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3대 영화제 중 하나인 칸국제영화제가 지난 5월 12일 막을 올렸다. 79회를 맞이한 이번 영화제는 박찬욱 감독이 심사위원장을 맡고, 10년 만에 신작을 내는 나홍진 감독의 〈호프〉가 경쟁 부문에 선정되는 등 많은 관심을 모으고 있다. 그렇지만 한국 땅을 밟고 있는 관객으로선 칸영화제 행사 자체보다 이후 한국 개봉을 알릴 영화들이 더 궁금할 터. 경쟁 부문 진출작 중 아직 개봉 예정은 아니지만 감독의 이름값이나 그동안의 한국 개봉 이력을 비추어 개봉할 법한 영화들을 골랐다. 참고로 한국에서 가장 인기 좋은 두 일본 영화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상자 속의 양〉은 6월 개봉을 확정했고 하마구치 류스케의 〈갑자기 병세가 악화되다〉도 그린나래미디어 배급으로 개봉 확정했다.
비터 크리스마스
Amarga Navidad
페드로 알모도바르


스페인 영화계의 얼굴,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의 신작이다. 3월 스페인 현지 개봉을 진행하고도 보통 ‘전 세계 최초 개봉’이 모토인 경쟁 부문에 초청된 것이 특이사항이라면 특이사항. 전작 〈룸 넥스트 도어〉에서 영어 영화에 도전했다가 다시 스페인 영화계로 돌아왔다. 광고 감독으로 일하는 엘사가 친구 패트리샤와 란사로테에서 보내는 시간과 영화감독 라울이 시나리오를 쓰는 과정이 중첩된 이야기다. 한국 관객에게 〈인비저블 게스트〉로 익숙한 바바라 레니가 엘사 역을 맡았다. 〈페인 앤 글로리〉로 페드로 알모도바르와 작업했던 레오나르도 스바라글리아가 라울 역으로 출연한다. 스페인 현지에선 전작처럼 워너 브러더스가 배급을 맡았으니, 국내도 마찬가지로 워너 브러더스가 배급을 할지도.
미노타우로스
Минотавр
안드레이 즈비아긴체프

이번 칸영화제를 두고 ‘거장의 귀환’이란 라벨이 붙은 데는 안드레이 즈비아긴체프 감독의 지분도 있을 것이다. 〈리턴〉, 〈리바이어던〉, 〈러브리스〉로 러시아 영화계의 대표 감독으로 자리매김한 안드레이 즈비아긴체프 감독은 〈러브리스〉 이후 9년 만에 신작 〈미노타우로스〉를 공개한다. 코로나19로 정말 죽을 고비를 넘긴 그는 칸영화제 각본상(〈리바이어던〉), 심사위원상(〈러브리스〉)에 이어 또 하나의 수상 기록을 세울 수 있을까. 엘리트 경영진이 갑작스러운 환경의 변화 등으로 겪게 되는 일련의 내용을 그린다고 한다. 그의 이전 작품들처럼 한 사람의 삶을 흔드는 변화가 곧 가족 전체의 붕괴로 이어지는 얘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페러렐 테일즈
Histoires Parallèles
아스가르 파르하디


큰 풍파를 맞은 아스가르 파르하디 감독이 본격적으로 이란 영화계를 떠나겠다고 선언하고 만든 첫 영화 〈페러렐 테일즈〉. 그동안 이란 영화계의 상징과도 같았던 파르하디 감독은 지난 작품 〈어떤 영웅〉 표절 논란으로 고초를 겪은 후(무죄 판결로 마무리됐다) 아예 이란에서 영화를 만들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그렇게 〈아무도 머물지 않았다〉, 〈누구나 아는 비밀〉처럼 이란이 아닌 타국에서 영화를 찍었다. 이번 〈페러렐 테일즈〉는 프랑스를 중심으로 이탈리아, 벨기에가 합작했다. 차기작의 영감을 얻기 위해 이웃들을 염탐하는 소설가 실비와 그에게 고용된 아담, 그리고 관음의 대상이 된 이웃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실비 역의 이자벨 위페르를 비롯해 뱅상 카셀, 까뜨린느 드뇌브, 비르지니 에피라, 피에르 니네이 등이 출연한다.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1인 2역을 맡는 배우도 있으니 현실과 실비의 소설이 모두 그려질 것으로 보인다. 〈사랑에 관한 짧은 필름〉(크쥐시토프 키에슬로프스키)를 느슨하게 리메이크한 작품이라고 하니 미리 봐두어도 좋을 듯.
페이퍼 타이거
Paper Tiger
제임스 그레이

어떤 장르든 완벽하게 자신만의 스타일로 승화하는 감독 제임스 그레이가 오랜만에 범죄 영화로 돌아왔다. 〈페이퍼 타이거〉는 아메리칸드림을 꿈꾸는 펄 형제가 러시아 마피아와 엮이게 되면서 와해의 위기를 맞이하는 순간을 그린다. 이번 칸영화제 경쟁 부문에서 〈더 맨 아이 러브〉(아이라 잭스)와 함께 유이한 미국 영화인데, 확실히 출연진이 눈길을 끈다. 〈결혼 이야기〉에서 호흡을 맞췄던 아담 드라이버와 스칼렛 요한슨이 재회하고, 마일스 텔러가 함께 한다. 제임스 그레이의 전작 〈아마겟돈 타임〉처럼 1980년대 뉴욕을 배경 삼는데, 〈투 러버스〉 이후 오랜만에 호아킨 바카-아사이(Joaquín Baca-Asay) 촬영감독의 카메라를 통해 이야기를 펼쳐 보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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