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씨네플레이는 특별한 손님을 모셨습니다. 어디서 왔는지는 모르지만 갑작스레 지구에 방문해주신 <컨택트>의 외계인 헵타포드입니다.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인가 싶으신 분들이 계실 줄로 압니다.
사실 이 인터뷰는 말이 안 되는 게 정상인 ‘가상 인터뷰’입니다. 2016년 여름 출범한 씨네플레이 역사상 두 번째 가상 인터뷰이기도 합니다. 첫 번째는 지난해 개봉한 <터널>의 신스틸러 강아지 탱이와 <마이펫의 이중생활>의 주인공 강아지 맥스와의 인터뷰였습니다.
자, 말도 안 되는 컨셉을 이해하셨다면 본격적으로 시작하겠습니다. <컨택트>의 헵타포드를 만나보시죠.
멀리 지구까지 오시느라 수고가 많으셨습니다.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쁘으으으ㅡㅇ아아아ㅏ아ㅏ가아ㅏ하ㅏ핳.
아, 그러시군요. 사실은 한 마디도 못 알아듣겠네요. 통역이 필요할 것 같네요. <컨택트>에 출연한 루이스(에이미 아담스) 박사님 안 계신가요? 아, <저스티스 리그> 촬영 때문에 못 오셨다고요. 별 수 없이 제가 헵타포드 문자를 독학해야겠군요.
휴~ 이제야 다 익혔네. 나 이렇게 열일하는 거 우리 사장님이 알아주셔야 할 텐데. 월급도 팍팍 올려주고. (이거 보고 계시죠?)
자자, 오래 기다리셨습니다. 그럼 본격적인 인터뷰를 시작해볼까요? 우선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아, 저는 <컨택트>에 출연한 코스텔로라고 합니다. 사실 본명은 ‘쁳으으ㅡㅇ으으’ 인데 지구에서 사용하라고 이안(제레미 레너) 박사가 미국식 이름을 지어줬어요.
<컨택트>에는 어떻게 출연하시게 됐나요. 아, 참. 중요한 질문을 빼먹었군요. 두유노김치? 두유노유나킴? 두유노싸이?
헐, 대박. 아직도 이런 국뽕 질문을 하시나요? 그냥 영화 질문해주면 좋겠다는.
죄송해요. 습관이 돼나서. 그럼 영화 질문을 드리겠습니다. <컨택트>에 출연하신 계기가 궁금합니다.
드니 빌뇌브 감독님한테 연락이 왔어요. 괜찮은 시나리오가 있는데 출연해보면 어떻겠냐고요. 제가 고향별에서는 유명한데 다른 은하계에서는 아직 인지도가 좀 낮거든요. 그래도 괜찮냐고 했더니 어차피 발만 찍을 거니까 상관없다고 해서 오케이했습니다.
유명하신지 몰랐어요. 우주적 셀럽이신 거죠? 그럼 혹시 동료 배우 중에 에이리언이라고 아세요? 지구에서 완전 유명한 외계인이거든요.
아, 그분! 별로 안 친해요. 프레데터랑은 친한 것 같던데. 저는 평화주의자라서 그분하고는 친하게 지낼 수가 없어요. 대신 <이티>에 출연한 이티하고 베프고요. <스타워즈>에 출연하신 요다 선생님하고는 앞으로 작품 같이 해보고 싶어요.
<아바타>에 출연한 나비족들은 어떤가요?
걔네들은 너무 싸가지가 없어요. <아바타>가 지구에서 흥행 1위 했다고 어찌나 어깨에 힘을 넣고 다니는지. 나보다 키도 한참 작은 애들이 그러고 다니는 거 보면 좀 우습죠. 그거 다 제임스 카메론 감독 이하 스탭들이 차려놓은 밥상에 숟가락만 얹은 건데, 그걸 몰라. 황정민도 아는 건데 말이죠.
<컨택트>에서 보니까 키가 좀 크시긴 하더군요. 함께 출연한 지구인 배우 에이미 아담스와 제레미 레너와의 호흡은 어땠나요?
