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86세 재즈 거장 허비 행콕의 라이브, '봄날의 끝자락' 서재페 달군 전설의 무대

11년 만에 내한한 재즈 전설 허비 행콕, 86세 나이 잊은 폭발적 연주와 故 웨인 쇼터 추모로 대미 장식

'관객은 내 가족의 일부다.' '허비 행콕'의 진심 어린 고백이 서울의 밤하늘을 갈랐다.

제18회 서울재즈페스티벌 무대에 오른 '재즈의 전설' 허비 행콕 [촬영=이태수]
제18회 서울재즈페스티벌 무대에 오른 '재즈의 전설' 허비 행콕 [촬영=이태수]

'거장의 귀환', 86세 건반 위를 지배하다

24일 올림픽공원 88 잔디마당, 어둠이 짙어질 무렵 '제18회 서울재즈페스티벌'의 대미를 장식하기 위해 등장한 그는 86세라는 나이가 무색한 폭발적 에너지를 뿜어냈다. 11년 만에 내한한 이 '재즈의 전설'은 키타(Keytar)를 메고 무대 전면으로 나서며 좌중을 압도했다. 대형 LED에 클로즈업된 주름진 두 손은 64년 음악 인생의 '거룩한 궤적'을 증명하듯 쉴 새 없이 건반을 농락했다.

제18회 서울재즈페스티벌 무대에 오른 '재즈의 전설' 허비 행콕 [촬영=이태수]
제18회 서울재즈페스티벌 무대에 오른 '재즈의 전설' 허비 행콕 [촬영=이태수]

장르의 파괴자, '시대를 초월한 감각'을 뽐내다

1962년 데뷔 이래 '허비 행콕'은 재즈의 문법에 펑크, 록, '전자음악'을 이식한 '혁신의 아이콘'이다. 그래미 14관왕과 아카데미 음악상에 빛나는 그의 이력은 단지 과거의 영광이 아니었다. 이날 무대에서 '헤드 헌터스', '록킷' 등 반세기를 관통하는 명곡들이 울려 퍼지자, 세대를 불문한 관객들은 세련된 그루브에 몸을 맡겼다. 정교하게 호흡을 맞춘 베이스와 드럼 세션은 거장의 지휘 아래 '완벽한 청각적 황홀경'을 선사했다.

제18회 서울재즈페스티벌 무대에 오른 '재즈의 전설' 허비 행콕 [촬영=이태수]
제18회 서울재즈페스티벌 무대에 오른 '재즈의 전설' 허비 행콕 [촬영=이태수]

별이 된 동지를 향한 위로, '웨인 쇼터'를 기리며

공연이 절정에 달한 순간, '허비 행콕'은 오랜 음악적 동반자였던 故 '웨인 쇼터'를 소환했다. "그는 세상을 떠났지만, 여전히 우리 마음속에 숨 쉰다." 명곡 '풋프린츠' 연주 전 남긴 묵직한 추도사는 장내를 짙은 감동으로 물들였다. 슬픔을 넘어선 열정이었을까. 기타리스트와 함께 허공을 가르며 도약하는 그의 '파격적인 무대 매너'는 관객의 혼을 빼놓기에 충분했다. 피날레를 장식한 뜨거운 '손키스'는 한국 팬들을 향한 가장 우아한 작별 인사였다.

제18회 서울재즈페스티벌 [촬영=이태수] / 연합뉴스
제18회 서울재즈페스티벌 [촬영=이태수] / 연합뉴스

음악이 된 봄날의 끝자락, '서재페'가 남긴 여운

올해로 18회를 맞은 '서울재즈페스티벌'은 올림픽공원 일대 4개 무대에서 압도적인 스케일로 펼쳐졌다. '존 바티스트', '자넬 모네' 등 세계적 아티스트들이 뿜어낸 열기는 때이른 무더위마저 잊게 만들었다. 선글라스와 돗자리로 무장한 관객들은 잔디밭에 누워 '봄날의 끝자락'을 시원한 바람과 함께 만끽했다. 전 세대가 음악 하나로 연대했던 이 축제는, 거장의 완벽한 선율과 함께 '최고의 문화적 카타르시스'를 남기며 성료했다.

영화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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