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래곤 길들이기 3>

투슬리스가 다시 한 번 날아오른다. 2019년 1월 30일 개봉할 <드래곤 길들이기 3>는 2010년 시작된 <드래곤 길들이기> 시리즈의 마지막 편이다. 드래곤과 싸우는 바이킹 족에서 태어나 싸움을 포기하고 공존을 선택한 히컵과 그의 파트너 드래곤 투슬리스는 어떤 이야기를 전해줄까. 12월 12일, 기자는 <드래곤 길들이기 3> 제작진과의 인터뷰를 위해 LA행 비행기에 올랐다. 드림웍스 애니메이션 스튜디오를 직접 방문한 후기, 그리고 제작진들이 말한 <드래곤 길들이기 3>를 탈탈 털어보겠다.


12월 13일

8:30 AM

한국이라면 추워서 덜덜 떨 시간이지만, LA의 날씨는 외투를 걸치면 충분한 가을 날씨였다. 숙소 로비에서 현지 통역사를 만나 드림웍스 애니메이션 스튜디오행 밴을 타고 20분가량 달렸다.


9:00 AM

드림웍스 스튜디오 정문에 도착해 임시 출입증을 발급받았다. 드림웍스 스튜디오 건물 앞에 내리니 유니버설 본사 직원과 드림웍스 스튜디오 직원이 일행을 반겨줬다. 간단한 소개 이후 드림웍스 스튜디오 건물 내 캄파닐 극장에 도착했다.

드림웍스 스튜디오의 로비

로비에는 아카데미 장편애니메이션 상(<슈렉>)을 비롯, 드림웍스 애니메이션 스튜디오가 수상한 상들이 진열돼있다.

캄파닐 극장은 드림웍스 스튜디오 내에 위치한 상영 시설이다. 애니메이션 제작소답게 사내 상영 시설도 으리으리한 모습이었다. 사진을 찍을 순 없었지만, 적어도 60명은 거뜬히 수용할 수 있을 크기였다. <드래곤 길들이기 3> 상영을 앞두고 직원에게 물어보니, 전 세계 최초 공개는 아니나 시사회보다 먼저 보는 것이라고 알려줬다. 한국 기자 최초로 영화를 보는 거겠구나 뿌듯한 마음으로 자리에 앉아 상영을 기다렸다.

<드래곤 길들이기 3>

<드래곤 길들이기 3>는 히컵의 회상에서 시작된다. 강대한 스트로크는 히컵에게 용들이 모여사는 숨겨진 세계 ‘히든 월드’에 대한 전설을 들려준다. 족장이 된 히컵은 이 세계를 찾기 위해 지도를 만들고 있다. 그와중 투슬리스를 꼭 닮은 하얀 라이트 퓨어리를 발견하게 된다. 그러나 곧 ‘드래곤 킬러’ 그림멜이 투슬리스를 노리면서 버크 족과 드래곤들은 위기의 순간을 맞닥뜨린다.

<드래곤 길들이기 3>는 9년간 이어온 히컵과 투슬리스의 이야기에 마침표를 찍는다. 1, 2편의 내용을 아우르며 두 사람의 여정을 그리는 것은 물론, 새로운 캐릭터도 영화 속에 완전히 녹아들어 다양한 볼거리를 그린다. 특히 3편에서 등장한 악당 그림멜은 힘이 아닌 지략으로 상대를 밀어붙이는 유형이라 히컵에게 새로운 위기를 안겨준다. 비행 장면 역시 기대감을 배신하지 않는다. 한차례 황홀경을 즐긴 후 뭘 더 보여줄까 싶을 때마다 관객에게 새로운 아름다움을 안겨주는 장면들로 이어졌다.


10:40 AM

영화 상영 후, 드림웍스 스튜디오 외부 투어가 이어졌다. 애니메이터들이 작업하는 사무실은 작품에 관련된 게 많아 공개되지 않았다. 대신 스튜디오 내 산책로를 걸으며 드림웍스만의 작업 환경을 안내받았다. 드림웍스는 크리에이터들이 모이는 회사답게 창의성을 북돋을 분위기가 조성돼있었다. 이를테면, 차가 가장 많이 다니는 도로 방향은 큰 연못을 만들어 자연의 소리를 덮는 식이었다.

드림웍스 스튜디오 내부의 자연 환경

이날 걸은 산책로의 길이는 하프 마일, 약 800m. 직원들이 하루 두세 번 산책로를 걷을 수 있는 걸로도 적당히 일일 운동량을 채울 수 있게 설계됐단다. 일하다 지치면 잠시 나와 여유를 가질 수 있는 곳이자, 직원들이 걸으면서 아이디어를 논하는 곳이기도 하다. 달팽이들의 경주를 그린 <터보>가 이 산책로 속 잔디밭의 달팽이를 보고 시작된 영화라고.

드림웍스 로고를 본뜬 조형물도 있었다.

이날은 유독 스튜디오 내 정원이 북적거렸는데, 사원들을 위한 홀리데이 파티, 일종의 송년회를 준비 중이었기 때문이다. 직원들에게 ‘만남의 광장’으로 통하는 큰 분수를 중심으로 뷔페, 스피커, 거대한 스노볼 등이 설치되고 있었다. 평소에도 테라스로 쓰이는 장소여서 아침, 점심시간엔 직원들이 붐비는 곳이기도 하다.

드림웍스의 ‘만남의 광장’ 분수대


11:00 AM

외부 투어를 마치고 스튜디오 내부로 들어갔다. <드래곤 길들이기> 제작진이 있는 층에 도착, <드래곤 길들이기 3>에 참여한 드림웍스 한국인 스태프 변원영 캐릭터 기술감독과 임창진 리드라이터를 만났다.