에이미 언니와의 호흡이 좋았던 것 같아요. 진짜 많이 챙겨주셨어요. 지구 촬영이 처음이라고 하니까 저를 트레일러로 불러주시고 같이 셀카도 찍고 그랬어요.
헉, 여자 분이셨어요?
제가 어딜 봐서 남자처럼 보이나요? 농담입니다. 우리는 성별이 없습니다. 여자 지구인한테는 언니, 남자 지구인한테는 형이라고 부르니까 좀더 친하게 지낼 수 있더라고요.
드니 빌뇌브 감독이 직접 캐스팅했다고 했는데 촬영하면서 특별히 요구한 게 있나요?
그 감독 은근히 까탈스럽고 그렇더라고요. 처음 루이스 박사와 만나는 장면을 무려 77번이나 찍었어요. 발성이 약하다, 목소리에 에코를 좀더 넣어봐라 그러면서 자꾸 다시, 다시 그러더라고요. 우리말도 전혀 못하시는데 말이죠. 감독님의 전작 <시카리오: 암살자의 도시>를 좋게 봐서 출연했는데 괜히 했나 싶더라고요. 같이 출연한 애봇은 진짜 열받는다고 확 엎어버릴까 하더라고요.
드니 빌뇌브 감독이 완벽주의자인가 보네요. 저도 <시카리오: 암살자의 도시> 인상적으로 봤습니다. <그을린 사랑>은 진짜 충격이었고요.
아, 사실 저는 드니 빌뇌브 감독 영화 가운데 <에너미>를 제일 좋아합니다. 지구인들은 좀 난해하다고 그러던데 우리한테는 엄청 심플하고 미니멀한 이야기 구조여서 좋았습니다. 지구인들은 자신과 똑같이 생긴 도플갱어를 이상하게 생각하는 게 전 이해가 안 되요. 우리는 다 비슷비슷하게 생겼거든요.
저희랑 사고방식이 좀 다르시군요. 어쨌든. 좋아하는 지구 영화가 혹시 또 있나요?
음… 가만 있어 보자. 뭐가 있을까. 한국에 왔으니까 한국영화 중에 골라보자면 뭐, 박찬욱, 봉준호 감독님 영화 좋아하죠. 아, 맞다. 그 <7광구>라는 영화 있잖아요. 그거 진짜 기대했는데 좀 아쉬워요. 그 영화에 우리 옆 은하계에서 활동하는 친구가 출연했었거든요.
이건 또 처음 듣는 얘기군요. <7광구>에 외계인이 나왔다니. 그냥 괴물인 줄 알았는데. 우주 배경인 SF 영화 중에는 어떤 작품을 손에 꼽으시나요?
스탠리 큐브릭 감독님의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는 우리 은하계에서도 걸작으로 불립니다. 외계인 연기도 좋았고요. 모노리스 형의 연기가 진짜 일품이었죠.
헉, 까만 직육면체 모노리스가 배우였다니.
그분 그해 남우주연상 받으셨어요. 그리고 또 뭐가 있더라. <스타워즈> <스타트렉>은 영 별로였어요. 너무 지구인 중심적인 이야기라. 저한테는 유치하더라고요. 차라리 <에이리언> 시리즈가 좋았어요. 에이리언 얘네들이 연기는 진짜 끝내주게 잘하죠. <에이리언: 커버넌트> 촬영 때도 리들리 스콧 감독이 엄청 쪼아서 장난 아니었다고 하던데요. 조디 포스터가 나온 <콘택트>가 기억에 남네요. 사실 그때 로버트 저메키스 감독님한테 출연 제의 받았는데 정중히 사양했어요. 지구로 메시지 보내는 역할인데 직접 출연하는 게 아니라고 해서 좀 그랬죠. <인터스텔라>도 재밌게 봤어요. 근데 그거 아세요? <인터스텔라>에서 그 마지막에….
잠깐만요. 스포하실 건가요?
