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빛 하나로 장르를 바꾸다' 당신이 몰랐던 차주영의 또 다른 얼굴들

배우 차주영(사진 = 고스트 스튜디오)
배우 차주영(사진 = 고스트 스튜디오)

 

청소년 관람불가, 여성 주연작. 이 벽을 뛰어넘으며 엄청난 화제를 몰고 온 작품이 있다. 바로 tvN 드라마 <원경>이다. 이 드라마는 첫 방송 이후 3주 연속 케이블과 종편을 포함한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기록하며 저력을 과시했다. 특히 배우 차주영은 이 작품을 통해 첫 사극 도전과 동시에 타이틀롤을 맡아 또 한 번의 인생 캐릭터를 만들어냈다. 그가 연기한 원경왕후는 혼란스러운 고려 말에도 품위와 책임을 잃지 않고 주체적인 삶을 살아가는 강인한 여성이다.

 

대중이 차주영을 기억하는 대표적인 캐릭터는 넷플릭스 시리즈 <더 글로리>의 최혜정일 것이다. 화려한 외모와 비릿한 욕망을 품은 최혜정은 악역이지만 밉기만 한 캐릭터는 아니었다. 그만큼 차주영의 연기는 강렬했고, 많은 이들에게 그녀의 본명을 잊게 할 정도로 인상을 남겼다.

 

사실 차주영의 스펙트럼은 최혜정과 원경왕후에만 머물지 않았다. 그녀가 걸어온 길을 따라가다 보면 우리가 알지 못했던 다양한 얼굴들을 발견할 수 있다. 지금부터 차주영의 색다른 모습이 담긴 작품들을 만나보자.


<치즈인더트랩>(2016)

〈치즈인더트랩〉(사진 = 유튜브 tvN DRAMA)
〈치즈인더트랩〉(사진 = 유튜브 tvN DRAMA)

 

차주영은 2016년 tvN 드라마 <치즈인더트랩>으로 데뷔했다. 최근 예능 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한 그녀는 가부장적인 환경에서 자라왔으며, 아버지의 뜻을 따라 살아오다 배우라는 직업을 처음으로 스스로 선택했다고 밝혔다. 흥미로운 점은 데뷔 후 아버지께 이 사실을 알렸다는 것. 그는 아버지가 위약금을 물어줄 테니 그만 둘 것을 요구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극 중 그가 맡은 남주연은 출중한 외모와 뛰어난 성적을 자랑하는 과대표다. 하지만 짝사랑하는 유정(박해진)에게 선택받지 못하자, 질투심에 불타 홍설(김고은)을 괴롭히며 본격적인 빌런의 길을 걷는다. 전형적인 강약약강 캐릭터지만, <더 글로리>의 최혜정과는 차이가 있다. 최혜정이 자신의 욕망에 충실한 인물이라면, 남주연은 속내를 감춘 채 타인에게 휘둘리는 안쓰러운 모습도 보인다. 이는 차주영이 단순한 악역이 아닌, 복합적인 감정을 지닌 캐릭터를 섬세하게 표현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기름진 멜로>(2018)

〈기름진 멜로〉 (사진 = 유튜브 SBS Drama)
〈기름진 멜로〉 (사진 = 유튜브 SBS Drama)

 

SBS 드라마 <기름진 멜로>에서 차주영은 성형외과 전문의 석달희로 변신했다. 능력, 두뇌, 외모까지 모두 갖춘 그녀는 주인공 서풍(이준호)의 첫사랑이지만, 결혼을 앞두고 다른 남자를 선택하며 그에게 큰 상처를 남긴다. 이 드라마는 중국집 주방을 배경으로 한 이색적인 멜로물이었지만, 시청률 부진으로 조기 종영되며 아쉬움을 남겼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팜므파탈을 연기한 차주영의 강렬한 존재감은 시청자들에게 확실한 인상을 남겼다.


<빙구>(2017)

〈빙구〉(사진 = MBC)
〈빙구〉(사진 = MBC)

 

MBC 단막극 <빙구>는 1979년과 2016년을 넘나드는 사랑 이야기다. 극 중 차주영은 남자 주인공 만수(김정현)의 첫사랑 유신영 역을 맡았다. 지금까지 우리가 익숙하게 봐온 섹시하고 당당한 모습의 차주영이 아니라, 청순하고 순수한 모습으로 등장한다. 신영은 병마와 싸우며 아버지의 엄격한 통제 속에 살아가는 인물. 그녀에게 유일한 행복은 극장 간판을 그리는 만수와 함께하는 시간이었다. 하지만 두 사람의 사랑은 시대의 벽 앞에서 멈추고, 신영은 위태로운 순간을 맞이한다. 신영은 여성 캐릭터로서 전형적인 설정이지만, 오히려 신선하게 다가온다. 우리가 아는 차주영의 이미지와는 상반되는 역할이기 때문이다. 차주영을 강인한 여성의 모습으로만 기억한다면, <빙구> 속 그의 새로운 얼굴을 확인해보길 추천한다.


<최종병기 앨리스>(2022)

〈최종병기 앨리스〉(사진 = 왓챠 캡쳐)
〈최종병기 앨리스〉(사진 = 왓챠 캡쳐)

 

왓챠 오리지널 시리즈 <최종병기 앨리스>는 범죄 조직에 쫓기는 두 학생의 이야기를 그린 액션 로맨스다. 그리고 이 작품에서 차주영은 그간의 필모그래피 중 단연 가장 파격적인 캐릭터 ‘양양’으로 등장한다. 양양은 킬러 조직 ‘컴퍼니’에서 도망친 겨울(박세완)의 암살 리스트를 빼앗기 위해 분투하는 인물이다.

 

짙은 화장, 과감한 스타일링, 그리고 잔혹한 행동까지, 지금까지 그녀가 보여준 캐릭터 중 가장 강렬한 모습을 선보였다. 차주영 특유의 나른한 보이스 톤은 양양의 섬뜩한 분위기를 더욱 배가시키며, 기존의 ‘도도한 악역’과는 차별화된 캐릭터를 완성했다. 이 역할을 통해 차주영은 단순한 악역이 아닌 독특한 색을 가진 빌런으로서의 가능성을 증명했다.

영화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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