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진웅 은퇴가 던진 화두…"소년범 꼬리표 평생 가나" vs "대중 기만"

정의로운 이미지 21년 만에 붕괴…서울대 교수 "소년법 취지 고려해야" 옹호론도

배우 조진웅 [연합뉴스 자료사진]
배우 조진웅 [연합뉴스 자료사진]

배우 조진웅(49)이 '소년범 논란'으로 21년간의 배우 생활을 전격 중단했다. 6일 소속사 사람엔터테인먼트를 통해 "모든 질책을 겸허히 수용하고 오늘부로 모든 활동을 중단한다"며 "앞으로 한 인간으로서 스스로 바로 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성찰하겠다"고 밝혔다. 그가 고교 시절 범죄를 저질러 소년보호처분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지 단 하루 만의 결정이었다.

정의롭고 강직한 이미지로 사랑받아온 조진웅의 과거 행적은 업계와 팬들에게 큰 충격을 안겼다. 그는 드라마 〈시그널〉, 영화 〈경관의 피〉, 〈독전〉 등에서 형사 역을 맡아 현실감 있는 연기로 호평받았다. 또한 여러 영화에서 독립투사로 출연하며 2021년 홍범도 장군 유해 봉환에 국민 특사로 참여했고, 올해 광복절 경축식에서 국기에 대한 맹세문을 대표 낭독하기도 했다.

1996년 경성대 연극영화학과 동문 극단 '동녘'에서 연기에 입문한 조진웅은 2004년 〈말죽거리 잔혹사〉로 공식 데뷔했다. 이후 영화 〈비열한 거리〉(2006), 드라마 〈솔약국집 아들들〉(2009)을 거쳐 영화 〈범죄와의 전쟁: 나쁜놈들 전성시대〉(2012), 천만 영화 〈명량〉(2014) 등으로 필모그래피를 쌓으며 입지를 다졌다.

tvN 드라마 〈시그널〉(2016) 주연 배우 조진웅 [연합뉴스 자료사진]
tvN 드라마 〈시그널〉(2016) 주연 배우 조진웅 [연합뉴스 자료사진]

특히 2016년 tvN 드라마 〈시그널〉에서 신념이 강하고 정의로운 형사 이재한 역을 맡아 큰 사랑을 받았다. 종영 후 후속작 요청이 쇄도했던 이 작품은 내년 상반기 10년 만의 속편 〈두번째 시그널〉 공개를 앞두고 있다. 그러나 조진웅의 과거 논란으로 방영 일정에 변동이 생길지는 미지수다.

조진웅은 〈독전〉(2018), 〈독전 2〉(2023), 〈경관의 피〉(2022)에서도 형사로, 〈블랙머니〉(2019)에서는 검사로 활약했다. 이러한 이력을 바탕으로 현재 방송 중인 SBS 스페셜 다큐 〈범죄와의 전쟁〉의 내레이션도 맡았으나, 은퇴 선언 직후 SBS는 해설자를 교체하고 기존 분량도 수정 중이다.

영화 〈대장 김창수〉(2017), 〈암살〉(2015)에서 독립투사를 연기한 이력은 2021년 홍범도 장군 유해 봉환 국민특사 활동으로 이어졌다. 조진웅은 카자흐스탄 크즐오르다의 파묘식부터 대전현충원 봉환식까지 전 과정에 동행했다. KBS 1TV는 이를 담은 다큐멘터리 〈국민특사 조진웅, 홍범도 장군을 모셔오다〉를 방송했지만 현재 이 영상은 유튜브에서 비공개로 전환됐다.

배우 조진웅 2023년 10월 25일 국립대전현충원 독립유공자 제3묘역에서 열린 홍범도 장군 순국 80주기 추모 및 청산리전투 전승 103주년 기념식에서 배우 조진웅(왼쪽)이 묵념하고 있다. 2023.10.25 [공동취재단/연합뉴스 자료사진]
배우 조진웅 2023년 10월 25일 국립대전현충원 독립유공자 제3묘역에서 열린 홍범도 장군 순국 80주기 추모 및 청산리전투 전승 103주년 기념식에서 배우 조진웅(왼쪽)이 묵념하고 있다. 2023.10.25 [공동취재단/연합뉴스 자료사진]

한편 여론이 싸늘한 가운데, 일각에서는 소년법 본래 취지를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한인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는 SNS에 "조진웅은 청소년 시절 잘못을 했고 응당한 법적 제재를 받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 소년이 어두운 과거에 함몰되지 않고 수십년간 노력하여 사회적 인정을 받은 것은 상찬받을 일"이라며 "지금도 어둠 속에 헤매는 청소년에게 지극히 좋은 길잡이이자 모델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소년법의 목적이 반사회성을 교정하고 건전한 성장을 돕는 것임을 감안할 때, 과거 소년보호처분 이력만으로 비난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견해다.

홍범도 장군 추모식 참석한 유해 봉환 특사단 홍범도 장군 유해 봉환 특사단이 2021년 8월 14일 카자흐스탄 크즐오르다 홍범도 장군 묘역에서 열린 추모식에 참석하고 있다. 2021.8.14 [연합뉴스 자료사진]
홍범도 장군 추모식 참석한 유해 봉환 특사단 홍범도 장군 유해 봉환 특사단이 2021년 8월 14일 카자흐스탄 크즐오르다 홍범도 장군 묘역에서 열린 추모식에 참석하고 있다. 2021.8.14 [연합뉴스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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