스포라니요. 이미 개봉한 지 몇 년 된 걸 가지고. 우리는 (시간 흐름에 따른) 선형적 사고를 하지 않기 때문에 스포일러라는 개념이 없어요. 그래서 얘기해요? 말아요?
갑자기 어려운 말을 쓰시네요. 잘 이해는 안 되지만 암튼 말씀해보세요.
그 마지막에 브랜드(앤 해서웨이) 박사가 혼자 쿠퍼(매튜 맥커너히) 기다리는 행성 있잖아요. 거기 사실은 아이슬란드랍니다. 하하하.
하핫, 그렇군요. 저는 또 뭐 실제로 가보신 다른 행성인 줄 알고 막 궁금해했는데. <인터스텔라>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요. 주인공 쿠퍼가 블랙홀 안으로 들어가잖아요. 혹시 직접 들어가보신 적 있나요?
쿠퍼가 들어간 블랙홀은 사실은 고속도로 진·출입구 같은 곳이에요. 블랙홀, 웜홀 아시죠? 이번에 인터뷰 때문에 지구 올 때도 목성IC 블랙홀 이용했어요. 좀 막혀서 7초 정도 늦었어요.
아, 제가 문과 출신이라. 무슨 말인지…. 얼마 전에 닐 디그레스 타이슨 박사가 출연한 <코스모스>라는 과학 다큐멘터리를 보긴 했는데.
답답하네. 그러니까 영화에도 나오잖아요. 쿠퍼가 블랙홀에 들어가면 시공간이 왜곡되고 과거로 가서 책장에 놓인 책을 떨어뜨리고 그러는 거. 그게 초반하고 연결되잖아요. 그리고 우리는 빛의 속도보다 빠르게 여행하기 때문에 7초 늦은 거면 은하계 몇 바퀴 돌고도 남는 시간이죠.
지금 또 스포일러 하신 건가요?
아까 말씀드렸는데 우리는 선형적 사고를 하지 않기 때문에 스포일러라는 개념이 없어요. <인터스텔라> 다시 한번 더 보면 재미없을 것 같아요?
재미는 있겠죠.
그러니까 내 말이 그 말이라니까. 아 그런데 <컨택트>는 반전 있으니까 절대 스포일러 당하지 말고 보시길.
스포일러 개념이 없다더니만 이번엔 스포 당하지 말라니. 말의 앞뒤가 안 맞잖아요.
어허, 이 사람이. 원형으로 되어있는 우리 문자 배웠잖아요. 우리는 선형적 사고를 안 한다니까. 그러니까 말 자체에 앞뒤가 없다고! 우리 문자를 제대로 배웠다면 사고 방식도 이해할 텐데, 제대로 배운 거 맞아? 씨플스쿨 이거 영 엉터리네.
속성과외라 그런가? 그런 건 잘 모르겠네요. 암튼 마지막으로 씨네플레이 독자들에게 한마디 해주시죠.
가만 보니까 이 가상 인터뷰 노잼이라고 악플 엄청 달릴 것 같네요. 그래도 뭐 에디터한테만 욕하시고 저는 욕하지 말아주세요.
아니 이 외계인이 보자보자 하니까! 악플이라니요! 당신이 어떻게 알아?
다 아는 수가 있어요. <컨택트> 본 사람들은 내 말이 무슨 말인지 다 알 걸.
아~. 그렇다면 할 말이 없네요. 진짜 마지막 질문입니다. 차기작은 어떻게 되나요?
지금은 좀 쉬고 싶어요. 좋은 시나리오 들어오면 어쩔 수 없이 하긴 할 텐데. 암튼 좀 쉬고 싶네요. 이제 인터뷰 끝났죠? 근데 여기 포켓스톱 가까운 데 어디예요? 우주에서 몬스터볼 다 써버려서요. 망나뇽은 잡았는데 잠만보가 안 나와요. 그리고 피카츄 있는 데 알면 좌표 좀 찍어줘요.
씨네플레이 에디터 신두영(두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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