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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의 계승인가, 매혹적인 전복인가! 프랑수아 오종의 '이방인'

〈이방인〉 포스터
〈이방인〉 포스터

“오늘 엄마가 죽었다. 아니, 어쩌면 어제.” 강렬한 첫 문장으로 단숨에 작품의 낯선 세계로 독자를 끌어들인 알베르 카뮈의 소설 「이방인」이 영화로 재탄생했다. 「이방인」은 ‘부조리’라는 카뮈의 핵심적인 사유를 응축시킨 그의 대표작으로 문학사에서 여전히 강한 생명력을 유지하는 작품이다. 이 불멸의 작품은 성적 욕망과 가족 규범의 전복, 삶과 죽음을 심리 스릴러, 블랙코미디, 멜로 등 다양한 장르영화로 그려온 프랑스 감독 프랑수아 오종의 용기에 의해 재탄생할 수 있었다. 카뮈의 「이방인」은 1967년 이탈리아 거장 감독 루키노 비스콘티가 첫 영화화를 시도했다가 “지나치게 충실한 각색”이라는 평가를 받으면서 비평적 실패를 겪은 이후 사실상 금기로 여겨져 왔다. 프랑수아 오종의 〈이방인〉은 이 금기를 깨트리고 도전장을 내민 셈이다. 그의 영화 〈이방인〉은 카뮈의 원작에서 잘려 나간 알제리의 정치적·역사적 맥락을 정면으로 되살린다. 그는 각색의 방향에 대해 “카뮈가 작품 속에 실마리만 남겨두고 더 발전시키지 않았던 이야기를 내가 이어가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전했다. 영화 〈이방인〉은 카뮈의 원작에서 무엇을 이어받았고, 또 더했을까.


부조리의 재현

〈이방인〉
〈이방인〉

프랑수아 오종의 〈이방인〉은 원작에서 뫼르소의 의식을 압박하는 햇빛과 열기의 감각적 세계를 스크린에 고스란히 그려낸다. 오종은 흑백 연출을 통해 뫼르소(벤자맹 부아쟁)의 내면을 촘촘한 심리 묘사로 설명하지 않고 절제된 분위기를 통해 그가 세계와 자신 사이에서 느끼는 감정적 거리감과 고립감을 드러낸다. 이는 원작의 건조한 문체에서 오는 서늘한 느낌을 잘 살려낸다. 동시에 공간의 명암을 두드러지게 하는 흑백 연출은 태양과 해변의 밝기를 명암의 충돌로 바꾼다. 햇빛은 더 이상 따뜻한 자연의 것이 아니라, 시야를 흐리고 사물을 과도하게 노출하는 파괴적인 힘으로 변한다. 영화에서 햇빛이 강렬하게 내리쬐는 해변은 안락한 휴양지가 아니라, 인간의 의지와 신체를 압박하는 공간이다. 오종의 〈이방인〉은 카뮈의 부조리를 추상적인 개념이 아닌 뫼르소가 겪는 열기의 압박으로 감각적으로 번역하는 데 성공한다.

〈이방인〉
〈이방인〉

〈이방인〉
〈이방인〉
〈이방인〉

원작과 같이 영화는 뫼르소의 아랍인 총격을 기점으로 두 부분으로 나뉜다. 1부는 엄마의 죽음 이후에도 아무렇지 않게 일상을 영위하는 뫼르소의 모습이 나타난다. 뫼르소의 수영과 연인 마리(레베카 마르데르)를 향한 그의 욕정은 삶의 의미를 알려주지 않는 무정한 세계와 반복해서 접촉하려는 그의 의지의 발로일 것이다. 1부에서 그는 그를 둘러싼 사람들, 자연, 세계와 이따금 일체감을 느낀다. 그에 비해 2부는 뫼르소를 세계로부터 소외시키는 재판 과정과 수감 생활을 보여준다. 이러한 대조를 통해 1부는 한 개인의 이해할 수 없는 이탈을 사회적 의미로 끼워 맞추려는 2부의 재판 과정을 비판적으로 바라보게 한다. 사람들은 엄마의 장례식에서 보여준 뫼르소의 냉정한 태도와 살인 사건을 하나의 서사로 엮고 그의 범죄 행위를 판단한다. 여기서 법정은 진실을 발견하는 장소가 아닌 판사, 변호사, 검사, 증인, 배심원 등 각 인물이 미리 정해진 역할을 수행하는 무대처럼 묘사된다. 이에 그치지 않고 그가 어떤 인간이어야 하는지를 규정한다는 점에서 재판은 하나의 도덕극으로 변한다. 그리고 이 모든 과정에서 죽임을 당한 아랍인은 철저하게 소외된다.


