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한림원이 올해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캐나다 출신의 시인이자 고전학자인 '앤 카슨'을 선정하면서 국내 출판계가 거대한 흥행 돌풍을 맞이했다. 한림원은 "고전적 전통과 즐거운 대화를 나누며 현대 문학의 새로운 형식을 창조해 낸 대담하고 독창적인 작품"이라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이례적인 판매량 급증, '빨강의 자서전'을 향한 독자들의 열광
11일 교보문고 집계에 따르면, 수상자가 발표된 지난 8일 오후 8시부터 11일 오전 9시까지 '앤 카슨'의 도서 판매량은 발표 직전 동기 대비 무려 203.9배나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문학계의 최고 영예가 판매량으로 직결되는 이른바 '노벨상 특수'를 톡톡히 누리고 있는 셈이다.
이 중 독자들의 가장 큰 사랑을 받는 작품은 단연 그의 대표작인 운문 소설 '빨강의 자서전'이다. 10일 기준 교보문고 온라인 일간 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하며 압도적인 인기를 증명했다. 이어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오빠를 추모하며 집필한 '녹스'가 2위(일간 베스트 8위), 여성 최초로 T. S. 엘리엇 상을 안겨준 '남편의 아름다움'이 3위(일간 베스트 9위)에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구매자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앤 카슨'의 독자층은 여성이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구매자 10명 중 7명 이상에 해당하는 73.5%가 여성이었으며, 연령별로는 40대가 28.6%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그 뒤를 이어 30대(23.2%), 50대(19.4%), 20대(15.5%) 순으로 나타나 3040 세대의 탄탄한 지지를 확인시켰다.
경계를 허무는 독창적 문학 세계, 품귀 현상 속 증쇄 돌입
캐나다 문학을 대표하는 거장 '앤 카슨'은 시인이자 고전학자, 번역가, 에세이스트로서 고대와 현대 문학, 시와 산문, 창작과 비평의 경계를 자유롭게 넘나드는 독보적인 문학 세계를 구축해 왔다. 현재 국내에 번역 출간된 그의 저서는 총 9종이다. 난다 출판사에서 펴낸 '에로스, 달콤씁쓸한', '짧은 이야기들', '유리, 아이러니 그리고 신', '플레인 워터'를 비롯해, 한겨레출판의 '빨강의 자서전', '남편의 아름다움', '레드 닥〉', 그리고 봄날의책에서 출간한 '플로트', '녹스' 등이 독자들과 만나고 있다.
갑작스러운 수요 폭증에 출판사들은 발 빠르게 대응 중이다. 박지홍 봄날의책 대표는 "현재 '녹스'는 두 자릿수, '플로트'는 1,200여 권 정도의 재고만 남아 있는 상태"라며, "수상자 발표 직후 대형 서점을 중심으로 주문이 쇄도해 며칠 내로 전 물량이 소진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출판사 측은 즉각적인 증쇄 작업에 착수했다. 1차 증쇄 물량은 2,000부 이상 규모로 진행될 예정이며, 특히 제작 공정만 2개월이 소요되는 특수 장정 도서 '녹스'의 경우 최대한 일정을 앞당겨 제작에 돌입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봄날의책은 전미도서비평가협회상 수상작인 '앤 카슨'의 신작 '엉뚱한 노마(Wrong Norma)'를 오는 11월 중순 국내에 정식 출간해 노벨상 수상의 열기를 이어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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