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at's Happening!' 아역스타 다니엘 스펜서 60세로 별세... 수년간 암 투병

1970년대 시트콤 디 토마스 역으로 유명...12세 때 교통사고 후 평생 후유증과 싸우며 수의사로 제2인생

배우 다니엘 스펜서
배우 다니엘 스펜서

1970년대 인기 시트콤 '왓츠 해프닝!!(What's Happening!!)'에서 재치 넘치는 막내딸 디 토마스 역을 맡아 사랑받았던 아역 배우 다니엘 스펜서가 수년간의 암 투병 끝에 60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고 월요일 그녀의 대리인이 CBS 뉴스에 확인했다.

스펜서는 극중에서 형 로저 '라지' 토마스와 그의 친구들인 드웨인 넬슨, 프레디 '리런' 스텁스를 향해 끊임없이 독설을 퍼붓는 영리하고 진지한 여동생 역할을 맡았다. '우, 엄마한테 일러바칠 거야(Ooh, I'm gonna tell mama)'는 디의 대표적인 대사가 됐다.

로스앤젤레스 와츠 지역을 배경으로 한 이 시트콤은 흑인 청소년들의 삶에 초점을 맞춘 최초의 텔레비전 프로그램 중 하나였다. 영화 '쿨리 하이(Cooley High)'를 바탕으로 제작된 이 쇼는 1976년부터 1979년까지 ABC에서 방영됐으며, 괴짜 라지, 유행어를 남발하는 드웨인, 빨간 베레모를 쓰고 춤추는 리런, 그리고 눈을 굴리며 차가운 시선을 보내는 디 등 기억에 남는 캐릭터들 덕분에 오랜 유산을 남겼다.

이 프로그램은 당시 미국 텔레비전에서 흑인 가정의 일상을 진정성 있게 그려낸 작품으로 평가받으며, 이후 다양한 인종을 다룬 시트콤의 길을 열었다는 문화적 의미를 갖고 있다.

쇼 첫 시즌 제작 초기, 당시 12세였던 스펜서는 캘리포니아 말리부의 퍼시픽 코스트 하이웨이에서 심각한 교통사고를 당했다. 이 사고로 그녀는 3주간 혼수상태에 빠졌고, 의붓아버지 팀 펠트는 목숨을 잃었다. 스펜서는 이후 수년간 척추와 신경학적 문제로 여러 차례 수술을 받아야 했다.

2018년에는 1977년 그 교통사고로 인한 혈종 출혈로 응급수술을 받았다. 사고 직후 가족 대변인은 AP통신에 그녀가 겨우 말을 할 수 있는 상태이며 걷기 위해 목발을 사용해야 한다고 전했다. 그녀는 최소 2004년부터 증상을 앓고 있었으며, 당시 휠체어를 사용해야 했고 걷는 법을 다시 배워야 했다.

2014년 스펜서는 유방암 진단을 받고 이중 유방 절제술을 받았다. 이는 그녀가 이미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고생하고 있는 상황에서 또 다른 시련이었다. 하지만 그녀는 이런 어려움 속에서도 굴복하지 않고 자신의 길을 개척해 나갔다.

스펜서의 투병 과정은 단순한 개인적 고통을 넘어서 같은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주는 사례가 됐다. 특히 아역 배우에서 전문직으로 전환한 그녀의 인생 여정은 많은 이들에게 영감을 주었다.

스펜서는 1980년대 중반 '왓츠 해프닝 나우!!(What's Happening Now!!)'라는 리부트 시리즈에도 출연했지만, 이후 연기보다는 동물을 돕는 일에 전념하기로 결심했다. 그녀는 캘리포니아대학교 데이비스 캠퍼스와 UCLA에서 공부한 후, 1993년 터스키기 대학교에서 수의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이는 연예계에서 전문직으로의 완전한 전환을 의미했다. 스펜서는 단순히 다른 길을 선택한 것이 아니라, 동물들을 치료하고 보호하는 일에 진정한 소명을 느꼈던 것으로 보인다. 이런 선택은 그녀의 성숙하고 이타적인 성격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수의사가 된 후 스펜서는 동물 권리 옹호자로도 활동했다. 그녀는 동물들의 복지 향상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했으며, 이는 그녀의 전문적 지식과 인도주의적 가치관이 결합된 결과였다.

