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페인 영화사의 살아있는 전설, 빅토르 에리세 감독의 마스터피스 〈남쪽〉이 오는 2월 25일 4K 리마스터링 버전으로 국내 관객을 찾는다. 이번 개봉은 거장의 숨결을 가장 완벽한 화질로 스크린에서 만날 수 있는 기회로, 벌써부터 시네필들의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있다.
〈남쪽〉은 스페인 북부의 고요한 외딴집에서 성장한 소녀 에스트레야가 수맥을 찾는 신비한 능력을 지닌 아버지의 침묵 속에 숨겨진 비밀을 마주하며, 결코 닿지 못한 동경의 공간 ‘남쪽’을 향한 내밀한 정서를 품게 되는 과정을 그린 작품이다.
미완의 결함이 미학적 완성으로… 전 세계 평단이 경배한 ‘침묵의 걸작’
1983년 제작 당시 자금 문제로 촬영이 중단되며 의도치 않게 미완으로 남았으나, 역설적으로 그 ‘여백’과 ‘말해지지 않은 것들’이 영화의 미학적 정점을 완성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개봉 당시 칸영화제 경쟁 부문에 진출해 안드레이 타르코프스키, 로베르 브레송 등 거장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으며,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은 이 작품을 향해 “숨이 막힐 만큼 강렬한 감정으로 가득 찬 인생 영화”라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국내에서는 2024년 개봉한 〈클로즈 유어 아이즈〉가 평단으로부터 그해 최고의 작품으로 선정되며 빅토르 에리세 열풍이 불었던바, 그의 초기 정수를 담은 〈남쪽〉의 재개봉은 거장의 세계관을 완성하는 마침표가 될 전망이다.
빛과 그림자의 마술, 바로크 회화를 품은 티저 포스터
개봉 확정과 함께 공개된 티저 포스터는 카라바조나 렘브란트의 명작을 연상시키는 ‘키아로스쿠로(극적 명암 대비)’ 효과로 시선을 압도한다.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오직 한 줄기 빛에 의지해 드러난 소녀의 얼굴과 손끝에서 반짝이는 펜던트는 영화가 품은 신비로운 비밀과 사유의 깊이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절제된 연기와 빛의 미묘한 조율로 빚어낸 고전 회화 같은 영상미는 관객들에게 시간이 흐를수록 더욱 짙어지는 영화적 울림을 선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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