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4제곱미터' 김태준 감독 "실제 겪었던 층간소음 경험 담았다"

영화 〈84제곱미터〉 김태준 감독 [넷플릭스 제공]
영화 〈84제곱미터〉 김태준 감독 [넷플릭스 제공]

개인적인 층간소음 경험이 한 편의 영화로 탄생했다. 김태준 감독의 신작 〈84제곱미터〉가 바로 그 결과물이다.

21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김 감독은 영화 제작 배경을 설명하며 자신의 실제 경험을 털어놨다. "윗집이 새벽마다 소리를 내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는데, 한번 (윗집에) 가서 조심해달라고 부탁한 적이 있다"고 그는 회상했다. "그런데 그 뒤로 뭔가 고의적으로 내는 듯한 소리가 들리더라"고 덧붙였다.

〈84제곱미터〉는 내 집 마련에 성공한 '영끌족' 우성(강하늘 분)이 층간소음에 시달리며 점차 피폐해지고, 문제 해결에 나서는 과정을 그린 생활 밀착형 스릴러다. 김 감독은 "보복 소음에 대한 짜증과 분노를 담아 작품을 기획했는데, 거짓말처럼 작품 초고를 완성하는 날 윗집이 이사를 갔다"고 말했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반전이 기다리고 있었다. 문제의 소음은 윗집이 이사를 나간 다음 달 새벽에도 지속됐다. 김 감독은 "'아, 윗집이 아니었구나'라는 걸 알게 됐고, 처음으로 층간소음을 바라보는 시야가 좀 바뀐 것 같다"고 털어놨다. 작품 속에서 우성이 층간소음의 원인을 찾지 못하고 이웃집들을 차례로 헤매는 모습은 이런 감독의 실제 경험에서 나온 것이다.

영화 〈84제곱미터〉 속 한 장면 [넷플릭스 제공]
영화 〈84제곱미터〉 속 한 장면 [넷플릭스 제공]

영화는 단순한 층간소음 갈등을 넘어 현대 사회의 주거 문제를 조명한다. 대출을 최대로 끌어모으고, 어머니의 시골 밭까지 팔아 '서울 자가'를 마련하는 주인공의 모습에는 감독의 문제의식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김 감독은 "저도 서울에 살고 싶고 아파트에 살고 싶다"며 "어릴 때부터 당연하게 생각한 목표인 것 같은데 '왜 그게 당연했을까'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인생을 바쳐 '영끌'해서 부실 시공한, 층간소음이 심한 아파트를 산다는 게 이질적이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작품에는 층간소음을 중심으로 한 소동뿐만 아니라 아파트 시공 비리와 코인 광풍 등 다양한 사회 현상이 층층이 녹아들어 있다. 김 감독은 "층간소음 문제를 오락적으로 단순히 휘발해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었다"고 제작 의도를 강조했다.

영화 〈84제곱미터〉 속 한 장면 [넷플릭스 제공]
영화 〈84제곱미터〉 속 한 장면 [넷플릭스 제공]

같은 소재를 다룬 선행 작품에 대한 견해도 밝혔다. 배우 이선빈 주연의 공포영화 〈노이즈〉의 흥행과 관련해 김 감독은 "층간소음이라는 소재에 관객들이 공감하는 것을 보고 시의성 있는 소재가 맞구나 생각했다"며 "〈노이즈〉가 잘되는 걸 보면서 저도 힘을 많이 얻은 것 같다"고 했다.

차기작에 대해서는 스릴러 장르를 유지하되 새로운 시도를 예고했다. 스마트폰 해킹의 두려움을 담은 전작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2023)나 이번 작품과 마찬가지로 스릴러 영화가 될 것으로 보인다. 김 감독은 "스릴러를 하고 싶은데 정통 스릴러보다는 스포츠나 로맨스 등과 결합한다면 더 재미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새로운 느낌의 차기작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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