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게 무슨 일이고…."
12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마당에 모습을 드러낸 장항준 감독의 입에서 놀라움이 묻어나왔다. 천만 영화 〈왕과 사는 남자〉의 흥행에 감사하는 마음을 전하고자 마련한 커피차 이벤트 현장에는 장 감독을 보기 위해 수많은 시민이 운집해 작품의 인기를 실감하게 했다.
이날 행사는 장 감독이 '천만 영화' 공약으로 내걸었던 성형, 개명 등을 대신해 흥행에 감사하는 마음을 전하고자 시민들에게 직접 커피를 나눠주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장 감독에게 커피를 받을 수 있는 200여 명의 자리는 행사 시작 1시간여 전에 이미 마감됐다. 이벤트에 참여하지 못한 시민들은 행사장 주위를 둘러싸며 "감독님 여기요", "손 한번 흔들어 주세요"를 연신 외쳤다.

장 감독은 시민들에게 일일이 커피를 건네며 손가락 하트와 브이(V) 포즈로 기념사진 촬영에 응했다. 팬들도 열렬한 화답으로 축하 인사를 전했다. 세 명의 팬은 "감독님 축하드립니다"라며 큰절을 올렸고, 또 다른 팬은 장 감독을 업기도 했다. '생일 연차 쓰고 옴. 왕사남 더 흥해라', '거장 장항준 팬클럽 모집 기원 1일 차', '흑역사를 다룬 영화, 한국 영화의 새로운 역사를 쓰다' 등 흥행을 축하하는 다양한 피켓도 눈길을 끌었다.
행사에는 다양한 연령대의 시민들이 참여해 영화의 폭넓은 소구력을 짐작하게 했다. CGV에 따르면 〈왕과 사는 남자〉 예매 관객의 연령대는 20대 21%, 30대 25%, 40대 28% 등으로 고른 분포를 보이고 있다.
뉴스를 보고 행사 시작 1시간 30분 전부터 줄을 섰다는 박동규(79) 씨는 "한국 영화 중 최고였다"며 "지금까지 단종 소재 영화는 '비운으로 돌아가셨다'는 말만 반복하는데, 〈왕과 사는 남자〉는 유배 이후에 대한 상상을 엮어내 시나리오가 참 좋았다. 남녀노소 불문하고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이었다"고 말했다.

영화를 다섯 번 관람했다는 김예령(22) 씨는 "역사 영화는 내용과 결말이 뻔할 수밖에 없는데, 〈왕과 사는 남자〉는 이를 식상하지 않게 풀었다"며 "여러 번 봐도 눈물이 났다"고 전했다.
평소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장 감독의 팬이 됐다는 고현미(48) 씨는 "항상 밝고 귀여우셔서 좋아했는데, 영화가 잘 돼서 너무 행복하다"며 "앞으로도 계속 승승장구하셨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지난달 4일 개봉한 〈왕과 사는 남자〉는 전날까지 1,205만 5,000여 명이 관람하며 역대 20번째로 1,200만 관객을 돌파한 작품이 됐다. 천만을 넘긴 이후에도 평일 기준 17만~20만 명의 관객을 꾸준히 동원하고 있어 당분간 흥행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장 감독은 "저뿐만 아니라 배우들과 제작진들 모두 큰 사랑에 꿈만 같은 나날을 보내고 있다"며 "저희 영화를 계기로 한국 영화가 살아났으면 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댓글 (0)
댓글 작성
댓글을 작성하려면 로그인이 필요합니다.
로그인하기