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휴민트' 박정민 ② "액션도 감정의 표현이라고 생각한다"

※〈휴민트〉 박정민 인터뷰 2부는 1부에서 이어집니다.


박정민 (사진 제공 = 샘컴퍼니)
박정민 (사진 제공 = 샘컴퍼니)


박건은 고독한 인물이기도 한데요. 이러한 캐릭터성이 과거의 프렌치 누아르의 인물들과 맞닿아 있는 것 같아요. 인물의 고독을 표현하는 데 있어서 참고한 영화나 캐릭터가 있는지 궁금해요.

​박건의 고독은 갈등이라는 걸 해본 적 없는 사람이 갈등을 하게 되면서 시작되는 고독이라고 생각했어요. 단 한 번도 자기의 신념과 개인 사이에서 갈등해 보지 않은 사람이 갈등을 시작했을 때 느끼는 그 감정을 표현하려고 했어요. 또 그렇게 갈등하면서 굉장히 서툴고, 하지만 무언가를 항상 선택해야 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그런 선택의 과정에서 결국에는 비극을 맞는 인간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감독님과 작업을 하면 USB에 옛날 영화를 담아주세요. 아니면 DVD를 빌려주시거나 하시는데, 이번에는 그중에 〈007〉(1962~) 시리즈도 있었고 말씀하시는 프랑스 영화도 있었고, 홍콩 영화도 있었어요. 또 존 르 카레의 첩보 소설을 영화화한 〈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2011)도 있었어요. 근데 감독님은 홍콩 영화들을 위주로 많이 말씀하셨어요. 그 당시에 무언가를 지키기 위해서 목숨을 내버리는 남자들의 이야기들이 있었잖아요. 〈첩혈쌍웅〉(1989), 〈영웅 본색〉(1986~1989) 시리즈 등. 근데 그런 영화들을 많이 보면서 어떻게 하라는 건지 더 혼란스러웠어요. 제가 주윤발은 아니니까. (웃음) 내 얼굴로 주윤발 연기를 하면 이상할 텐데 하면서 영화를 꾸준히 봤죠. 물론 배운 것들도 있어요. 어떤 분위기라든지 그들의 행동이라든지 그런 걸 보고 취하기도 했습니다.


​갈등해 본 적 없던 사람이 갈등하기 시작했다는 해석이 인상적인데요. 결국 박건을 움직인 건 채선화잖아요. 채선화는 박건에게 단순한 첫사랑이 아니라 자신이 잃어버린 순수했던 시절의 박건 자신을 투영하는 거울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실제로 이런 생각을 갖고 연기에 임하셨는지 궁금해요.

​그렇죠. 영화 속에서 박건이 핸드폰 녹음을 들을 때 박건의 목소리와 말투, 블라디보스톡에 있는 박건의 말투가 다르거든요. 그러니까 어리고 순수했던, 채선화를 정말 사랑했을 때의 박건은 이렇게까지 폭력적이거나 자기 임무밖에 모르는 인간은 아니었을 것 같아요. 근데 점점 인간이 변하면서 사랑하는 사람이 떠나게 되고 이별하게 되면 결국에는 그 상대가 그립기도 하지만 그 상대와 보냈던 시간 때문에 괴롭잖아요. 그 시간에 내가 행복해했던 것, 그 시간에 내가 좋았던 것, 이런 것들이 채선화를 발견한 다음에 물밀듯이 찾아왔을 것 같아요. 그리고 나를 행복하게 해줬던 그 여자를 싫어서 헤어진 게 아니니까 다시 부여잡아보고 싶었을 거 같아요. 이미 변해버린 한 사람의 어떤 선택들이 계속 꼬여 가는 이야기라고 생각했어요.

〈휴민트〉 스틸컷
〈휴민트〉 스틸컷


류승완 감독님이 제의하시면 다 받아들이시는 것 같아요. 감독님의 연출작뿐만 아니라 제작하신 작품(〈사바하〉, 〈시동〉 등)에도 많이 출연하셨어요.

​안 한 것도 있어요. 못 한 것도 있고요. 근데 비교적 마음이 열려 있는 건 사실이죠. 제가 좋아하는 감독님이고 좋아하는 제작사고 인연도 깊어요. 그리고 제가 20대 중반에 정말 아무것도 아닐 때도 중요한 역할을 주고 믿어주고 했던 분이에요. 그런 누군가에게 마음이 더 가는 거는 어쩔 수 없는 거잖아요. 내가 도움이 될 수 있다면. 그래서 조금 더 마음이 열려 있는 건 맞는 것 같아요. 근데 정말 아쉽게도 할 수 없었던 것도 있었고요. 그리고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류승완 감독님과 합이 잘 맞아서 뭘 해도 재밌게 나올 수 있을 것 같은 믿음도 있었고요. 믿음이 있어야 해요. 잘 나올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고, 그리고 지금까지 류 감독님과 했던 것 중에 실망스러운 결과물을 받았던 적은 아직 없는 것 같습니다.


