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개된 캐릭터 스틸은 하나의 밥상을 마주한 ‘하응’, ‘순애’, ‘명복’의 서로 다른 표정을 포착해 눈길을 끈다. 먼저 잔뜩 심기가 불편한 표정으로 팔짱을 낀 채 밥상 앞에 앉아 있는 ‘하응’(정진영)은 40년간 집안의 절대 권력자이자 ‘밥상 위의 폭군’으로 살아온 아버지의 면모를 단번에 보여준다. 입맛에 맞지 않는 반찬 하나도 그냥 넘어가지 않을 것 같은 못마땅한 표정은 평생 삼시세끼 집밥을 당연하게 누려온 그의 까다로운 성격을 고스란히 드러낸다. 구두 수선을 위해 쓰던 손에 난생처음 식칼을 쥐고 가족의 밥상을 직접 책임지게 된 ‘하응’이 어떤 변화를 맞게 될지 궁금증을 자극한다.
‘순애’(이정은)의 스틸에서는 차리기만 했던 밥상을 이제는 받아보게 된 아내의 변화가 엿보인다. 숟가락을 든 채 남편이 차려준 한 끼를 마주한 ‘순애’의 표정에서는 가족들의 식사를 책임져온 지난 시간과는 사뭇 달라진 여유가 느껴진다. ‘요리백지증’을 계기로 남편에게 부엌을 넘겨준 ‘순애’는 남편이 만든 음식을 냉정하게 평가하는 심사위원으로 변신, 밥상 앞 달라진 관계 역전을 통해 앞으로 펼쳐질 새로운 변화에 흥미를 더한다.

밥상 앞에서 환하게 웃고 있는 장남 ‘명복’(변요한)의 모습은 ‘하응’과 ‘순애’와는 또 다른 분위기를 자아낸다. 어릴 적 엄마의 집밥을 따뜻한 기억으로 간직한 아들이자 달라진 부모의 일상을 가장 가까이서 마주하는 인물인 그는 아버지가 밥상을 차리기 시작하며 변해가는 식구들의 모습을 지켜본다. 티격태격하는 부모 사이에서 때로는 관찰자가 되고 한 지붕 아래 구성원으로서 그 변화에 스며드는 ‘명복’의 존재가 작품에 어떤 활력을 더할지 기대를 높인다.
밥상에 둘러앉은 세 사람의 서로 다른 표정은 늘 당연했던 집밥 앞에 달라지기 시작한 집안의 풍경을 고스란히 담아낸다. 너무 익숙해서 미처 들여다보지 않았던 가족의 관계를 ‘집밥’이라는 일상적인 소재에서 출발해 유쾌하고 현실감 있게 풀어내며 남녀노소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완성할 예정이다.

무엇보다 정진영, 이정은, 변요한의 연기 앙상블은 〈아버지의 집밥〉 을 기대하게 만드는 관전 포인트다. 세 배우는 오랜 시간을 함께 살아온 가족 특유의 익숙한 말투와 눈빛, 굳이 말하지 않아도 드러나는 감정까지 생활감 넘치는 연기로 표현한다. 여기에 인물의 얼굴과 표정을 더욱 가까이 포착하는 세로형 프레임이 더해져 기존 영화나 드라마와는 또 다른 밀도의 연기를 만날 수 있을 전망이다. 이준익 감독이 첫 세로형 시네마를 통해 세 배우의 연기와 이들의 일상을 어떤 방식으로 담아 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오늘 가장 생각나는 집밥 같은 이야기 〈아버지의 집밥〉은 오는 9월 9일(수) 전국 롯데시네마에서 단독 개봉한다. 8월 29일(토)에는 씨네플레이와 한국영상자료원이 공동 주최하는 제1회 코리아 숏드라마 어워즈의 초청작으로 상영되어 이준익 감독의 관객과의 대화도 예정되어 있다. 이후에는 숏드라마 플랫폼 레진스낵을 통해 9월 17일(목)과 24일(목)에 걸쳐 순차 공개되며 극장에서는 146분의 하나의 작품으로, 레진스낵에서는 에피소드 단위의 숏드라마로 만나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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