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의 세계를 어떻게 표현할 것인가.” '동궁' 인터뷰 ① 박정훈 촬영감독

박정훈 촬영감독, 김승규 조명감독, 이목원 미술감독 등 〈동궁〉의 베테랑 제작진이 생생한 제작 비하인드를 공개했다.

〈동궁〉 대본을 처음 봤을 때 느낀 점은?

〈동궁〉의 대본을 처음 봤을 때 막연하게 떠오르는 이미지가 있었는데 감독님과의 미팅 이후 같은 그림을 그리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현실에서 확실하게 뒤틀려지는 ‘귀의 세계’ 표현을 생각하며 촬영감독으로서 보여줄 수 있는 게 많을 것이라 생각했다.

〈동궁〉의 촬영 콘셉트 및 최정규 감독, 배우들과 나눈 이야기가 있다면.

현실 세계에서는 서사와 분위기에 맞는 정돈된 풀샷, 바스트샷의 정공법을 뚝심 있게 밀어붙이자는 이야기를 나눴다. 모든 그림의 한국적인 정서와 정적인 미학에 충실했다. 귀의 세계의 접근은 물론 달랐다. 카메라가 보여줄 수 있는 오락적인 부분의 극대화를 고민했다. 각 부마다 등장하는 귀매, 원귀 등 판타지 요소에 각자의 공간을 부여하고, 그 안에서 차별화된 색을 찾고자 고민했다. 액션 시퀀스 또한 구천이 상대하는 존재마다 다른 콘셉트를 고민했다.

촬영이 기대됐던 장면과 가장 어려웠던 장면은 무엇인가.

귀의 세계의 표현이었다. 미술만으로 완벽하게 표현할 수 없고, 무작정 CG에 의존할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 일치된 하나의 이미지를 두고 모두의 협업이 중요한 포인트라 생각했다. 막연한 이미지를 일치화하는 작업이 가장 힘들었던 것 같다. 촬영에서는 단순한 색깔과 질감의 변화만으로는 표현의 한계가 있다고 생각했고, 귀의 세계 안에서 대기감의 변화를 표현하고 싶어서 약간의 고속촬영을 설계했다. 이러한 고민에 대해선 아무리 테스트 촬영을 해도 실제 촬영장에서 찍어 보지 않으면 확인이 안 되기 때문에 귀의 세계 촬영 전에 긴장했던 게 기억난다. 처음 귀의 세계를 찍던 날, 바람으로 우연히 만들어진 스모그를 보는 순간 확신했다. 계획했던 이미지에서 현장에 특수효과팀과 미술팀의 양념이 더해지니 생각했던 것보다 좋은 그림이 나왔다.

인물의 특징과 감정을 담아내기 위해 고민한 지점은 무엇인가.

조명의 역할이 컸다. 시리즈 특성상 장시간 어둠을 볼 때 피로도가 존재한다. 그 안에서 조명을 통한 부드러운 스킨톤과 묵직한 블랙 표현 덕에 캐릭터를 돋보이게 찍을 수 있었다. 김승규 조명감독님의 공이다. 구천과 생강 그리고 대비(장영남)를 담을 때의 접근과 왕을 다룰 때의 접근이 달랐다. 상황에 따라 렌즈를 달리 사용했고, 근엄함과 미스터리함을 강조하기 위해 측면샷을 과감하게 활용했다. 많은 우려가 있었지만 믿고 같이 응원해 준 감독님 포함 제작진에게 고맙다.

액션 장면 촬영에서 특별히 신경 쓴 부분은?

촬영이 줄 수 있는 오락적 기능을 놓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등장한 귀매나 원귀마다 다른 색상과 다른 콘셉트를 정해서 촬영했다. 화려한 액션 안에 놓치지 말아야 할 인물의 정서나 감정, 그것이 명확하게 표현되는 바스트샷을 중요하게 생각하면서 감독님, 무술감독님과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항상 액션 콘티를 통해 미리 준비해서 의논해 주고 현장에서 몸을 사리지 않는 무술팀에 존경심을 느꼈다.

소금 광 궁녀 귀신들과 구천의 액션 장면에서 눈여겨 볼 포인트가 있다면.

원귀들의 분노에 따른 불의 강도, 점층적으로 올라가는 불의 크기가 주 콘셉트였다. 원귀들의 분노에 따른 분위기 변화를 따라가며 보신다면 다른 재미도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박수무당의 몸주신과 구천이 맞붙는 장면에서 중요하게 생각한 지점은?

배우가 준비를 많이 했다. 그의 노력을 훼손 없이 담고 싶었다. 구성상 편집으로 교차될 수 밖에 없는 설정이었으나 한 호흡에 담았다. 많이 준비한 이홍내 배우가 다 한 장면이라고 생각한다.

〈동궁〉의 관전 포인트를 꼽아 달라.

배우들의 연기 대전을 꼽고 싶다. 극의 초반부터 이어지는 왕과 대비의 대치, 그 안에서 조승우와 장영남의 연기를 관람하는 부분이 특별한 재미 포인트인 것 같다. 스태프들 또한 현장에서 감동하며 보는 재미가 있었던 장면이다. 시청자분들께 현장의 느낌이 그대로 전달되리라 확신한다.

댓글 (0)

아직 댓글이 없습니다.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댓글 작성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