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대가 지워버린 여성들의 이름을 다시 써 내려가는 〈양양〉이 서정적인 애니메이션부터 다채로운 음악까지 색다른 연출이 돋보이는 시네마 에세이로 눈길을 끈다. 〈양양〉은 늦은 밤 걸려온 아빠의 전화 한 통으로 고모 ‘지영’의 존재를 처음으로 알게 된 ‘주연’이 지워진 그의 흔적과 함께 기록되지 못한 수많은 이름들을 발견해 나가는 호명 다큐멘터리다. 제32회 핫독스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를 비롯해 국내외 유수 영화제의 선택을 받은 양주연 감독의 데뷔작이다.
가족의 비밀이 되어버린 고모 ‘지영’의 존재를 새롭게 발굴해 나가는 〈양양〉은 존재하지 않는 인물에 대한 서사를 복원하는 방식으로 애니메이션을 활용해 새로움을 전한다. 영화는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이유로 가족의 역사에서 사라진 ‘지영’의 서사를 ‘검은 물’과 ‘상자’라는 상징을 통해 표현, 가족들에 의해 멈춰 있던 그의 시간을 새롭게 기록해 나가는 영화만의 이야기를 입체적으로 전한다.


또한, 애니메이션은 고모의 흔적을 거슬러 올라가는 현재의 ‘주연’과 과거에 남겨진 ‘지영’을 함께 등장시키며, 공존할 수 없는 인물들을 새롭게 배치시킴으로써 세대를 뛰어넘은 여성 연대의 감동을 더욱 강조한다. 양주연 감독은 이러한 연출 의도에 대해 “(사진 속) 그 자리에 멈추어서 나를 응시하고 있는 고모가 마치 어딘가에서 멈추어버린 그녀의 시간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움직이는 고모를 보고 싶었다. 큰 움직임이 아니더라도 어딘가를 걷고 흘러가는 고모의 액션이 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커졌다”라고 전하며 ‘고모’의 공백을 영화적으로 메꾸고자 했음을 설명하기도 했다.
한편, 영화는 〈한여름의 판타지아〉, 〈같은 속옷을 입는 두 여자〉 등 다양한 웰메이드 독립영화의 음악을 맡아온 이민휘 음악감독이 참여, 극 중 ‘주연’의 미묘한 감정 변화를 다양한 사운드를 통해 전하며 극의 몰입을 배가시킬 전망이다. 애니메이션 등 색다른 연출이 돋보이는 시네마 에세이 〈양양〉은 오는 10월 22일 개봉하여 관객들과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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