스펜서의 이런 활동은 연예계 출신이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모범적인 사례로 평가받았다. 특히 자신이 겪은 고통과 어려움을 바탕으로 다른 생명체들을 돕는 일에 헌신한 것은 그녀의 인품을 보여주는 부분이다.

수의사로 활동하면서도 스펜서는 연기에 대한 애정을 완전히 버리지 않았다. 1997년 잭 니콜슨 주연의 영화 '애즈 굿 애즈 잇 겟츠(As Good as it Gets)'에서 수의사 역할로 출연한 것은 그녀의 실제 직업과 연기 경력이 만난 상징적인 순간이었다.

이는 그녀가 과거의 연기 경력을 부정하지 않으면서도 새로운 전문 분야에서 성공적으로 자리잡았음을 보여주는 의미 있는 출연이었다.

전 '왓츠 해프닝!!' 동료 배우인 헤이우드 넬슨은 인스타그램을 통해 스펜서를 '뛰어나고, 사랑스럽고, 긍정적이며, 실용적인 전사'라고 추모했다. 넬슨은 '우리는 다니엘 스펜서와 그녀의 기여를 기념하며, 긴 암 투병 끝에 그녀의 떠남과 전환을 알리게 돼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그는 또한 '우리는 딸, 자매, 가족 구성원, '왓츠 해프닝' 출연진, 수의사, 동물 권리 옹호자, 치료사, 그리고 암 투병 영웅을 잃었다. 우리의 영웅(Shero)이다. 다니엘은 사랑받았다. 그녀는 이런 모습으로는 그리워질 것이고 영원히 품에 안겨질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왓츠 해프닝!!'은 단순한 오락 프로그램을 넘어서 미국 사회의 인종 다양성을 반영한 중요한 문화적 작품이었다. 이 시트콤은 흑인 가정의 일상을 유머러스하면서도 진정성 있게 그려내며, 이후 수많은 다문화 프로그램의 선례가 됐다.

스펜서가 연기한 디 토마스 캐릭터는 영리하고 당당한 흑인 소녀의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당시 텔레비전에서 흔히 볼 수 없었던 긍정적인 역할 모델을 제시했다. 이는 그 시대 흑인 어린이들에게 자부심과 정체성을 심어주는 중요한 역할을 했다.

다니엘 스펜서의 인생은 어린 시절의 성공, 치명적인 사고, 평생에 걸친 건강 문제, 그리고 완전히 새로운 분야에서의 성공이라는 극적인 기복을 보여준다. 그녀는 12세에 겪은 교통사고의 후유증과 암 투병이라는 이중고를 겪으면서도 굴복하지 않고 자신만의 길을 개척했다.

특히 연예계에서 수의학계로의 전환은 단순한 직업 변경을 넘어서 자신의 가치관과 신념에 따른 선택이었다. 이는 성공의 정의가 반드시 기존의 명성이나 화려함에 있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는 의미 있는 사례다.

스펜서가 수의사가 된 것은 우연이 아니었을 것이다. 자신이 겪은 신체적, 정신적 고통을 통해 다른 생명체들의 아픔을 이해하고 치유하고자 하는 마음이 생겼을 가능성이 크다. 이는 개인적 상처를 사회적 기여로 승화시킨 아름다운 사례로 평가할 수 있다.

그녀의 동물 권리 옹호 활동 역시 이런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자신이 받은 치료와 돌봄의 소중함을 알기에, 목소리를 낼 수 없는 동물들을 위해 더욱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었던 것이다.

많은 아역 배우들이 성인이 된 후 정체성 혼란이나 적응 문제를 겪는 것과 달리, 스펜서는 성공적으로 새로운 분야에서 전문가가 됐다. 이는 그녀의 강인한 정신력과 명확한 목표 의식을 보여주는 부분이다.

그녀의 사례는 연예계 경력이 인생의 전부가 아니며, 얼마든지 다른 분야에서 의미 있는 성취를 이룰 수 있다는 희망적인 메시지를 전달한다. 특히 어려운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새로운 도전을 계속한 그녀의 모습은 많은 이들에게 영감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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