변원영 캐릭터 기술감독

변원영 캐릭터 기술감독은 미국에서 유학하던 중 비주얼 이펙트 효과(VFX)를 배우며 영화계에 입문했다. 이후 경력이 쌓이면서 도전할 기회가 많은 애니메이션 제작에 관심을 가졌고, 마침 드림웍스 애니메이션에서 인연이 닿아 현재까지 작품에 참여하고 있다.

<드래곤 길들이기 3>에선 인물들의 복장이 더 다양해졌다.

변영진 기술 감독은 자신의 일을 “살이 붙여진 3D 캐릭터 모델을 애니메이터가 움직임 조정을 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간과 드래곤, 수많은 생명체가 등장하는 <드래곤 길들이기3>에서 그는 “각 개체의 움직임을 담은 세팅 ‘에셋’을 짧게 제작해 움직임을 테스트한다. 생명체뿐만 아니라 그들의 얼굴, 바디, 심지어 인물의 옷에 따라서도 분류된다”고 작업량이 상당했음을 시사했다.

그렇기 때문에 그는 “디테일에선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전면에 선 캐릭터와 배경에 선 캐릭터의 작업 차이는 없다. 신경을 덜 쓴다고 해도 제 입장에선 애니메이터들이 만족할 수 있게 최선을 다했”다고 회상했다. VFX에서 애니메이션까지 섭렵한 그에게 애니메이션 작업과의 차이점을 물으니 “VFX는 사람을 기본으로 하기 때문에 움직임이 제한적일 수 있다. 애니메이션은 키 프레임을 손으로 작업해야 한다. 인체학적으로 맞는지도 중요하지만 2D에서의 선, 그 느낌이 살아나도록 만들어주는 게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3편의 악당 그림멜은 <아마데우스> 살리에르 역으로 유명한 F. 머레이 에이브라함이 맡았다

변원영 기술 감독은 이번 영화에서 악역 그림멜을 맡은 F. 머레이 아브라함의 연기에 감탄했다며 “그가 한 목소리 연기와 캐릭터 움직임을 매칭시킨 순간, 깜짝 놀랐다. 생김새와 느낌이 너무나 딱 맞았다. 이럴 수도 있구나, 그런 생각까지 들었다”고 말했다.

<드래곤 길들이기 3>의 관전 포인트를 묻자 그는 “히컵의 감정선이 정말 좋았다. 자신의 실수로 꼬리를 잃었던 그 드래곤을, 스스로는 보호하다고 생각한 투슬리스에 대한 히컵의 감정 변화 부분이 정말 좋았다”고 말했다.


임창진 리드 라이터

임창진 리드 라이터는 “아트디렉터가 만든 이미지와 스토리보드, 감독이 원하는 스토리텔링에 맞게끔 장면의 조명을 담당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비행장면이 많다보니 하늘색, 특히 구름을 유심히 봤다. 구름은 빛을 반사하거나 투과하거나 하는 성질이라 라이팅이 어렵다. 시리즈를 쭉 보셨다면, 매 편마다 구름의 표현으로 기술의 발전과정을 보는 재미도 있으실 거다”라고 말했다.

<드래곤 길들이기 3>에는 투슬리스를 닮은, 새하얀 라이트 퓨어리가 등장한다. 두 드래곤이 함께 등장하는 장면은 임창진 리드 라이터에게 “제일 어려웠”던 장면이다. 그는 “ 극단적으로 어두운 것과 밝은 것이 같이 있을 때 가장 어렵다. 투슬리스는 까맣지만, 라이트 퓨어리는 하얗다. 둘이 같이 나올 때 신경을 더 썼다. 같은 장면에서도 다른 조명 세팅을 쓴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드래곤 길들이기 3> 라이트 퓨어리와 투슬리스

또 이번 영화엔 군중이 나오는, 일명 ‘몹'(Mob)신이 많다. 하늘을 나는 드래곤과 드래곤에 탄 인물들, 그들이 한꺼번에 비행하는 장면은 고도의 조명 세팅이 필요했다. 그는 “이렇게 복합적으로 나오면 라이팅이 어려워진다. 기술적으론 맞아도 관객 눈에는 어색하거나 안 예쁠 수 있다. 그런 부분을 하나하나 컨트롤해야 했다”고 오래 걸리고, 난이도가 높은 작업이었음을 털어놨다.

상당히 많은 인물들이 등장하는 몹 씬. 예고편에서도 볼 수 있다.

임창진 리드 라이터는 <드래곤 길들이기 3>가 그 이상으로 도전적인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작품에서 상용 소프트웨어를 일부 사용하고, 렌더러(렌더링 프로그램)가 완전히 바뀌었다. 새로운 기술을 도입하는 장점과 처음부터 배워나가서 새롭게 받아들여야 한다는 시행착오가 함께 했다. 똑같은 기간 내에 새로운 소프트웨어를 받아들여서 해야 했다. 드림웍스 애니메이션을 보는 관객분들의 눈높이도 높아졌고. 제 자신도 도전적인 과제였다. 결과적으로 잘 나왔다고 생각한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임창진 리드 라이터는 마지막으로 이번 편을 시리즈로 즐긴다면 더 좋은 경험이 될 것이라 귀띔했다. 그는 “지금까지 이어진 시리즈가 스토리적으로 완결된다. 1편에서 시작해 2편이 이어받고 3편에서 마무리된다. 사람과 드래곤, 이들의 우정과 모험이 어떻게 마무리되는지 말씀드릴 수 없지만, 그걸 중점적으로 봐주시면 감동이 배가 될 것이다”고 말했다.

→드림웍스 투어 및 <드래곤 길들이기 3> 제작진 인터뷰는 2편에서 계속됩니다.


씨네플레이 성찬얼 기자 / 통역 및 사진 제공=디나 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