카 체이싱, 드리프트 총격전, 계단 액션 등 다양한 액션을 소화하시는데요. 가장 좀 힘들었던 액션이나 기억에 남는 액션을 꼽는다면 어떤 걸 말하고 싶으세요?

​러시아 마피아 보스와 2대 1로 싸우는 그 액션 신이 액션이 힘든 건 아닌데, 우리를 가두고 있는 그 환경이 너무 열악했어요. 실제로는 폐쇄 공항 지하였는데요. 근데 제가 그 공간을 〈하얼빈〉(2024) 때도 조우진 형님이랑 술집 장면을 촬영하러 갔던 적이 있었어요. 그때는 그렇게까지 열악한지 몰랐는데, 스마트폰도 안 터지고 말 그대로 답답하고 여러모로 좀 힘든 촬영이었죠. 다들 좀 예민해서 액션도 더 조심하고 그랬던 기억이 나네요.

〈휴민트〉 스틸컷


출판사 ‘무제’ 유튜브 채널에 류승완 감독님이 나오셔서 같이 말씀을 나눴잖아요. 촬영하면서 팔과 다리가 동시에 나갈 정도로 되게 힘들었던 그때의 이야기가 좀 궁금해요.

​그게 제가 방금 말한 그 장면이에요. 제가 그 폐쇄 공항 지하에서 멘탈이 나가서, 왜 멘탈이 나갔는지 계기도 없어요. 그냥 한순간에 정신을 못 차려서 2시간 정도 말도 못 알아듣고 엉뚱한 걸 계속하고 있는 저 자신을 발견했는데요. 그때가 근래 저에게 실망했던 순간 중에 가장 실망했던 순간이지 않을까 싶어요. 아예 정신을 못 차리겠는 거예요. 감독님은 얘가 왜 이러나 싶었을 테고, 근데 막 거기 있는 엄청 많은 사람은 다 저를 지켜보고 있잖아요. 너무 창피했어요. 빨리 끝내고 도와주고 싶은데, 몸은 안 따라주고 근데 그게 아주 어려운 액션 장면도 아니었는데, 정말 잘 안돼서 애먹었어요. 그날은 너무 창피해서 아무에게도 인사하지 않고 혼자 숙소로 돌아가 버렸죠.


오랫동안 연기 현장에 있으셨는데도 이렇게 무너지는 순간이 있다는 게 놀라워요. 그렇다면 그런 순간에 어떻게 다시 자신을 일으켜 세우세요?

​그건 저 자신이 혼자 할 수 있는 건 아닌 것 같아요. 그러니까 얘가 지금 무너졌다는 걸 누군가가 인지해 주면 다시 그 사람이 일어설 수 있는 계기가 되어 주려고 노력하거든요. 근데 이게 혼자만의 고독한 싸움이 되면 힘들죠. 이번에는 다행히 감독님이 옆에서 얘가 좀 평소답지 않다는 것을 느끼셔서 빨리 머리끄덩이를 잡고 일으켜 준 거죠. 근데 늘 그런 사람이 있는 건 아니거든요. 늘 촬영이 순조롭지도 않고요. 보통의 촬영은 다 고비가 있는데, 그럴 때 혼자 헤쳐 나갈 수도 있고 동료가 도와줄 때도 있고 감독님이 도와줄 때도 있는 거죠. 근데 이게 누군가 인지를 해줘야 가능한 거죠.

박정민 (사진 제공 = 샘컴퍼니)
박정민 (사진 제공 = 샘컴퍼니)


〈휴민트〉는 장르적으로 첩보 액션과 멜로가 두 축을 이루는데요. 배우 박정민의 입장에서는 액션 연기를 할 때와 멜로 연기를 할 때 달랐을 것 같아요. 각각의 연기를 할 때 어떤 면을 중점적으로 보여주고 싶었는지 궁금합니다.

​사실 저는 이 영화를 하면서 액션도 감정의 표현이라고 생각하면서 했어요. 액션이 상대가 한 번 때리면 내가 피하고 내가 때리면 상대가 피하고 뭐 이런 게 액션이잖아요. 이건 연습하면 누구나 할 수 있어요. 근데 거기에 박건이라는 인물을 입히려면 감정을 실어줘야 하는 거죠. 내가 총을 쏘면서도 누구를 바라보고 있을 것이냐, 누구를 보호할 것이고, 어떤 표정을 짓고 있을 것인지 이런 것들을 계속 생각하면서 했기 때문에 두 장르를 구분하기보다는 합쳐서 박건의 마음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마지막으로 〈휴민트〉는 박정민이 기존에 작업했던 작품과 어떤 차별점이 있다고 생각하시는지, 또 이번 작업에 대해 만족하는지 궁금합니다.

​처음으로 어떤 사랑하는 이성을 목표로 하는 인물을 연기해 본 것 같습니다. 만족까지는 모르겠고요. 예쁘게 봐주셨으면 좋겠는데, 제 눈에 막 엄청 이상해 보이진 않아서 그러면 됐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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