민과 보나의 관계가 너무나도 빠르다. 보나와 승민이 성사되는 과정이 너무 빨라서 중반까지는 보나에게 비밀이 있는 것 아닐까 의심했을 정도. 이렇게 관계 중심의 이야기를 담을 영화였다면 코미디를 좀 더 줄이더라도 보나가 승민을 그리워했다는 묘사를 세밀하게 넣었으면 좋았을 것이다.

어쩌면 권상우-최원섭 조합에서 제2의 〈히트맨〉을 기대한 관객이라면 다소 예상과 달라 당황할지도. 앞서 말한 대로 코미디를 쏟아내듯 웃음으로 채운 〈히트맨〉과 달리 〈하트맨〉은 세 인물을 중심으로 관계가 변화하는 과정에 좀 더 초점을 맞춘다. ‘코미디’만 놓기보다 ‘가족’ 혹은 ‘로맨스’라는 키워드가 붙어야 적합한 느낌이다.

〈하트맨〉
〈하트맨〉

〈하트맨〉은 좋은 의미에서 〈히트맨〉 팀의 새로운 도전이다. 두 편의 영화로 쌓은 코미디 감각을 토대로 해보고 싶었던 방향으로 전진하는 모양새다. 이 도전이 이번에도 관객들에게 유효할지 사뭇 궁금증을 안게 된다. 〈하트맨〉은 1월 14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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