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머릿속에 콱 들어박힌
캐릭터들 가운데
독특한 헤어스타일의
소유자들이 많다.

말하거나 움직이지 않아도
범상치 않은 머리 모양새만으로도
보통 인물이 아니라는 걸
대번에 깨닫게 된다.

보자마자 우리의 시선을
송두리째 강탈하는
영화 속 파격 헤어스타일의
캐릭터들을 쭉 모아봤다.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안톤 쉬거 / 하비에르 바르뎀

'파격 헤어스타일'이라는 말과 동시에 떠오른 인물, 바로 안톤 쉬거다. 영화사상 가장 위압적인 캐릭터라 할 만한 그는 저 삼각김밥 같은 머리로 등장해 관객들을 섬뜩하게 만든다. 저런 머리를 하고서도 웃음은커녕 살떨리는 공포를 전달하다니, 바르뎀은 정말 최고의 배우!

<칼리토>
데이브 클라인펠트 / 숀 펜

데이브는 비열하다. 변호사인 그는 마약상 칼리토(알 파치노)를 가석방시켜 범죄의 세계에 다시 발들이게 한다. 관객들은 진작부터 한줌밖에 안되는 머리털을 빠글빠글하게 볶은 모습을 보고 나쁜놈인 걸 눈치챌 것이다. 지금 보니 구레나룻만 곱슬곱슬하지 않은 것도 이중성을 드러내는 것 같다.

<가위손>
에드워드 시저핸즈 / 조니 뎁

조니 뎁은 '변신'을 즐기는 배우다. 그 중에서 최고봉은 역시 <가위손>의 에드워드 아닐까? 가위 뭉치인 두 손, 거무죽죽한 이목구비를 풀어헤친 카세트테이프 같은 머리가 완성시킨다. '중이 제 머리 못 깎는다'는 속담이 떠오르는 산발 오브 산발.

<트와일라잇>
제이콥 블랙 / 테일러 로트너

<트와일라잇>과 <뉴 문>을 판가름하는 절대적인 차이. 바로 제이콥이 장발로 나오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가 말끔하게 머리를 자르고 난 후에야 벨라-에드워드-제이콥의 삼각관계가 제대로 타오를 수 있었으니까. 테일러 로트너는 추호도 장발 시절을 그리워해본 적이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제5원소>
루비 로드 / 크리스 터커

사진만 봐도 그 짹짹거리는 목소리가 울리는 듯한 <제5원소>의 루비 로드. 어깨를 한껏 드러낸 호피 무늬 옷마저도 평범하게 만드는 사또밥 머리의 루비는 영화 속 우주 세계의 톱스타다. 한시도 입을 가만두지 않는 그는 <제5원소>의 활력소다. 또 다른 헤어스타일 역시 난해하긴 마찬가지.

'호빗' 시리즈
봄부르 / 스티븐 헌터

'반지의 제왕'에 김리가 있다면, '호빗'엔 봄부르가 있다. 봄부르는 소린의 12가신 중 가장 뚱뚱하고 잠이 많은 캐릭터다. 무지막지한 식성을 자랑하는 그의 무기는 요리할 때 쓰는 쇠국자다. 관객들의 마음은 저 시작과 끝을 알 수 없는 헤어스타일과 수염으로 빼앗았다.

<아메리칸 허슬>
어빙 로젠펠드 / 크리스찬 베일

어빙에게 머리 손질은 목숨과도 같다. 그가 머리를 손질하는 모습으로 <아메리칸 허슬>이 시작할 정도(?)다. 훌러덩 벗어진 정수리를 채우기 위한 손길이 경이로울 지경. 좀체 미워할 수 없는 사기꾼 어빙의 혼신이 담긴 헤어스타일은 뒷동산만한 똥배만큼이나 시선을 사로잡는다.

<조니 수에드>
조니 수에드 / 브래드 피트

브래드 피트가 27살에 출연한 첫 주연작.  다소 밋밋한 청춘영화지만, 피트의 미모를 감상하는 것만으로도 가치가 있다. 리키 넬슨 같은 로큰롤스타가 되고 싶은 조니는 한껏 세운 퐁파두르 스타일로 자존심을 세운다. 문제는 여자친구랑 싸우다가 머리부터 잡히기 아주 십상이라는 것.

<써로게이트>
톰 그리어 / 브루스 윌리스

<써로게이트>는 가상현실을 다룬다. 브루스 윌리스의 머리를 둘러싼 모발이 가장 확실한 증거다. 머리가 있는 윌리스라니, 반가운 한편 여전히 아쉽긴 하다. 기왕 쓸 거면 풍성한 걸로다가 쓰지. 솔직히, 그가 가발 쓰고 나온 대목들은 영화에 집중이 안될 정도다.

<고스트 라이더>
자니 블레이즈 / 니콜라스 케이지

브루스 윌리스와 같은 이유로 포함시켰다. <고스트 라이더>에서 케이지는 모터싸이클 스턴트 세계 챔피언이다. 명색이 세계 최고 라이더인데, 저런 모범생 스타일이라니... 차라리 머리 위로 타고 있는 불꽃이 더 사실적으로 보인다.

<드라큐라>
드라큐라 / 게리 올드만

요즘엔 단정한 중년 신사 이미지로 어필하고 있지만, 전성기인 90년대 게리 올드만은 변신의 귀재였다. 그 중의 백미는 <드라큐라>의 드라큐라 백작이다. 핏기라곤 없는 창백한 얼굴에 시뻘건 피가 흥건한 모습은 드라큐라의 현현 같았다. 머리를 감싼 하트 모양의 헤어스타일은 그 기괴함을 한껏 고양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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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플레이 에디터 문동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