“아랍인 하나를 죽였습니다”

〈이방인〉
〈이방인〉

1942년 알제리 해변에서 총성이 울린 이후 오랜 시간 동안 총성의 피해자는 카뮈의 소설 안에서 이름 없는 “아랍인”으로 남았다. 알제리 태생인 카멜 다우드 작가의 소설 「뫼르소, 살인사건」은 그 피해자에게 ‘무사’라는 이름을 처음 부여했다. 「뫼르소, 살인사건」은 「이방인」에서 이름 없이 죽임을 당한 한 알제리인의 동생의 시각으로 「이방인」을 전복시키는 이야기를 담는다. 다우드는 프랑스 점령기의 알제리에서 식민주의와 정체성 억압의 문제를 다루며, 카뮈의 소설 바깥으로 밀려난 알제리의 역사와 그곳에 살았던 아랍인의 기억을 다시 서사의 중심으로 끌어온다. 오종의 「이방인」은 이를 이어받는다. 감독은 식민지 알제리가 프랑스에 의해 발전된 공간이 되었다는 내용을 담은 푸티지로 영화를 시작한다. 푸티지는 식민 지배를 문명화와 근대화의 일환으로 정당화하는 전형적인 식민주의의 관점으로 진행된다. 오종은 이를 오프닝에 배치함으로써 이후의 서사를 읽게 만드는 역사적 프레임을 형성한다. 관객은 부조리를 의식하는 뫼르소의 개인적 삶을 보기 전에 식민지 알제리의 상황을 먼저 보게 되면서 뫼르소의 행적을 비판적으로 따라간다.

〈이방인〉
〈이방인〉

“아랍인 하나를 죽였습니다”. 영화의 푸티지 이후 다음 장면에서 뫼르소는 감옥에 갇힌 첫날 죄명을 물어보는 아랍인에게 이렇게 답한다. 이는 원작에는 없는 대사로 영화에서 더해졌다. “아랍인 하나를 죽였습니다”는 「이방인」의 불후의 문장 “오늘 엄마가 죽었다”를 뒤집는다. 동시에 원작에서 소설 전체를 떠받치는 구성이 되기도 하는 죽음의 순서를 전치한다. 원작에서는 뫼르소 엄마의 죽음이 가장 먼저 제시되어 소설 전체와 인물의 무의식을 짓누르는 기제로 작용한다. 이는 원작의 두 번째 죽음인 아랍인의 죽음마저 뒤덮고 살인의 피해자를 재판 과정과 작중의 세계 바깥으로 물러나게 한다. 오종은 영화에서 아랍인의 죽음을 먼저 관객에게 인식시킴으로써 뫼르소의 살인을 개인의 실존적 부조리만으로 환원하지 않고, 식민지 사회에서 프랑스인이 아랍인을 바라보는 권력의 구조 속에 위치시킨다. 그 결과 영화의 서사는 뫼르소의 내면과 부조리 의식에만 머물지 않고, 아랍인의 타자성을 전면에 내세우며 서구 중심의 시선을 해체한다. 이윽고 영화는 이름 없이 지워졌던 아랍인의 이름을 스크린 속 무덤에 새긴다. 극 중 피해자의 여자 형제 제밀라가 묘비 앞에 서 있고, 그 묘비에는 아랍어로 ‘무사 함다니’라고 적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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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인

원작의 계승인가, 매혹적인 전복인가! 프랑수아 오종의 '이방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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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10. 2.

원작의 계승인가, 매혹적인 전복인가! 프랑수아 오종의 '이방인'

“오늘 엄마가 죽었다. 아니, 어쩌면 어제. ” 강렬한 첫 문장으로 단숨에 작품의 낯선 세계로 독자를 끌어들인 알베르 카뮈의 소설 「이방인」이 영화로 재탄생했다. 「이방인」은 ‘부조리’라는 카뮈의 핵심적인 사유를 응축시킨 그의 대표작으로 문학사에서 여전히 강한 생명력을 유지하는 작품이다. 이 불멸의 작품은 성적 욕망과 가족 규범의 전복, 삶과 죽음을 심리 스릴러, 블랙코미디, 멜로 등 다양한 장르영화로 그려온 프랑스 감독 프랑수아 오종의 용기에 의해 재탄생할 수 있었다. 카뮈의 「이방인」은 1967년 이탈리아 거장 감독 루키노 비스콘티가 첫 영화화를 시도했다가 “지나치게 충실한 각색”이라는 평가를 받으면서 비평적 실패를 겪은 이후 사실상 금기로 여겨져 왔다.

극악범죄는 돈이 된다? 범죄자판(?)이 돼버린 넷플릭스 인기 순위 1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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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10. 2.

극악범죄는 돈이 된다? 범죄자판(?)이 돼버린 넷플릭스 인기 순위 1위

역시 사람은 자극적인 이야기를 찾게 되는 걸까. 10월 1일 기준 플릭스패트롤에 따르면, 넷플릭스 영화와 드라마 모두 강렬한 범죄로 지금까지도 구설에 오르고 있는 인물들을 내세운 작품이 1위를 차지했다. 넷플릭스 공식 집계 기준으로도 〈유나바머: 비밀 실험〉은 47개국에서 1위를 석권했고, 〈괴물: 리지 보든 이야기〉는 2주째 1위를 달성했다. 영화 〈유나바머: 비밀 실험〉은 유능한 수학자였으나 이후 16번의 폭탄 테러를 일으킨 ‘유나바머’ 시어도어 카진스키의 이야기를 담았다. 드라마 〈괴물: 리지 보든 이야기〉는 1892년, 한 귀족 가문의 하녀 리지 보든이 살인죄로 고발된 사건을 다뤘다. 이렇게 넷플릭스 1위를 장식(. )한 두 ‘범죄자’의 이야기를 각각 살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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