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퀴어종려상은 2010년부터 칸영화제 기간 중 독립적으로 운영되어온 LGBTQIA+ 영화상으로, 칸 공식 초청작과 병행 섹션 상영작 가운데 가장 뛰어난 퀴어 영화를 선정해 수여한다. 매년 장편 1편과 단편 1편을 시상하며, 성소수자 서사는 물론 젠더 규범에 도전하거나 페미니즘 관점을 드러내는 작품들까지 폭넓게 조명해왔다. 베를린국제영화제의 테디상, 베니스국제영화제의 퀴어 라이언과 함께 세계 주요 영화제의 대표적인 퀴어 영화상으로 꼽힌다.

첫 수상작은 그렉 아라키 감독의 〈카붐〉이었으며, 이후 자비에 돌란 감독의 〈로렌스 애니웨이〉(2012), 알랭 기로디 감독의 〈호수의 이방인〉(2013), 토드 헤인즈 감독의 〈캐롤〉(2015) 등 동시대 퀴어 영화의 중요한 작품들이 잇달아 이름을 올리며 상의 권위를 쌓아왔다. 2019년에는 셀린 시아마 감독의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이 수상하며 퀴어종려상 역사상 최초의 여성 감독 수상작으로 기록됐고, 2022년 파키스탄 영화 〈조이랜드〉, 2023년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괴물〉이 연이어 수상하며 아시아 영화의 존재감 또한 뚜렷하게 각인시켰다. 이처럼 퀴어종려상은 매해 사랑과 정체성, 욕망과 해방의 문제를 가장 동시대적인 감각으로 포착한 작품들을 조명하며, 칸영화제의 또 다른 중요한 지표로 자리해왔다.

이처럼 굵직한 작품들이 거쳐 간 퀴어종려상의 계보에 〈파티마가 사랑한 계절〉이 새롭게 이름을 올리며, 작품의 의미를 더욱 특별하게 만들고 있다. 〈파티마가 사랑한 계절〉은 누군가의 딸도, 누군가의 연인도 아닌, 처음으로 자기 자신이 되어가는 17세 소녀 파티마의 첫 계절을 그린 작품. 프랑스-알제리계 여성작가 파티마 다스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프랑스의 감독 겸 배우 하프시아 헤르지의 세 번째 장편 연출작으로, 주연 파티마 역에는 파리 길거리 캐스팅을 통해 발탁된 신예 배우 나디아 멜리티가 참여해 사랑과 신앙, 가족과 욕망 사이에서 흔들리는 한 소녀의 내면을 섬세하게 그려낸다. 파티마의 삶을 뒤흔드는 지나 역은 〈리턴 투 서울〉로 이름을 알린 한국계 배우 박지민이 맡아 인상적인 호흡을 완성한다.

제78회 칸영화제에서 첫선을 보인 영화는 "인간적인 감동과 관능적인 매력을 함께 지닌, 단숨에 장르의 고전이 될 걸작"(The Hollywood Reporter), "무슬림 여성의 성 정체성을 고유한 방식으로 그려낸 드문 서사"(Folha De São Paulo), "현대 프랑스 퀴어 영화의 중요한 이정표"(Culturopoing.com), "종교와 동성애를 이토록 솔직하게 다루는 용기"(Le Point), "피해자도, 급진적 인물도 아닌 새로운 여성상"(EER) 등 뜨거운 호평을 받으며 퀴어종려상과 여우주연상(나디아 멜리티)을 동시에 수상하며 작품성과 동시대적 의미를 함께 입증했고, 제30회 퀴어시네마드에서도 감독상을 수상하며 그해 가장 주목받는 퀴어 성장영화로 자리매김했다.

퀴어종려상을 수상하며 동시대 퀴어 영화의 새로운 이정표로 주목받고 있는 〈파티마가 사랑한 계절〉은 오는 5월 13일 전국 극장에서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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